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이주일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당시 이주일이 출연한 밤업소에서는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대대적 선전했다. 사진은 "일단 한 번 와 보시라니까요."라는 광고 카피로 알려진 극장식 레스토랑 무랑루즈의 신문광고이다.
80년대 이주일은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당시 이주일이 출연한 밤업소에서는 신문과 방송 등 각종 매체를 통해 대대적 선전했다. 사진은 "일단 한 번 와 보시라니까요."라는 광고 카피로 알려진 극장식 레스토랑 무랑루즈의 신문광고이다.

필자가 신문사에서 일할 때인 1987년 12월 31일 퇴계로에 있는 H극장식 식당에서 쇼를 보면서 고등학교 동창생 부부 8명과 함께 저녁 식사를 즐겼다. 그때는 극장식 식당이라는 것이 유행이어서 식사를 하며 가수들의 노래도 듣고 코미디언들의 연기도 즐겼다. 값도 그렇게 비싸지 않았다.

한참 저녁을 먹으며 담소를 즐기고 있을 때 그날의 하이라이트 쇼인 이주일 코미디가 시작 되었다.

“못생겨서 죄송한 이주일입니다.”

그는 특이한 비틀 걸음으로 앞 무대에 올라섰다. 올라서자마자 앞 객석 식탁에 앉은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는 평소에 안면이 있는 터라 몹시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 한참 인기의 절정에 있던 이주일은 취재 당하러 신문사에 왔다가 편집국장인 나를 가끔 만난 일이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이주일이 돌발 행동을 시작했다.

“오늘 여러분에게 VIP한분을 소개 하겠습니다. 참으로 귀한 손님 S신문의 편집국장님께서 나오셨습니다. 이상우 선생님 일어나서 인사 받으시죠. 조명 여기로 집중해서 비쳐.”

나는 당혹스럽고 난감했으나 일어나서 휘황찬란한 조명이 집중된 가운데 박수를 받으며 인사를 해야 했다.

그런데 이주일은 이어 난감한 멘트를 했다.

“그런데 국장님 실례의 질문을 좀 해야겠습니다. 사모님이 참 미인이신데 평소에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는 내 답변도 듣지 않고 참으로 더 난감한 멘트를 했다.

“그런데 어제 같이 오신 사모님과는 얼굴이 다른데요. 어제 사모님은 어디 계십니까?”

“!!!! ????”

“와~ 하하하~”

사방에서 폭소가 터졌다. 나는 어떻게 수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주저앉고 말았다.

저녁 식사가 끝나고 나갈 때 이주일을 찾았다. 왜 망신 주느냐고 한마디 하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황금인 그는 벌써 딴 장소로 떠나고 없었다.

정초 세배 차 만난 연예부장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그의 재치를 칭찬했다.

그런데 연예 부장은 아마도 내가 몹시 화가 났다고 생각하고 이주일을 사과시키려 데려 온 것 같았다.

이주일은 커피 한잔 대접을 받고 나가면서 새해 선물이라며 넥타이 하나를 두고 갔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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