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COVID:코로나19) 확진자가 23일 현재 하루 4백 명에 육박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여당의 이른바 ‘코로나 정치’가 도를 넘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비롯한 보건의료정책에 반발한 의료인 파업에도 아랑곳 없이 연일 서울 사랑제일교회의 광복절 집회 성토에 여넘이 없다.

심지어는 이날 연관 집회를 허용한 판사까지 쌍소리로 비난하는 등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부동산 정책 실패, 추문으로 인한 부산 시장의 자퇴와 서울시장의 극단적 선택, 그리고 서울시장(葬) 등 미화 움직임,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정규직화 문제, 추미애 법무가 태산을 뒤흔들 듯이 검찰을 압박한 ‘검언유착’이 헛 스윙으로 끝난 것 등등으로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급락하는 데도 뾰족한 반전 카드가 없어 당황하던 정부 여당으로서는 전광훈 목사의 서울 광화문 집회는 놓칠 수 없는, 뜻밖의 호재가 된 것이다. 그렇다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의 새로운 확산 원인이 정부 여당 주장대로 오로지 전광훈 목사와 그의 지지자에게만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유럽은 8월 들면서 부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재확산을 경계하면서 나름대로 대책을 강화했다. 프랑스는 직장에서의 마스크 쓰기를, 이탈리아는 디스코텍 등 유흥업소 휴업과 하오 6시~아침 6시까지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독일도 4월 하순 이래 최고 수준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유럽 제국의 재확산 방지 대책 핵심은 경제를 위해 느슨하게 운영했던 방역대책의 강화이다. 경제와 방역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감염증을 확산시킨 대표적 국가가 트럼프의 미국과 아베의 일본임을 유럽 각국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7월 말부터 상황이 심상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광복절을 3연휴로 만들어 쿠폰 지급을 통해 여행, 외식 등을 권장하는 경제에 방점을 찍은 것과 거의 때를 같이하여 전광훈 목사가 집회를 강행했고 그 결과 감염증 확산의 책임을 혼자 뒤집어쓰게 된 것이다. 정부 여당은  3연휴 실시의 책임이나 쿠폰 지원을 통한 ‘이동 권장’의 책임을 무릎 아래 뭉개버리고 오로지 전광훈 목사만 도마 위에 올려놓은 것도 모자라 ‘극우가 문대통령을 흔들려고 코로나를 퍼뜨리고 있으며 그 배후는 통합당’이라는, 말하는 자신도 믿지 않을 막말을 소리높여 웨치고 있다. 이들 눈엔 서울시청, 외교부, 부청 시청, 대형병원이 확진자로 인해 폐쇄된 책임도 전광훈 집회로 돌린다. 덕분에 추락하던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는 소득을 올리고 있다.

2분기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나타났을 때 대통령은 ‘선방’이라면서 3분기에는 V자 반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작금의 경제 동태를 볼 때 대통령의 이러한 약속 또는 장담은 이루어지기 쉽지 않다. 8월의 수출 역시 마이너스 추세를 벗어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2분기까지 성장을 견인했던 반도체 부문도 저조를 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만이 아니다. 퀵 팩트세트의 데이터를 이용, 세계 1만 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분기에 전기대비 30% 이상의 수익감소를 본 기업이 24%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주요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역시 전년동기 대비 10%이상 축소되었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때의 3.5배다. 수출 의존형인 우리로서는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그러나 이 와중에서도 선진국 기업은 코로나 이후를 대비, 디지털 분야를 중심으로 대형 합병 매수(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기업 수익감소는 우리도 다르지 않으나 코로나 이후를 대비하는 전략과 자세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경제에 개입하기를 좋아하는 정부 여당이 앞장서서 정책적으로 기업을 견인하는 것도 아니다.

남부지방 수해 복구 대책으로 야당이 추경편성을 주장하자 고개를 돌렸던 정부 여당이 감염증 재확산이 시작되자마자 2차 재난기금 추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역시 경제가 정치, 그것도 코로나 정치에 종속되었다는 증거다. 이러고는 비록 지지율은 오를지라도 국정 담당자로서의 책무는 저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정부 여당의 독선적인 자세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파업투쟁을 선언한 대한의사협회가 국무총리에게 여야당도 참석하는 긴급대화를 제안했을까? 이를 파업 명분 쌓기라고 폄훼할 수도 있으나 반드시 그렇게만 볼 일이 아니다.

정부 여당은 전광훈 목사를 성토하고 야당을 비난하기 전에 국정을 맡은 책임감을 느낀다면 각종 경제지표와 사회현상을 다시 한번 찬찬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거기에 정부 여당이 가야 할 길이 담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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