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또 주시냐”
현직 국회의원이 사업가로부터 돈을 받으며 말했다. 돈을 만지는 부스럭거리는 소리도 생생하게 녹음되어있다.
지금 사법처리 중인 뇌물죄 혐의 국회의원이 이번 선거에 또 나오면서 자신을 수사한 “무도한 검찰독재를 타도할 테니 한 표를 달라”고 한다.  

4.10 총선에 출마를 노리고 있는 현직 여야 국회 의원 중 사법처리를 받고 있는 의원은 모두 23명이다. 전체 국회의원의 8%가 넘는다. 
21대 국회의원의 수사 및 재판, 징계 현황에 따르면 현직의원 37명이 수사, 재판을 받고 있다.(참여연대) 이 중 이번 총선에 출마하거나 준비 중인 의원은 23명 내외이다. 정당별로는 더불어 민주당이 가장 많다. 이재명, 박범계, 박주민, 김병욱, 기동민, 김경협, 노웅래, 윤건영, 이수진, 한병도, 황운하 등 11명이다. 국민의 힘은 정진석, 김정재, 박성중, 송언석, 윤한홍, 이만희, 이철규, 김희국 등 8명이다. 박완주, 윤관석, 윤미향, 하영제 등 4명은 무소속이다.
가장 많은 혐의로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의원은 단연 이재명 당대표이다. 이 대표는 현재 3개의 재판이 진행 중으로 어떤 주는 한 주에 3번씩 재판에 나가야 할 형편이다.
선거법 위반 의원도 많은데 이 경우 국회의원이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만 받아도 공직선거법 265조에 따라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4.10 총선에 출마를 준비 중인 여야 의원 중 가장 많은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의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선거일까지 자기 출마지역 선거운동은 물론이고 전국의 입후보자 지원 유세도 다녀야 한다. 또한 말썽 많은 공천을 원만히 끝내야하는 복잡한 입장에 놓여있다. 그러면서도 한 달에 몇 번이나 있는 재판에 나가야 한다. 더구나 선거법 위반 혐의의 허위사실 공표 죄는 유죄가 될 경우 혼자만 의원 직위를 잃는데 그치지 않고 민주당이 대선 비용으로 받은 국고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하는 당 존폐의 위기가 올 수도 있다.
창당을 서두르고 있는 조국 전 법무장관은 더욱 앞날이 불투명하다. “비사법적 방법으로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것이 결국 ‘조국 당’을 만들어 출마한다는 모양세다. 당선이 된다고 해도 2심까지 실형을 받은 형편이라 의원직을 상실할 형이 나올 확률은 대단히 높다. 이번 선거의 아이러니는 최서영의 딸 정유라의 출마 선언이다. 정유라는 어머니가 300조원의 비자금을 챙겼다는 발언 한 안민석의원의 선거구에 출마 해 “당선이 아닌 안 의원의 300조 비자금 문제를 밝히겠다”는 희한한 목표를 제시했다. 총선의 블랙 코미디는 계속된다. 대장동 사건으로 이재명 대표와 수사 및 재판에 얽혀 있는 유동규가 이재명 대표 출마 선거구에 “이재명과 맞붙기 위해”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민주당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운동권 퇴진”의 공격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금태섭 의원 등은 ‘친문’의 표적이 되어 공천의 걸림돌이 되었다. 
민주당의 공천 부진은 “이재명이 민주당을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정말 만들려는 것”이라는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의 말이 비수가 되었다.

민주당이 추진한 비례위성정당인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에는 이적단체인 범민련 남측본부 출신 인사, 후쿠시마 방류를 반대하며 주한 일본 대사관에 난입한 인사, 천안함, 광우병 괴담을 퍼뜨린 인사들도 참여할 기세다.
개인의 원한, 명예회복, 사법 방탄 같은 대의명분 없는 국회의원 출마는 이번 선거를 흙탕물로 만들어 정치의 품격을 떨뜨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아니 자칫하면 새 국회가 역대 가장 많은 범죄자의 도피처가 될까봐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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