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설치는 암컷'에 비유함. @뉴시스
'암컷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설치는 암컷'에 비유함. @뉴시스

“마누라 앞에만 서면 썬개는 왜 작아지는가.
그년 등 뒤에만 서면 썬개는 더 쪼그라드는데
(중략)
그리고 두 연놈이 살아있는 한 썬개는 영원한 똥개여.”

최근에 나온 소설 <22세기 동물농장>의 한 구절이다. 김수희의 ‘애모’ 가사를 패러디한 내용이다. 작가 조지오는 중견 언론인 출신이다. 조지 오웰의 이름을 따서 필명을 <조지오>라고 지었다. ‘썬개’는 이 소설에 나오는 개의 대통령이다.

썬개의 짝인 암캐가 부르는 패러디도 있다.

“사랑 때문에 눈이 뒤집힌 나는 당신의 암컷”이란 구절이다.
“사람보다 못한 놈, 인간보다 못한 개새끼, 인간이라는 탈을 쓴 하급동물보다 못한 놈”이라는 묘사로 인간의 서열이 개보다 밑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우두머리이자 국가권력 2인자인 국회의장을 두고 국회의원이 GSGG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국‘개’의원이란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니겠습니까. 북의 ICBM도 뚫지못 할 철면피한 지도자 군상들 그냥 개 같은 세상이라고.” <22세기 동물농장>

현 정권이 아니라 과거의 한 시대를 모델로 한 이 소설은 비록 동물이지만 인간보다는 낫다는 설정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개 대통령의 ‘정치’는 신랄하게 비판한다. 암캐나 농장주였던 여자에 대한 묘사도 나온다. 이 소설에도 ‘개딸’이 나오는데, 이리 아빠를 지지하는 못난 뭇 짐승의 암컷들을 말한다.

한 정치인은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도 별로 나오지 않지만 설치는 암컷”이라고 했는데 <22세기 동물농장>에서는 암놈이나 암컷이 제법 설친다.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이 현 정부를 빗대어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소환했다. 

“공화국도 아니고 뭐, 동물의 왕국이 된 거 아니에요. 동물의 왕국이라는 말을 함부로 붙이면 안 된다는 말을 드렸었는데, 공화국의 핵심은 권력의 견제와 균형에 있다고 배웠습니다. 이런 정부는 역사상 어느 나라에도 잘 없었습니다. 게다가 아까 동물농장하고 비유를 하셨는데,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습니다. 그걸 능가하는 데에서 공화국이라는 거를 그렇게,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입니다.’ 

이 자리에는 김용민, 민형배 의원을 비롯해 강기정 광주시장, 송갑석, 조오섭, 윤영덕, 양정숙, 강민정 의원이 참석했으나 아무도 말리지 않고 오히려 웃으며 박수를 쳤다.

최강욱 전 의원은 2월 김 여사 특검법 처리 촉구 국회 농성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을 ‘박물관에 들어간 코끼리’에 비유하면서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도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놈 보호에만 열중한다”는 인터넷 댓글을 썼다. 

‘암컷’ 파문은 거세게 번져나갔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은 인간이 되긴 틀렸다며 한심해 죽겠다는 평을 남겼다. 한동훈 법무장관은 “이게 민주당이다. 멍청아”라고 했다.
그러나 “암컷”지지 세력도 만만치 않다.
남영희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왜 욕 못하냐. 무엇이 그리 잘못되었나. 더한 말도 하고 싶다”고 했다가 역풍을 맞고 부원장 직에서 스스로 물러갔다. 그러나 여당 쪽에서 ‘암컷’을 규탄하는 것은 정부 행정망 마비 사건을 묻으려는 음모라는 설을 제기한 민주당 인사도 있다. 대부분의 민주당 중진이 입을 다문 것은 강경파 개딸의 공격이 무서워서라는 설이 있다. 

민주당 최고위에서 최 전의원을 징계할 때 만장일치라고 발표는 했지만 이재명 대표와 정청래 의원은 반대했다는 설을 친명 쪽에서 흘렸다. 또한 그와는 정 반대로 이 대표가 격노했다는 설도 퍼뜨렸다.

이 상반된 이야기를 퍼뜨리는 저의는 무엇일까. ‘암컷‘이 국민들 눈높이를 크게 벗어나 총선에 악재가 될 것을 염려해서 징계도 하고 나무라기도 하는 한편 개딸을 비롯한 강경파에게는 신호를 보내어 점수를 따두자는 얄팍한 꼼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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