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의 지도력 강화해야 ESG 경영 정착 가능
구호뿐인 인화경영보다 정체성 확립 기업문화 정돈 우선 

LG그룹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이 체결된 이후 한일경제협력은 급물살을 탄다. 일본의 선진 기술력과 풍부한 자본으로 포항제철을 건설한다.  국내 대기업도 일본 기업과 협력에 사운을 건다. 경공업에 치중된 산업구조가 철강·조선·전자·반도체 등으로 고도화된다. 일본의 적극적인 기술 전수 덕분이다. 2000년대 들어 일본 기업과 공조를 축소한 삼성그룹과 달리 LG그룹은 원만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본 혼다와 합작해 미국에서 배터리 합작법인(JV)을 설립된다. 2025년 말부터 배터리를 양산해 미국에서 생산하는 혼다 전기자동차에 장착할 계획이다.  LG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현대차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구광모 회장
구광모 회장

MZ세대 눈높이 성과급 제도 개선 필요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가장 먼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을 평가한다. ESG 경영을 추진함에 있어 제기되는 위험을 방치하면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거버넌스 영역을 보면 지주회사인 (주)LG를 비롯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에너지솔루션·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모두 ESG 경영을 위해 지속 가능경영을 추진하고 있지만  ESG 경영헌장은 제정하지 않았다. 헌법도 제정하지 않고 하위 법령만으로 국가를 운영하겠다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1990년대까지 삼성전자와 쌍벽을 이루던 LG전자는 반도체를 현대그룹에 넘기고 스마트폰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으며 최근 이직자의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21년 이직자는 2만894명으로 2020년 9486명 대비 1만1408명 폭증했다. LG디스플레이의 이직률도 2019년 13.3%로 상승했다가 2020년 2.6%로 하락해 한숨을 돌렸다. 

사회는 최대 이해관계자 중 한명인 직원에 대한 인식 부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LG에너지솔류션 직원들은 모회사인 LG화학에 비해 성과급이 적다며 반발했다. LG전자가 화들짝 놀라서 새로운 성과급 기준을 발표했지만 직원들은 불만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파격적인 성과급을 통해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성장 동력을 확충하는 글로벌 기업과는 달리 국내 대기업은 직원의 성과를 보상하는데 인색하다. 현대자동차그룹과 삼성그룹도 MZ(밀레니얼+Z) 세대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해 곤욕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직원을 봉건사회의 머슴이 아닌 상생 동반자로 인식하지 않는 한 성과급 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가능성도 낮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환경은 국내 대기업의 탈탄소화 전략이 잘못됐다는 점에서 낙제점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LG전자의 탈탄소화가 F등급이라고 주장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과 함께 협력업체에 온실가스 배출을 외주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책임한 환경경영의 표본으로 지적을 받았다.

주요 계열사 중 하나인 LG화학은 2014~2017년 총 17건의 화학 사고로 환경을 오염시켰다. 화학사고에 대한 기준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2020년 5월 인도에서 발생한 독성물질 유출 사고는 지역 주민 1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계열사 모두 고객 서비스 마인드 고양 시급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관리 가능한 위험을 평가한다. 일부 부족한 수준이지만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심하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위험을 찾아내 빠른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 중 리더십은 구광모 회장이 잘 발휘하고 있어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구 회장은 2019년 이후 고객 경영을 강조하고 있지만 LG그룹의 고객 서비스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1988년 구자경 회장이 21세기를 향한 경영 구상을 발표했지만 계열사 단위까지 전달되지 않았다. 

