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을 해서 세계 최강의 한국 원자력 판도를 후퇴시켰다. 폭격을 맞은 것 같다”고 맹렬히 비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결심하는 데는 여러 가지 동기가 있었겠지만 그 중에서도 주목을 끄는 것은 ‘판도라’라는 원자력 재난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릴 정도로 감동을 받아 정책 결심을 했다는 설이다.
"지난 주말 문재인 대통령께서 영화 '천문'을 감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걱정부터 앞선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화 판도라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비례대표 의원, KBS>
"KBS가 팩트체크라며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서 탈원전을 공약한 만큼 영화 '판도라'와 탈원전은 관련이 없다고 했지만 '판도라'를 본 문 대통령이 탈원전 결심을 확실하게 굳혔다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文대통령과 영화, 매일신문>
"문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2월 재난영화 '판도라'를 관람한 후 "세계에서 가장 심하게 원전이 밀집된 고리 지역 반경 30㎞ 이내에는 340만 명이 살고 있어, 만에 하나 원전사고가 발생한다면 최악의 재난이 될 것"이라며 "원전 추가 건설을 막고 앞으로 탈핵·탈원전 국가로 가야 한다고 했다." <펜앤드마이크>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 재난을 다룬 영화 한 편을 보고 탈(脫)원전 정책을 결심했다'는 취지의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영화를 보고 탈원전을 결심했다는 대통령 발언부터가 코미디"라며 "낭만적 감상주의에서 시작된 탈원전이 결국 국정운영 시스템과 공직기강의 파괴, 법치의 유린으로까지 귀결됐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가 언급한 영화는 2016년 개봉한 '판도라'(감독 박정우)다. 지진으로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정부가 제때 사태 수습을 하지 못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다는 내용이다. <연합뉴스>
문제의 초점인 ‘판도라’는 박정우 감독이 각본, 감독을 해 2016년에 개봉된 영화이다. 그 무렵은 필자의 원자력 발전을 소재로 발표한 소설 ‘신의 불꽃’이 영화화 기획을 하고 있던 때였다. ‘판도라’는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가 방사능 누출 사고를 일으켜 큰 재앙을 몰고 왔다는 내용이고 ‘신의 불꽃’은 한국의 원자력 발전이 세계 정상급의 기술을 보유하고 외국 플랜트 수출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경쟁 대상국인 미국, 프랑스, 캐나다, 러시아 등이 비밀 결사를 조직, 한국 고리 원전을 폭격했으나 거뜬히 견뎌 냈다는 내용의 작품이었다.
두 작품은 상반된 내용을 담고 있다. ‘신의 불꽃’ 측에서는 한수원의 협조를 얻어 영화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었다. 제작과 감독은 왕년의 명감독이 이끄는 ‘황기성 사단’이었다.
뜻밖에도 이 두 작품중 “탈원전‘ 무드에 밀린 ’신의 불꽃‘이 투자에 실패하고 ’판도라‘가 제작에 성공하고 상영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 영화를 보고 어느 대목에서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는지는 모르지만, 이 영화의 기본 테마인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유출은 있을 수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지적 되었다.
‘판도라’는 재난 현장 묘사가 사실에 맞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원인이 된 지진 6.1도 있을 수 없는 가상이었다.
“영화 ‘판도라’는 설정과 묘사된 사고 내용에 있어서 다수의 기술적 오류로 구성된 판타지 영화이나, 이에 대한 기술자문을 수행했다는 것은 잘못된 정보로 국가정책에 영향을 미쳤고 국민 여론을 호도했다는 것임. 우리나라 원전의 대부분인 가압경수로 형 원전에서는 두터운 콘크리트와 철판으로 보강된 격납건물(containment)을 채택하고 있고, 이 격납건물은 사고 시 발생하는 수증기로 인한 압력뿐 아니라, 수소폭발에 의한 충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어 영화에서 묘사된 것과 같은 폭발이 발생할 수 없음.
또한 격납건물 벽을 관통하는 배관 및 전선 등으로 인한 관통부 등에서 누설이 발생하여 극심한 폭발이 발생할 수가 없음. <서울대 원자력 wiki>
한국형 원자로의 내구성은 지진 6.5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한국에서 발생한 최대 지진은 5.3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이해가 갈 것이다.
국제 첩보전 소설인 ‘신의 불꽃’은 한국형 원자로의 세계 최첨단 기술력, 안전성을 웅변하고 있는 작품이다. 영화로 제작해서 원자력 발전 회복의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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