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급발진·화재사고 해결 ... 청와대 게시판 내부고발
요식적 윤리교육보다 이해관계자 상생 마인드 구축이

자동차 산업은 종합 산업이다. 부품 제조, 완성차 조립, 판매, 정비, 할부 금융, 보험 등 전후방 연관 산업을 가지고 있다. 지속적 첨단 기술의 개발과 성장이 이루어지는 산업이다. 전 세계는 환경, 연비, 안전 등의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내연 기관차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기차, 수소차 등으로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ㆍ수소차 투 트랙을 밟고 있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전략 오피스(GSO)를 신설해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모빌리티 서비스 관점에서 미래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사업화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GSO는 미래 모빌리티사업을 진두지휘하는 컨트롤타워 조직이다.  현대차그룹이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목적기반모빌리티(PBV), 로보틱스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에 투자를 강화했다.  정의선 회장의 경영전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차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센타2 엔진의 결함이 발생했다. 대규모 리콜사태를 경험했다. 자동차보다 더 기술 난이도가 높은 모빌리티 사업에서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현대차그룹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현대자그룹의 ESG 경영 현황 중 사회를 진단해 봤다. 

현대가는 창업주 정주영 회장에서 정몽구 회장을 거쳐 정의선 회장에 이르기 까지 3대 경영승계가 이루졌다.
현대가는 창업주 정주영 회장에서 정몽구 회장을 거쳐 정의선 회장에 이르기 까지 3대 경영승계가 이루졌다.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소송 12년 동안 지연
현대차는 성과급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지난해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성과급 논란이 대기업으로 옮겨 붙었다. 현대차에 논란이 불거졌다. 2020년 평균급여가 2019년 대비 800만원 감소했다. 2020년 임금협상에서 △기본급 동결 △성과급 150% △코로나 위기 극복 격려금 120만 원 등으로 합의해 2019년 체결한 △기본급 4만 원 인상 △성과급 150%+300만 원 조건보다 열악해졌다.
매출액 대비 줄어든 성과급 논란이 확산되자 지난해 3월 정 회장은 온라인 타운홀 미팅 진행을 앞두고 직원으로부터 사전 질문지를 받았다. 성과급 분배 기준 수립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직원은 노사협상에 따른 찬반투표가 아닌 △영업이익의 일정비율 분배 △연구직과 생산직의 다른 지급 기준을 요구했다.
3월 현대차·기아차 직원에게만 400만 원의 특별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해 제외된 계열사가 반발했다. 이후 현대모비스만 400만 원 지급 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가열됐다. 4월 인공지능(AI)을 연구하는 에어스컴퍼니 소속 직원 1인당 기본급의 700%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지급하면서 다른 계열사가 강하게 반발했다.
2018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참여연대·한국자동차산업중소협력업체피해자협의회 등은 현대차그룹이 직접 나서 1차 하청업체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해 협력업체의 기술탈취·단가 후려치기 등 불공정 거래를 하는 것을 근절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월27일 대법원은 소송한지 12년, 대법원에 계류된 지 6년 만에 현대차·기아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불법파견이라 결론을 내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라고 판결했다. 근로자 지위확인 소송을 낸 사내하청 노동자 479명 중 정년이 지났거나 유명을 달리한 노동자 등을 제외한 430명에 대해 불법파견을 인정한 것이다.
2018년 2월 현대차그룹 라운지에 현대모비스 소속 여직원이 2014년 기아차 재직시절부터 임원으로부터 스폰서 제의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성희롱 발언·폭언을 당했다는 폭로 글을 올렸다. 7월 담당 임원이 자진 퇴사했으나 1개월도 지나지 않아 다시 입사시켜 논란이 가열됐다. 2020년 현대모비스는 사업부 회식자리에서 술 게임·러브샷·음담패설 등이 발생해 전근대적인 회식문화로 비판을 받았다.

