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군사 훈련 모습 @뉴시스
한국군 군사 훈련 모습 @뉴시스

오합지졸(烏合之卒)군대를 당나라 군대라고 한다. 전쟁에서 강한 공격도 못해 보고 패배만 하는 군대를 비유하는 말이다. 요즘 우리 군대를 보면 당나라 군대를 닮아간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역사상 모든 전쟁은 일선 소대장과 중대장, 부사관 등 초급 간부 자질의 격차에서 승패가 갈렸다. 이들의 사기가 엉망이면 아무리 많은 병사도 오합지졸이다. 1000억원짜리 스텔스기도, 1조원짜리 이지스함도 무용지물이다. ‘병 복무 기간 단축’ ‘병사 월급 200만원’ 같은 포퓰리즘 정책이 아니라, 초급 간부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사기를 높이는 것이 국방 개혁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하는 이유다." 2023.6.12. 조선일보 <[사설] 열악한 처우, 꺽인 사기, 軍 초급 간부 무너지면 안보 흔들린다>

조선일보 분석에 동의한다. 하지만 너무 좁은 시각으로 분석되었다고 판단된다.  군의 사기를 돈 관련 급여 체계로만 분석하고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다. 

국방 개혁은 장병 스스로가 국가에 대한 책임감을 수행하기 위해서 극기를 통한 자긍심, 극한 상황의 어려움을 극복한 성취감, 부하 및 동료 간의 일체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물질적 관점에서 군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그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는 해법이 될 수 없다. 

군의 문제점은 군 스스로 문제점을 인식해서 적극적으로 초급간부 처우개선 등을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현재 군의 지휘관들이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강한 실행 의지가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군은 1945년 광복 후 한국전쟁·베트남전쟁·이라크전쟁 등 굵직한 전쟁에 참전해 성장했다. 전 세계 최강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 군은 당나라 군대로 비유될 만큼 오합지졸이다. 이는 70년 동안 지속된 타성 때문. 

타성에 젖은 군대는 개선할 점이 많다. 지금은 어느 한 부분을 개선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해 있다. 따라서 상식을 초월하는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평소 핸드폰을 자주 패치 하다가 최초와 같은 제 기능 발휘가 곤란할 때 불편하지만 모든 것을 지우고  '공장 초기화'를 하듯이 우리군도 군대다운 군대가 되기 위해서는 군대를 초기화 하여 국민이 원하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의 군대로 새로 태어나야 한다.

군을 이렇게 만든 것은 지휘관들이다. 군은 고급 지휘관을 육성하기 위해 막대한 노력과 예산을 투입하여 수 만명의 생명을 책임지는 고도의 윤리의식과 날카로운 판단력을 행사하는 지휘관이란 직책을 부여하고 막대한 권한을 주었다. 이런 지휘관들이 군 관련 모든 문제에 대해 이 스스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어도 하지 않고 진급만을 위해 소신 있는 행동을 회피하고 있다면 군대의 미래는 기대할 것이 없다. 그 결과 안전하게 부대 관리에만 집중하고 출세지향형 장교들이 결국 오늘날과 같은 당나라 군대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당장 문제를 해결한다고 해서 초급간부 처우를 개선하고 첨단 무기체계가 도입된다고 해도, 내 부하가 입은 방탄복이 총탄이 뚫리는 것을 방관하고 있는 지휘관이 있는 한 국민은 이 같은 군대에 자신들의 보물 같은 자식을 보내려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군 지휘관들이 군대 운영을 투명하게하고 자긍심이 넘쳐나도록 군대를 지휘할 때 군대는 스스로 개혁을 할 것이며 국방이 튼튼해 져서 내 나라의 평화를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 군은 병력 자원 감소로 작고 강한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 국방의 과학화를 절실하게 요구받고 있다.

군의 과학화를 위해 군은 많은 교육기관이 있는데 각 군의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육군·해군·공군대학이 있다. 문제는 3개 대학 모두 교육부 정식 인가를 받은 대학이 아니고 학생을 교육시키는 교관도 교육부에 등록된 교수가 아니고 부대에서 자체 교관으로 임명된 장교로서 교육 전문가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각 대학에서 가르치는 교육의 질과 수준차이가 크며 특히 구호로는 정보화, 과학화를 외치고 있으나 최첨단기술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없어 한마디로 대한민국 군대는 기술 전문 인력이 부족해서 첨단기술을 적용할 수 없는 상태다. 

