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서울 광진구 스타시티홀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 황정후-신부 박지혜 님의 결혼식 장면@미래문화관광콘텐츠포럼
3월 10일 서울 광진구 스타시티홀에서 결혼식을 올린 신랑 황정후-신부 박지혜 님의 결혼식 장면@미래문화관광콘텐츠포럼

'지난해 국내 혼인 건수는 약 19만2천 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세, 여자 31.3세로 10년 전보다 각각 1.6세, 1.9세 높아졌다. 결혼을 안 하거나 늦게 하는 추세가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wedding 21)

‘직원이 아이 낳으면 그때마다 1억 원을 준다는 회사, 집 없는 부부에게 1% 이자로 5억 원을 빌려주겠다는 정부 정책까지 나왔다. 그러나 결혼, 출산은커녕 왜 연애도 안하는가.’(조선일보 어수웅)

인구 단절 이제 국가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어른들은 이러다가 대가 끊어 질까봐 큰 걱정이다. 과거 수십조를 들여 온갖 노력을 다 했지만 인구 감축의 비탈길을 막지 못했다. 돈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한 것일까.

식구가 늘어나려면 아들 딸이 결혼을 해야 한다. 남녀가 결혼 하자면 서로 사랑을 해야 한다. 사랑을 하자면 사귀어야 하고, 사귀자면 남녀가 서로 애틋한 감정, 설레는 마음이 생겨야 한다. 그래야만 연애라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요즘 세상은 사랑하는 감정을 가지기는커녕 서로 적으로 보는 ‘젠더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부모, 조부모 세대,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고 하던 시대는 어땠는가.

‘앵두나무 우물가에서... 갑돌이와 갑순이는 서로 사랑을 했더래요.’

부모세대의 유년 시절 시골 마을에는 ‘처자와 총각’이 있었다. 첫눈에 반한 건 아니지만 매일 얼굴을 마주치고 장난치며 사는 동안 서로를 동정하게 되고 그 감정은 애틋한 보살핌으로 바뀌었다. 나이가 차오르면서 애틋하고 막연한 감정은 그리움과 사랑으로 바뀌어갔다. 첫눈에 반할만한 미녀, 미남은 아니지만 사랑의 싹이 트고 있었다. 

마침내 ‘맹진사 댁 경사 날’이 오고 만다.

그러나 요즘 세상은 어떤가.

나이차면 부모 곁을 떠나 독립하려고 한다. 원룸에 외로운 둥지를 틀고 출퇴근하고 남는 시간은 핸드폰과 함께 산다. 먹방에서 고른 음식점 배달로 끼니를 때운다. 핸드폰으로 넷플릭스, 유튜브, 티빙, 카톡에서 연속극, 영화, 웹툰, 음악 들으며 잠이 든다.

생활에 필요한 것은 모두 소셜 미디어에서 찾는다. 모든 필요한 자극은 오직 온라인으로 해결한다. 현실보다 훨씬 매력적인 상대를 고를 수 있고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다.
호주머니가 넉넉하지 못한 외톨이들은 간혹 오마카세 자랑하는 친구를 보면 접촉을 끊어버린다. 갑싼 아메리카노와 편의점 간편 식사도 많다.

호주머니가 좀 괜찮은 청춘들도 온라인에서 보는 실제 연예인보다 더한 미남 미녀들의 화려한 라이프 스타일을 보면서 더 큰 소외감을 느낀다. 자신과는 너무나 먼 세계이기 때문이다. 현실을 인정하고 ‘젊을 때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옛말에 절망감을 느낀다.
이런 청춘을 보고 ‘아기 낳으면 돈 준다’는 밑도 끝도 없는 이야기를 귀가 따갑도록 해도 소용이 없다.
아기를 낳으려면 결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려면 연애를 해야하고, 연애를 하려면 서로 사랑하는 애틋한 감정이 일어야 한다. 
젊은 남녀가 젊은 남녀를 보면 가슴이 설레고 한 번 더 보고 싶은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서로 사랑하게 하는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돈도 정치도 교육도 아니다. 오직 문화의 힘이다. 문화예술은 로맨스를 만든다. 청춘 남녀가 만나면 가슴이 설레게 하는 것은 예술의 힘이다. 사랑을 느끼게 하는 한편의 문학 작품, 심금을 울리는 음악, 한권의 책, 드라마, 미술품도 좋고 영화도 좋다. 

우선 소셜미디어부터 극단적 흥미로 관객 끌 생각보다 지순한 사랑의 이야기를 더 많이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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