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로 기억된다. 새만금 방조제 공사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였다. 현대건설의 정주영 회장이 언론계 간부들을 현장에 초청해서 공사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포니 자동차를 손수 운전해서 우리들을 뚝 공사 끝부분까지 안내했다.
“회장님 운전 잘 하십니다.”
내가 칭찬의 말을 건너 자 정 회장은 뜻밖의 대답을 했다.
“정주영이 운전 잘 한다고 소문 나 봤자 아무 소용없습니다. 포니 자동차 성능 좋습니다고 칭찬하면 몰라도 허허허”
현대 자동차가 포니 신형을 막 출시한 즈음이었다.
나는 그의 대답에 경영인의 자세는 다른 점이 있다는 것에 감탄했다.
그가 포니의 페달을 밟고 있는 구두는 낡고 먼지투성이어서 초라하게 보였다. 그러나 그는 전혀 차림새나 용모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았다. 말 한마디도 경영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야 한다는 그의 경영철학이 돋보였다.
“나를 세계적인 대기업을 경영하는 한국인 정주영으로 평가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다.”(1982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취득 기념 만찬회에서)
자신을 들어내는 것 보다는 자기가 이룬 결과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추리작가 협회의 원로 작가인 고 현재훈(玄在勳) 씨는 K대학에서 천재로 불리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머리 좋다고 하지 말고 내 작품이 명작이라고 말해 줄 수 없어요?”라고 했다.
그는 농담이 아니고 진심으로 이렇게 말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세상을 위해서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이 항상 앞서간다.
정주영 회장을 다시 만난다면 “정주영의 현대입니까, 현대의 정주영 입니까?”하고 한번 물어보고 싶다.
‘민주당의 나 인지, 나의 민주당인지’하는 말이 머리를 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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