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영호 의원이 지난해 5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영호 의원이 지난해 5월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06회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경선해서 비명 됐어? 하하하”

이재명 당대표가 공천 승자들과 농담하며 폭소를 터뜨렸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이 자신이 경선을 하게 되어 비명이 됐다고 농담을 하자 이재명 대표는 “경선해서 비명 됐어? 하하하” 폭소를 터뜨렸다. 곁에서 “친명(친이재명) 이개호는 이제 가보겠습니다”라고 농담을 했다. 

민주당 총선 공천은 ‘친명’대 ‘비명’으로 전쟁이 한창이다. 유권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정청래 최고위원이 "이재명은 시대정신이자 손흥민"이라고 두둔했다. 정 최고위원은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으로 깃발과 상징이 계승됐다"며 "축구로 치면 차범근~황선홍~박지성~손흥민으로 깃발이 계승된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 흐름에 따라 손흥민이 현 세대의 대표적인 축구 선수로 여겨지는 만큼, 민주당 내에선 이 대표가 세대시대정신”이라고 추켜세웠다. “손흥민이 현시점에서 국민의 인기 선두에 서있다”는 것을 이재명 대표에게 끌어다 붙인 것이다.

그러나 낯간지럽게 이대표를 치켜 올리는 것 보다는 훨씬 더 강렬한 분노의 소리가 높다. 홍영표 의원은 “이재명 대표는 ‘내가 누구를 죽이겠다, 보복하겠다’ 결심하면 절대로 멈추지 않는 것 같다. 명문(明文) 정당이 아닌 멸문(滅文) 정당이 되고 있다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것’이라더니 자기 가죽이 아닌 남의 가죽을 벗기느라 손에 피 칠갑을 하고 있다. 그래놓고 ‘0점 받은 의원도 있다’고 웃었다”고 분노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이상민 의원은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 이후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이재명 사당, 개딸당으로 변질되어 딱 잡아떼고 버티며 우기는 반 상식적이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행태가 상습적으로 만연되었고, 내로남불과 위선적, 후안무치, 약속 뒤집기, 방패정당, 집단 폭력적 언동, 혐오와 차별, 배제, 무능과 무기력, 맹종 등 온갖 흠이 쌓이고 쌓여 도저히 고쳐 쓰기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이재명 대표를 맹공하고 국민의힘으로 가버렸다.

설훈 의원은 이 대표를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측근과 하고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들은 모두 쳐내고 아부하는 사람들만 곁에 둔다. 감옥 안갈 궁리만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탈당과 탈당초읽기에 들어간 비명계 인사 이낙연 새로운미래당 대표(좌로부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주 국회부의장, 설훈 의원, 이상민 의원  
더불어민주당을 탈당과 탈당초읽기에 들어간 비명계 인사 이낙연 새로운미래당 대표(좌로부터),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김영주 국회부의장, 설훈 의원, 이상민 의원  

모멸감을 느낀다는 김영주 의원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갈 것 같다.

이낙연 새로운미래당 대표는 “민주당 공천은 호위무사 선발전”이라고 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도 공천을 주지 않는 것을 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의 눈치는 보지않는 것 같다. 

무엇보다 매서운 것은 국민의 시선이다. 지난주 정당별 국민 지지도 조사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당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뒤진 결과를 가져왔다. 특히 진보의 심장인 호남 지역에서 14포인트나 뒤진 것은 이변이다. 원인은 모두가 이재명 당대표의 ‘사천(私薦)’ 파동으로 보고 있다. 

호남에서 지지가 식으면 민주당은 기댈 곳이 수도권 뿐인데, 서울에서도 오차범위를 벗어나고 있어서 심상치 않다. 

특히 호남에서의 위기는 더 있다. 새로운 미래당의 이낙연 대표도 광주에서 출마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다. 조국혁신당은 “당 깃발 색깔을 광주의 하늘색으로 정했다”고 한다. 광주 표를 노리는 것이다. 민주당은 투표일을 한달 여 남겨놓고 사면초가에 직면한 셈이다.

이재명 대표는 무슨 속셈으로 ‘비명횡사’, ‘멸문당’을 향해 달려가는 것일까?
이 대표가 앞으로 닥칠 여러 고개를 넘어가기 위해서는 충성심이 절대적인 호위무사가 필요해서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체포 동의안 표결 때 배신한 의원이 마음에 걸린 것이다. 숫자와 상관없이 똘똘 뭉친 호위무사가 필요한 것이다. 앞으로 두 가지 고비를 넘기는데 필요한 것은 ‘재명당’이다.

첫째 고비는 선거 후의 사법처리에서 살아남으려면 노선이 다른 숫자보다는 똘똘 뭉친 세력이 필요하다. 두 번 째는 8월에 있을 당 대표 선거에서 적수가 될 만한 사람은 미리 제거시킬 필요가 있었던 것 아닐까.

만약 당이야 제2야당이 되든, 제3야당이 되든 혼자만의 방탄야당을 꿈꾸는 것이라면 잘못 생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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