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 주도로 감사 역할 정상화 추진 필요
이해관계자와 협력 동반성장 체계 구축해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2일 경기 이천시 SKMS연구소에서 열린 ‘2021 CEO세미나’에서 폐막 스피치를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최대 화두이다. 비재무적인 ESG가 기업의 지속성장가능성을 재는 잣대가 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ESG 경영 도입이 움직임이 활발하다. ESG 경영을 통해 잠재 리스크를 파악하는 동시에 재무 지표를 뛰어넘는 무형 자산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기업들 마다 ESG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자료를 쏟아내고 있다. 무뉘 뿐인 ESG위싱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SK의 ESG 경영 현황을 살펴본다.

섬유·정유·통신을 주력으로 성장한 SK그룹은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해 재계 서열 3위의 위상이 굳건해졌다. 산업의 디지털화가 진전되면서 반도체산업의 장기 호황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SK는 여세를 몰아 배터리·바이오·친환경 등에 대한 투자와 인수합병(M&A)을 과감하게 추진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과욕을 부리면서 계열사 곳곳에서 파열음이 들리고 있다. 배터리사업에 뛰어든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비밀을 침해해 배상금을 지급했다. 폐기물 처리·태양광발전 등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중소업체를 M&A하면서 업종침해 및 문어발 확장 논란도 초래되고 있다. 

SK의 ESG 경영 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SK의 ESG 경영 현황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봤다.

감사 역량 부족... 오너 리스크 재생산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가장 먼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위험을 평가한다. ESG 경영을 추진함에 있어 제기되는 위험을 방치할 경우에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할 수 있는 지표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선 거버넌스 영역을 보면  ESG 경영을 아직 윤리경영 수준에서 파악해 ESG 경영헌장을 제정한 계열사가 1개도 없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거버넌스 스토리 워크숍’을 챙길 정도로 ESG 경영을 활발하게 펼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계열사 중 상장사의 이사회 구성이나 사외이사 위촉은 제도에 어긋남이 없이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감사는 제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다고 평가할 수 있다. 2003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관련 내부고발이 내부에서 해결되지 않고 수사기관으로 흘러들어간 것과 2011년 SK 계열사 18개가 베넥스인베스먼트에 투자한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최태원·최재원 형제가 기소된 것이 대표적인 감사 오작동 사례다.

국내 대기업에 소속된 감사 대부분이 오너의 독단경영을 감시하거나 견제할 역량이 없지만 유독 SK에서 유사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감사의 독립성을 최대한 보장하는 것이 준법경영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최 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최근 SK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주력사업인 섬유와 정유는 대표적인 환경파괴 사업 중 하나다. 섬유의 원료가 석유에서 출발하고 유전개발은 환경을 회복 불가능할 수준으로 파괴하기 때문이다. 

화학섬유는 100년이 지나도 썩지 않기 때문에 각종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소각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파타고니아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며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로 옷을 생산해 단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정유도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SKE&S의 오스트레일리아 바로사 가스전 개발 홍보가 ‘그린워싱’이라고 비판을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SK텔레콤이 영위하는 통신사업도 유해 전자파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신사 기지국과 중계기에서 발생되는 전자파는 임산부의 유산·기형아 출산과 두통·어지러움·기억력 감퇴·집중력 저하·수면 장애·환각·환청 등 신체적 이상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많다. 

특히 영국 등 유럽국가 전문가는 5G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할 뿐만 아니라 꿀벌도 죽인다고 주장한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는 식량 부족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5G 전자파는 처음부터 군사용 무기로 개발됐으며 28Ghz 이상 고주파는 인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 사태는 디지털사회에서 발생 가능한 사고

거버넌스 중 리더십은 일부 문제가 있음에도 관리 가능한 위험에 속한다. 최 회장이 ESG 경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피력하며 주요 계열사도 지속 가능경영에 대한 계획을 수립해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SK는 대기업 중 전문경영인에게 계열사 경영권을 가장 많이 위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직원의 평균 연봉은 매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도 적은 편이다. SK는 M&A로 계열사를 확보해 성장하면서 그룹에 대한 직원의 충성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기준 SK네트웍스 직원의 이직률은 12.2%로 높아 우려스럽다. 

사회의 가치존중은 임직원 복지·사회공헌프로그램·상품 안전&품질 등을 평가한다. 10월 이른바 ‘카카오 대란’이 SKC&C의 데이터센터에서 발생했지만 무조건 비난만 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컴퓨터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디지털사회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SK는 삼성그룹과 달리 노조를 인정하며 임직원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SK하이닉스에서 성과급 논란이 불거졌을 때도 최 회장까지 나서 해결을 독려했을 정도다. 하지만 다른 대기업과 마찬가지로 공급망 직원의 복지에 대한 고려는 적다. SK쉴더스가 꼼수 연간도급계약서를 작성한 것이 대표 사례에 속한다. 

의사소통은 ESG 경영 교육을 진행하는지와 이해관계자 소통 정도를 평가한다. 임직원의 ESG 경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ESG 학습 과정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SK이노베이션·SK케미컬은 윤리교육을 강화해 사회적 책임에 대한 인식을 제고한다. 

SK하이닉스는 협력사와 동반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는 43년 동안 회장이 직접 신입사원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우리나라 대기업은 오너의 독단·불통경영이 강했지만 3세 경영으로 넘어가며 변하고 있으며 SK가 가장 먼저 실천했다고 볼 수 있다. 

SK(주)는 미국과 베트남에서 태양광발전소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신재생에너지가 친환경적인지는 논쟁의 소지가 적지 않다.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기 위해 산림과 농지를 대규모로 파괴하며 수명이 다한 태양광패널이 환경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환경규제가 엄격한 선진국보다 규제하지 않는 후진국에서 사업을 벌일 경우 환경파괴 위험은 더 커진다.

2012년 8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최 회장 등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징역형이 산고됐다. 이듬해 3월 최 회장은 징역 4년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은  2008년 말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1,000억 원의 펀드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497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반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최 회장은 선고 직후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자료사진
2012년 8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원범 부장판사) 심리로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최 회장 등에 대한 속행공판에서 징역형이 산고됐다. 이듬해 3월 최 회장은 징역 4년 실형이 선고돼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은 2008년 말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1,000억 원의 펀드자금을 출자하는 과정에서 497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았다. 반면,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최 회장은 선고 직후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자료사진

태양광발전소 환경파괴 논란 극복

환경에서 에너지는 SK텔레콤·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가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100%(RE100)와 한국형 RE100(K-RE100)에 가입했다. K-RE100은 2021년부터 시행되고 있으며 기업의 자발적인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진하고 국내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됐다. 

SK아이테크놀로지는 2050년이 아니라 2030년까지 RE100을 달성할 계획을 수립했다. SK디엔디는 제주와 충남 지역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하며 중소기업 업종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초래되고 있으나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의무 비중을 늘리면서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가격이 급등해 태양광발전소는 채산성이 높아졌다. 태양광발전소는 문재인정부가 적극 추진한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핵심이지만 농지와 산림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며 환경을 파괴하는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SKC는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 및 젓는 막대, 일회용 봉투 및 쇼핑백 등 일회용품의 사용이 금지됐다. 불필요한 자원 낭비를 예방하고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한 목적이다. 폐플라스틱의 재생은 아주 중요한 환경 과제로 적극 추진돼야 한다.

SK이노베이션은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정유·화학사업을 보완하기 위해 중대형 배터리사업과 소재사업에도 진출했다. 제품의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영향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인 탄소발자국 측정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개발해 운영 중이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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