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발 사업 확장보다 모빌리티산업 초점 친환경 자동차 산업군 구성
ESG 경영 구호 외치기 전 임직원 합심 실천방안 수립 절실  

백악기(白堊紀, Cretaceous period) 시대에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恐龍, Dinosaur)은 멸망했다. 현대차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을 두고 공룡으로 비유한다.  인류가 이 땅에 태어난 이후 생겨난 개인의 소유욕은 공유경제에 도전을 받고 있다. 공유경제는 재화를 여러 사람이 공유해 소비하는 협력적 소비(collative consumption)를 말한다.  2008년 하버드대 로렌스 레시그(Lawrence Lessig, 1961년 6월 3일 ~ ) 교수가 '공유경제'라는 용어를 창시했다.  자동차는 1913년 미국 포드자동차가 이른바 포디즘(Fordism)이라는 대량 생산시스템을 구축한 이후 일상생활의 이동 수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09년 자동차 공유업체인 우버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세계 곳곳에서 유사한 사업모델을 가진 기업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자동차도 소유 대신에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친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강화됐다. 전기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확대됐다. 공유경제도 덩달아 성장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전기자동차와 수소자동차에 대한 투자를 확대할 뿐만 아니라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산업에 미래의 성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현대차그룹의 ESG 경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車 내수시장 80%독점 ... 협력 ·하청 업체 갑질 여전

기업의 ESG(Environmental 환경ㆍCocial사회ㆍGovernance지배구조)경영 요구가 커지고 있다. ESG는 사회적책임( CSRㆍ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요구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진일보된 정책이다.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환경경영, 윤리경영, 사회공헌과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에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그에 따른 의사 결정 및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10월 14일 새수장으로 정의선 회장을 선임했다.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 명예회장에 이어 3세대 경영체제를 시작했다. 정의선 체재에서 사회적 책임경영을 요구하고 있다. 당장 대기업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목되는 일감 몰아주기와 갑질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 지배구조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세습이 아닌 전문 경영인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공정뉴스 2020.12.1. <[자동차 산업 公正]현대車 갑질에 멍든 부품사...정의선 공정경제 해결 과제>)

현대차그룹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종합평가 평가
현대차그룹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종합평가 평가

국정연은 팔기생태계 모델을 통해 ESG(환경·사회·커버넌스)가 기업의 생존을 위한 방편이 아닌 필수라는 점에서 기업의 관점에서 어려운 위험을 평가한다. ESG 경영을 추진함에 있어 제기되는 위험을 방치하면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 

현대차그룹의 중심은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이다. 거버넌스 영역을 보면 두 기업을 제외한 현대모비스·현대위아·현대캐피털 등은 ESG 경영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ESG 경영 대신에 지속 가능경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ESG 경영의 근간인 ESG 경영헌장을 제정한 계열사가 전무해 개선이 필요하다. 국가를 건국하면서 헌법을 제정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다. 투명경영위원회를 지속가능경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임무 부여나 권한 강화 등에 관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정의선 회장
정의선 회장

사회는 국내 대기업에서 사라지지 않은 악행 중 하나인 ‘갑’질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았으며 산업재해 급증에도 대책 마련은 오리무중(五里霧中)인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자동차의 1차 협력업체가 2·3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횡포를 부리지만 결국 책임은 원청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1980년부터 급증한 과로사나 각종 산재도 안전에 대한 투자가 부실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근로자의 안전과 건강 유지가 최우선 경영과제임에도 불필요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비순정부품을 사용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거짓·과장 광고 논란도 기본적인 경영전략이 부재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다. 

환경은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2019년 대비 16% 증가했으며 올해 10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한 오염물질을 흘려보낸 행위는 용인하기 어렵다.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강한 북미·유럽 등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은 환경보호에 관심을 가지지만 오히려 국내에서는 큰 고민을 하지 않는다.

대기든 수질이든 한번 오염되면 정화시키는 데 천문학적인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1991년 두산전자의 낙동강 페놀오염 사건 이후 낙동강을 수원지로 둔 대구광역시·경상북도·부산광역시 등에 거주하는 주민은 수십 년간 불안에 떨어야 했다. 두산그룹도 그룹 이미지가 추락해 끝내 전성기의 위상을 회복하지 못했다.

