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필자가 스포츠서울 편집국장 시절의 이야기이다.
한국 최초로 전국 대학에서 1명씩 ‘스포츠서울 대학생 기자’를 선발했다. 총장의 추천서를 받아 면접시험에 합격한 “명예‘들이었다.
취재원이며 모니터격인 학생명예기자들이 조사한 인기 만화 여론조사에서 ‘발바리의 추억’이 여러 달 동안 톱을 차지하고 있었다.
또 신문사상 처음으로 실시한 신문연재 만화에 대한 독후감 모집인 ‘발바리 김달호 연구’에도 무려 7천여 명의 문사들이 응모하기도 했다.
‘발바리의 추억’이 무엇 때문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 것일까?
독후감 모집에 응모한 한 젊은이는 이렇게 말한다.
“김달호는 좀 모자란다. 놀기 좋아하고 여자 좋아하고. 가끔씩 부모 속 썩이고... 뛰어난 학생은 아니지만 평범 속에도 자기를 찾으려고 애쓰는 무엇이 있다.”
40대의 한 주부는 이렇게 말한다.
“발바리의 추억은 나의 학창시절 추억을 되살리게 한다. 왜 발바리처럼 마음껏 청춘을 구가 할 수 없었을까? 아니, 나도 그땐 발바리처럼 멍청한 짓들을 하며 청춘을 보낸 것은 아닐까? 한창 자라는 우리 집 아이를 보면서 달호에게 파이팅을 외치고 싶다.”
발바리 김달호는 분명히 방황하는 80년대 젊은이의 가장 평범한 표본이다.
불만스러운 현실을 나 혼자 바로잡겠다고 최루탄 속에 뛰어든 젊은이도 아니고. 두꺼운 안경 밑에 민법, 형법 책을 펴놓고 씨름하는 고시파도 아니고, 또 착실히 학점을 따서 재벌회사에 들어가고, 예쁘장한 아내를 얻어 행복한 가정을 만들겠다는 가정 모범생도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눈을 돌리면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이 시대의 구김살 없는 젊은이가 바로 발바리 김달호다.
우리는 진솔한 우리의 일상을 사랑하며, 실수해도 좌절하지 않을 것이다. 꿋꿋이 일어서지만 결코 날뛰지 않는 젊은이들과 함께 젊음을 살 것이다.
영웅주의는 이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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