전기차 화재 관련 JTBC화면 캡처
전기차 화재 관련 JTBC화면 캡처

전기차 화재 제조사 입증책임 부담
10월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등 6개 계열사는 중소기업의 산재 근절을 지원하기 위해 공익법인 ‘산업안전상생재단’을 설립했다. 재단 설립 출연금으로 20억 원을 냈으며 운영비로 연간 50억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산업안전 전문가는 현대차그룹의 재단 설립 및 활동에 대해 중소기업이 아니라 내부부터 산재 예방을 철저하게 하라고 조언한다. 지난해 초 현대차 디자인센터에 근무하다 극단 선택을 한 직원의 유족은 상사 괴롭힘·집단 따돌림 때문이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산업재해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현대차가 2020·2022년 2회 작성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연도별 산재 피해자는 △2017년 210명 △2018년 286명 △2019년 377명 △2020년 351명 △2021년 424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3년 연속 증가하다가 2020년 소폭 감소한 이후 급증했다.  
10월 현대차·기아차는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총 5조2000억 원 규모의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생협력 프로그램은 손익 지원 3조5000억 원, 유동성 지원 1조6000억 원, 경쟁력 향상 지원 670억 원 등으로 구성됐다.
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현대차·기아차가 2012년 9월부터 2020년 6월까지 제작·판매한 차량 취급설명서에 비(非)순정부품 사용은 차량 성능을 저하시키며 고장을 유발한다며 기재한 것은 거짓·과장 광고라며 경고 조치했다.
7월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자동차 촉매제 행정처분 및 제조기준 검사 부적합 제품 현황에 따르면 현대모비스가 2018년부터 판매한 요소수가 포함됐다. 현대모비스는 일반 소비자에게 부적합 제품을 판매한 반면 현대차·기아차에는 정품 요소수를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드러난 자동차리콜센터 급발진 신고현황에 따르면 2017~2022년 7월까지 급발진 신고 건수는 총 201건으로 집계됐다. 결함이 인정된 사례는 단 1건도 없으며 현대차의 급발진 사고 비율은 95건인 47%를 차지했다. 
국내 자동차제조업체는 최근 들어 자주 발생되는 전기차(EV)의 급발진·화재 역시 차량결함이 아닌 소비자 과실로 치부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제조물책임법(PL법)에 따라 제조사에게 입증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과 달리 국내는 아직도 소비자가 결함의 원인을 밝혀내도록 요구하는 실정이다. 

청와대 게시판 내부고발 등장 '소통 부재'
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건설·현대글로비스·현대엔지니어링·현대위아 등 주요 계열사의 홈페이지 및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조사해 본 결과 ESG 경영을 교육하기 위해 개발한 교재는 1건도 없다. 
현대차의 ‘2022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살펴보면 일반·연구·법무직 직원 2만2000명을 대상으로 ESG 마인드셋 온라인 교육 및 인권·안전·환경·품질 온-오프라인 등 사내교육을 연간 7980시간 진행했다. 기아차는 ESG 개선과제 중 하나로 직장윤리·반부패 등 임직원 교육, 비윤리행위 제보건수 공시 등 윤리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연간 1인당 교육훈련 시간은 45.2시간이다. 2020년 인권경영 관련 교육을 실시했다. 2021년 주요 교육성과는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 교육, 주요 인권 이슈를 반영한 교육 콘텐츠 고도화, 인권경영 컴플라이언스 교육 등을 꼽았다.
현대글로비스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2회에 걸쳐 환경 목표 수립 및 개선 방법에 대한 교육을 실시했다. 2020년 공급망 윤리·환경 교육을 10회 진행했다. 윤리교육을 지원한 협력회사는 △2018년 190개 △2019년 212개 △2020년 242개에 달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2020년 성희롱 예방·직장 내 괴롭힘 방지·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각각 1시간 실시했으며 총 5800여명이 참여했다. 2020년 윤리준법교육은 5320명, 반부패 정책·절차 교육은 5320명이 받았으며 국내 사업장 4596명, 해외 사업장 724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현대차그룹 관련 민원으로 △영어말하기시험 주관사 부당지원 의혹 △현대그린푸드에서 왜 급식을 공급받아야 하는지 △현대엠엔소프트와 현대오토에버의 불공정 합병비율 개선 등이 게재됐다. 내부에서 문제를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았거나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민뭔을 제기해도 소용이 없다고 판단해 청와대에 내부고발을 단행한 것으로 판단된다.  
현대차그룹의 ‘2020년 사회공헌활동백서’에 따르면 지역사회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도록 지원했다. 세부 내역은 △긴급구호품 1000t 무상운송 △피해 성금 57억 원 기부 △임직원 헌혈캠페인에 2000여 명 참여 △중소 부품 협력사 긴급 자금 1조 원 지원 △판매대리점 운영자금 557억 원 지원 △ 3~5월 서비스 협력사에 가맹금 22억 원 지원 등이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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