현대차 마인드셋 교육 다른 계열사 확장 필요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두 번째로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관리 가능한 위험을 평가한다. 일부 부족한 수준이지만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심하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위험을 찾아내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 중 투명성은 일부 문제가 있음에도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차와 기아차 등 상장기업은 경영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기아차 노조가 정년퇴직자 및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적으로 생산직에 채용해 달라고 요구해 비판을 받았다.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설립된 노조가 경영권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재인정부는 공공기관에 노동이사제를 도입했으며 12월 초 강원랜드가 시장형 공기업 중 처음으로 노동이사를 선임했다. 노동전문가는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가한다고 투명경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사회는 의사소통 중 ESG 경영 교육은 부족하지만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평가했다. 주요 계열사 모두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경영을 교육시킬 교재를 확보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ESG 마인드셋 온라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 확산시키면 되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부터 인권경영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현대글로비스도 공급망, 윤리·환경교육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경박단소(輕薄短小·가볍고, 얇고, 짧고, 작은)보다 중후장대(重厚長大·무겁고, 두껍고, 길고, 무거운)산업에 속하는 기업이 많아 남성 위주의 기업문화(Corporate Culture)가 형성돼 있다. 

한국의 경제구조가 저임금과 남성 노동력이 필요한 제조업에서 고임과 여성 노동력을 요구하는 서비스산업으로 고도화되면서 현대차그룹도 투박한 남성문화보다는 섬세한 여성문화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0년부터 성희롱 예방 교육을 도입했다. 

환경은 올해 현대차 등 주요 계열사가 글로벌 재생에너지 100%(RE100)와 한국형 재생에너지 100%(K-RE100)에 가입하는 등 환경경영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있지만 아직 완성도는 떨어진다. 현대차는 2045년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대부분의 계열사도 비슷한 계획을 정립해 실천 중이다. 

 

ESG 경영헌장 제정부터 시작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세 번째로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한다. 평가 대상 기업이 나름 체계적으로 ESG 경영목표를 수립해 실천하고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평가 및 보완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에서 제도운영 측면에서 평가하면 기아차가 ‘2022 K-ESG 경영대상’을 수상했다고 홍보 중이지만 한국 기업의 ESG 경영 수준을 감안하면 개선 여지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기아차도 ESG 경영헌장조차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 국내 대기업이 윤리경영을 도입하며 윤리경영헌장을 제정한 것처럼 ESG 경영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ESG 경영헌장을 수립해야 한다. ‘아무리 바빠도 바늘허리에 실 못 꿰어 쓴다’는 속담처럼 ESG 경영도 목표달성만 강조하는 것만으로 완성할 수 없다. 

사회는 계열사의 특별격려금 지급을 차별한다는 논란이 제기됐지만 성과급은 실적에 따라 지급하는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므로 큰 문제가 없다. 3월 그룹 계열사 중 현대차·기아차만 특별격려금을 지급해 다른 계열사가 반발했지만 억지에 불과하다. 

계열사 차별 논란은 국내 대기업이 소비재부터 방위산업까지 문어발처럼 사업을 확장한 업보(業報)로 봐야 한다. 수십 혹은 수백 개에 달하는 계열사를 보유한 대기업 회장은 계열사와 대표이사의 이름조차 전부 기억하기 어렵다. 현대차그룹도 계열사를 대폭 정리해 모빌리티산업 위주로 재편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환경은 현대모비스가 미래세대와 지구를 위한 친환경 전환을 선언했고 현대차그룹이 한화큐셀과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합의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현대건설은 2017~2019년 60MW급 해상풍력 실증단지 건설에 참여하며 친환경 경영을 강화했다.

기아차는 2019년부터 슬로바키아 공장의 RE100을 달성했을 정도로 해외 공장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6월 환경경영 정책을 제정해 7가지 실천과제를 이행하고 있다. 2008년부터 대학생을 대상으로 ‘해피무브 더 그린 발대식’을 시작해 누적 1만 명의 단원을 배출했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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