고(故) 구자경(가운데줄 왼쪽에서 두번째) 명예회장의  1999년 75회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서울 성북동 구 명예회장 집에 모여 찍은 기념 사진. 구 명예회장 오른쪽이 부인 하정임 여사다. 뒷줄 왼쪽부터 3남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2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맏사위 고 김화중씨,장녀 구훤미씨, 셋째 며느리 김은미씨, 차녀 구미정씨, 장남 구본무 LG 회장, 부인 김영식씨, 둘째 며느리 차경숙씨다. 오른쪽 끝은 둘째사위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그 왼쪽은 4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과 부인 조경아씨다. @공정뉴스 DB
고(故) 구자경(가운데줄 왼쪽에서 두번째) 명예회장의 1999년 75회 생일을 맞아 가족들이 서울 성북동 구 명예회장 집에 모여 찍은 기념 사진. 구 명예회장 오른쪽이 부인 하정임 여사다. 뒷줄 왼쪽부터 3남 구본준 LG필립스LCD 부회장, 2남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맏사위 고 김화중씨,장녀 구훤미씨, 셋째 며느리 김은미씨, 차녀 구미정씨, 장남 구본무 LG 회장, 부인 김영식씨, 둘째 며느리 차경숙씨다. 오른쪽 끝은 둘째사위 최병민 대한펄프 회장,그 왼쪽은 4남 구본식 희성전자 사장과 부인 조경아씨다. @공정뉴스 DB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프랑크푸르트 선언이나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과 같이 메시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 회장이 인화를 중시하는 LG그룹의 기업문화에 적합한 리더십을 펼친다고 주장하지만 카리스마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사회는 임직원·소비자·협력업체·지역사회와 의사소통을 위해 노력하지만 개선의 여지가 충분하다. LG전자 등 일부 계열사는 ESG 팩트북을 공개하고 ESG 경영에 관한 온라인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LG전자는 2020년 고객이 참여하는 마케팅을 도입했으며 LG화학은 2021년 그린 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LG그룹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의사소통을 위한 방식을 도입했지만 진정성은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LG전자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서비스 마인드가 뒤쳐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전제품은 LG전자가 더 튼튼하게 만들지만 서비스 질이 낮아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다.

환경은 폐기물 재활용률을 높이는 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LG전자·LG생활건강은 2030년, LG유플러스는 2025년지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폐기물은 제품의 제조과정에서 발생하는 것뿐 아니라 판매된 제품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것까지 포함시켜야 한다.

1989년 체결된 바젤협약에 따라 유해페기물의 국가 간 이동을 규제하고 있지만 여전히 선진국에서 폐기한 전자제품이 중국·동남아·아프리카 등지로 수출되고 있다. 후진국은 폐가전제품을 처리할 기술이 없기 때문에 치명적인 환경오염을 피할 수 없다. 미래 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도시 광산도 기술력이 있을 때나 전망이 밝다.

LG 의인상으로 선한 영향력 확대 노력 중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한다. 평가 대상 기업이 나름 체계적으로 ESG 경영목표를 수립해 실천하고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 및 보완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 중 제도운영 측면에서 평가하면 이사회 구성 및 운영방식, 이사의 전문성, 사외이사 위촉, 감사의 독립성 등은 나름 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7월 1일 ㈜LG·LG전자·LG화학·LG유플러스 등 주요 상장사들은 내부거래에 대한 회사 내부통제 강화 및 거래 공정성을 위해 내부거래위원회를 신설했다.

LG전자는 이사회 구성 인사 중 여성의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20년 여성이 전무했지만 지난해 14%까지 늘렸다. LG디스플레이·LG화학도 경영진을 견제하기 위해 사외이사를 일정 수준까지 선임하고 있다. 

사회 중 가치존중 측면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이해관계자와 분쟁이 적어 양호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LG전자는 상생협력 5대 추진 과제를 설정했으며 그룹 차원에서 LG 의인상을 제정해 시상한다. 대기업 증 협력업체와 ‘갑’질 분쟁이 가장 적은 곳이 LG그룹이라는 비공식적인 통계가 있다. 

LG 의인상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공직자와 타인을 위해 살신성인한 일반인을 찾아내 포상하고 사회의 귀감으로 삼기 위해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에서 제정했다. 2015년 구본무 전 회장이 시작했으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대표적인 상으로 자리매김했다. 

환경은 그룹 주요 계열사 모두 글로벌 RE100(재생에너지 100%)과 K-RE100에 가입해 실천하므로 에너지는 무시할 수 있는 위험에 속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세계 최대 리튬이온 배터리 제조업체로 2030년까지 100% 재생 가능 전기를 조달할 계획이다. 

LG전자 이사회는 지난해 RE100 이니셔티브 가입 신청을 승인했다. 2050년까지 사용 전략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RE100은 아직까지 선언적 의미가 커서 계획대로 실천할 가능성이 낮은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실천 의지마저 보이지 않는다면 서유럽 국가가 주도하는 기후변화라는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없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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