원자력 발전 말살을 시도했던 문재인 정부가 5년 만에 물러가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탈원전의 사슬이 풀리자 때맞추어 세계 원전 시장도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너무나 반가운 우연이다.
얼마 전 한국과 미국, 영국, 일본, 우크라이나 등 13개국이 소형모듈 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 등 민간 원자력발전소의 안전한 개발과 활용에 대해 협력하자는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같은 날 한국은 약 3조원에 달하는 ‘이집트 엘다바 원전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의회 과반수 표결권을 쥔 민주당이 탈원전 정책을 게속 밀고나갈 것 같은 엉뚱한 일을 벌이고 있다. 내년도 예산에서 소형모듈원전(SMR) 기술 개발 예산 31억1,000만 원이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전액 삭감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SMR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선 후보 시절 ‘연구개발 추진’을 공약한 사실도 있다. 이번 한국을 방문한 빈 샬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한국과의 소형모듈 원전 기술협력을 원한다고 하기까지 했다.
‘11월 17일의 국회 예산결산 특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오태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세계적으로 SMR과 관련해 70개국이 서로 다른 노형(爐形)을 가지고 경쟁하고 있다”며 “수개월간의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사업 타당성까지 인정받았다”라고 했다.’(조선일보)
최소한 세계적인 트렌드에 앞서지는 못해도 처져서는 안 된다는 정부의 뜻이었다. 그러나 민주당에서는 거의 전의원이 예산안 전액 삭감을 주장하고 나섰다. 명분은 “경제성 논란이 있고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아직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했고, 소형 모듈이 실용화되기에는 아직 확실한 전망이 없다는 것이었다.
민주당 의원들 중에서는 “2040년 이전에는 개발이 어렵다”는 전망을 들고 나오는 사람도 있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그동안 3조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UAE 원전 수주 이후 13년 만에 대규모 원전 사업이다.
한국 원전의 건설 단가는 미국의 65%, 프랑스의 50%로 저렴하다. 심지어 중국보다도 단가가 낮아 국제 경쟁력이 최고이다. 한국이 ‘탈원전’으로 국제 시장에서 사라진 이후 세계의 원자력 플랜트 시장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한국을 앞질러버렸다.
1990년대 초반부터 IAEA는 SMR의 의미를 중소형원자로(Small and Medium-sized Reactor)로 사용해 왔으나 2000년대 중반 이후 미국에서 시작된 개념으로 소형모듈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 300MWe 이하)로 정의하고 있어서 현재 두 의미가 구분 없이 300MWe 이하의 원자로를 통칭하여 혼용되고 있다.
앞으로 세계 원전 시장의 주력이 될 것으로 예측되는 소형 묘듈은 기존의 원자로보다 규모는 작지만 장점이 많다.
한국은 1997년 SMR 개발에 착수하여 2012년에 세계 최초로 SMR형 원자로 표준설계 인허가를 규제기관으로부터 획득했다. 330mwe급 출력 규모로 전력 생산 및 해수 담수 열에너지공급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한국은 체코의 1,200mw급 원전 1기 입찰을 앞두고 미국, 프랑스와 함께 3파전을 벌이고 있다. 또한 원전 6기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는 폴란드에서는 미국과 손잡고 수주를 노리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개발에 앞장서야 할 한국 원전이 당리당략 싸움으로 또 한해를 멈출 수는 없다. 민주당은 무엇이 국가장래를 위하는 길인지 냉정하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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