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이 시작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우체국에서 직원이 종부세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고지서 발송이 시작된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강남우체국에서 직원이 종부세 고지서를 분류하고 있다.

종부세가 막상 고지되자 예상했던 이상으로 반발의 파장이 넓고 깊게 퍼지고 있다. 정책 당국과 과세 당국의 대응 방어 논리도 따라서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승호 청와대 정책실장이 방송 출연에서밝힌 명분과 과세논리라 하겠다. 그는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는 길도 있었다는 점에서 예측 불가능한 폭탄이라고 볼 수 없다. 자산에 여유가 있는 계층이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조금 더 긍정적인 측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고 밝혔다. 또 ‘대다수, 98%의 국민에게는 고지서가 아예 배달되지 않는다. 2천 5백CC급 그랜저 승용차 자동차세가 65만 원인데 25억 아파트에 72만 원 세금을 부과하는 게 폭탄이라고 하기는 어렵지 않나’ 고도했다.

내각과 여당 인사들이 이번에 고지된 종부세 대부분이 중형 승용차의 자동차세 정도의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이승호 정책실장이 마련해 준 셈이다. 말꼬리를 잡자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이승호 정책실장의 주장에는 문제의 핵심과 국민 정서를 간과한 흠이 있다.

‘자산의 여유 있는 계층이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대목이다.

노블레스(고귀한 신분)가 아니면 오블리주(의무)도 없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정부 여당 주장대로 서울 강남의 비싼 주택 소유자라고 해서

모두가 노블레스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오블리주(의무)도 없다.

턱없이 올라간 집값 때문에 내지 않아도 될 종부세를,

비록 중형 승용자 자동차세 수준이라 하더라도 ‘생돈’을 내야 하는 데는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정책 당국과 집권 여당만이 ‘그 정도 돈으로 뭘…’하는 마음일지 몰라도

적어도 땀 흘려 번 돈을 그런 식으로 징수당하는 것에는

결코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국민 정서다

첫째 ‘피하려면 얼마든지 피할 수 있었다’는 논리다. 아마도 고지가 되기 이전에 ‘과세 대상 집을 팔고 이사를 했으면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뜻으로 읽히는 데, 그렇다면 그 집을 사서 이사 온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과세 대상이 달라졌을 뿐임으로 종부세를 피할 방법이 되지 않는다. 이를 대책의 하나로 언급한 자체가 과녁을 벗어난 논리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둘째 ‘자산의 여유 있는 계층이 일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는 조금은 긍정적인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대목이다. 노블레스(고귀한 신분)가 아니면 오블리주(의무)도 없는 것이 일반적인 논리다. 정부 여당 주장대로 서울 강남의 비싼 주택 소유자라고 해서 모두가 노블레스라고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그들에게는 오블리주(의무)도 없다. 턱없이 올라간 집값 때문에 내지 않아도 될 종부세를, 비록 중형 승용자 자동차세 수준이라 하더라도 ‘생돈’을 내야 하는 데는 저항이 따르게 마련이다. 정책 당국과 집권 여당만이 ‘그 정도 돈으로 뭘…’하는 마음일지 몰라도 적어도 땀 흘려 번 돈을 그런 식으로 징수당하는 것에는 결코 동의하지 못하는 것이 국민 정서다.

한국이 이처럼 종부세 폭탄(정부 여당은 아니라지만)이 티지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은 오히려 보유세와 거래세율을 낮추었다.

영국은 8억 이하 취득세율을 5%로, 네

덜란드는 생애 첫 집은 취득세 면제,

일본은 기업 재산세를 50~100% 깎아 준다.

세금을 올려 집값을 잡겠다는 나라는 한국 이외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음을 뜻한다.

걸핏하면 OECD를 들고나오던 사람들이 왜 부동산과 종부세 문제에서 만은 입을 닫는가?

셋째 과세 대상이 전 국민의 2%라는 ‘통계놀음’ 역시 과녁을 벗어난 명분논리에 지나지 않는다. 종부세는 개인 앞으로 고지가 되지만 사실은 가구 단위 세금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따라서 과세 대상 비율은 인구가 아니라 가구 수를 분모로 삼아 계산하는 것이 옳다. 그런데 인구수로 계산한 결과 과세 대상이 2%라는 것은 전 국민의 98%가 종부세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이 계산의 분모가 되는 전인구에는 어제 출생신고를 한 신생아도 포함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억지 주장일 뿐이다. 가구 수를 분모로 한 계산일 때는 4%, 수도권 유주택자의 10%가 대상이 된다는 계산도 나와 있다. 그런데도 정책 당국이 실상을 이처럼 호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종부세가 징벌적, 정치적 세금임을 밝힌 것이나 다름이 없다.

넷째 종부세가 올 한 해에 그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내년 이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문다. 지난 4~5년 동안 집값만 턱없이 올린 부동산 정책 실패의 여파와 후유증인 종부세는 특단의 대책 없이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서울의 경우 내년엔 4채 가운데 1채가 종부세 대상이며 전국적으로는 1백 30만 명이 넘을 수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올해 종부세 과세 대상은 경기 23만 명, 세종시 1만 명이며 서울의 경우 강남 3구만이 아니라 구로, 중랑, 도봉, 금천구 등 25개 구 전역에서 과세 대상이 나왔다. 총 48만 명인 서울의 종부세 남세 대상자 가운데 강남 3구 비율이 47%(작년은 52%)다. 

한국이 이처럼 종부세 폭탄(정부 여당은 아니라지만)이 티지고 있는 시점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은 오히려 보유세와 거래세율을 낮추었다. 영국은 8억 이하 취득세율을 5%로, 네덜란드는 생애 첫 집은 취득세 면제, 일본은 기업 재산세를 50~100% 깎아 준다. 세금을 올려 집값을 잡겠다는 나라는 한국 이외에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음을 뜻한다.걸핏하면 OECD를 들고나오던 사람들이 왜 부동산과 종부세 문제에서 만은 입을 닫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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