대표적인 사례는 현 정부의 국방개혁 4.0이다. 사이버전·인공지능·빅데이터·사물인터넷·로봇을 군에 도입해 군을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을 하겠다는 계획인데 이런 분야에 대해 정식으로 교육받은 인원들이 없으니 어떻게 첨단기술을 군에 적용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 체계적인 과학기술관련 교육시스템이 준비되지 않는 한 군의 개혁은 구호로서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교육은 첨단 무기처럼 돈으로 쉽게 구매할 수 없다. 전문가에 의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서만 우수한 인재를 육성할 수 있으며 우수한 인재가 없으면 미래 전쟁에서는 전투력 발휘가 곤란하다. 따라서 군은 미래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첨단무기체계 구입에 투입하는 예산과 준하는 교육체계 개선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최첨단 교육을 시킬 수 있는 교육시설 구축과 함께 우수인력을 교육할 수 있는 전문가를 확보해야만 미래 전에 대비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군을 볼 때 대한민국 군대가 어쩌다 이지경이 됐을까 하고 반성을 해보면 해방 후 일본의 도제식 상명하복의 군사 문화가 70년 동안 뿌리를 내렸는데 어떤 누구도 70년 동안 미래 준비를 위해 첨단 과학기술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상급자에게 건의하는 자가 없고 오직 위에서 시키는 대로 따라만 하는 군대로 타성이 젖어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 변화를 시도하려는 소신 있는 군인들은 상급자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한다고 하여 진급에서 배제되어 대부분 군대에서 그들의 꿈을 펴지 못하고 군을 떠나야만 하였고 침묵하고 방관한 자들만 남아 군을 지키고 있는 결과가 오늘날 대한민국 군대를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타성을 젖은 방관자들을 개선시키는 방법은 핸드폰이 문제가 계속 발생되면 공장 초기화를 통해 처음 출시되었던 시기로 되돌리는 것처럼 군대 관련 모든 것을 처음부터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는 “군대 초기화” 라는 조치를 취해, 완전히 새로운 군대로 태어나는 것이다.

주한미군 훈련 장면
주한미군 훈련 장면

대한민국 군대가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일은 매우 많다. 그러나 우리에게 주한미군이란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는 미국 군대가 한반도에 함께 하고있으니 미군의 군대 제도를 벤치마킹하여 한국군에 적용한다면 빠르고 효과적으로 강군을 만들 수 있다.

미군은 1945년 해방이후 한국전쟁을 비롯해 베트남전쟁, 이라크전쟁 등을 통해 전투감각을 유지하면서 강군으로의 변화를 지속해왔다. 따라서 주한 미군을 벤치마킹한 학습은 우리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다.

필자는 1988년 한미연합사에 보직되어 근무를 한적 있다. 똑 같은 군복은 입고 군 생활을 하는 미군을 보면서 왜 한국군은 미군과 같은 군 생활을 할 수 없는 가? 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연구 하면서 군인관이 바뀌었으며 연구를 통해 미군은 어떻게 모병을 하고 어떻게 신병 훈련과 주특기 교육을 시키는 것에 대해 그 방법을 깨닫게 되었다.

연구를 통해 깨달은 것은 미국 군대는 장병 한명 한명을 전투에 필요한 매우 소중한 자산·자원으로 생각해서 입대 전에서 부터 제대 후 까지 모든 과정에 대한 것을 컴퓨터를 이용한 정보체계를 통해 철저하게 준비하고 기록하고 관리하면서 정보화를 통해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개인들의 능력을 가시화 하여 선의 경쟁을 통해 강군으로 발전해 왔다.

유영원의 군사세계 캡처매래전에 대비한 미군의 첨단 장비 @유영원의 군사세계 캡처 
매래전에 대비한 미군의 첨단 장비 @조선일보 '유영원의 군사세계' 캡처 

미군은 군 복무 과정을 통해 사회에서 배울 수 없었던 다양한 첨단 교육과 경험을 축적하고 전역 후 군대에서 얻은 교육과 경험을 사회로 환원 시키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한마디로 군대는 국가가 필요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군대 운영개념은 군대에 입대하면 전역 이후의 삶까지 책임지는 군의 시스템이 강군을 만들었다고 판단된다.

결론적으로 현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복무기간 단축, 병사 급여 200만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군처럼 국가가 전역 이후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어야만 대한민국 국군도 강군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군대 문제를 하나씩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군대를 초기화시킨 후 완전히 새로운 군대로 탄생될 수 있도록 모병, 신병교육, 주특기, 자대근무, 전역 후 삶 등을 포함하여 새로운 개념의 군대로의 탄생을 추진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지휘관의 등장을 기대한다.

김 관 호 KIM KWAN HO·군사전문칼럼리스트

육사 35기로 임관,  38년 간 통신장교로  복무했다.

육군·국방부의 통신·정보화 분야 자문위원을 역임했다.

한국군·미군 통신체계에 대한 교리적 연구를 바탕으로 한국군의 C4I체계·사이버 분야 전문가로 활동했다.

한양대(통신공학 석사)·아주대(C41석사·NCW박사과정 수료)를 나와 현재 백선엽 장군이 설립한 육군 발전협회 사이버 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한국군 최초 EW장비 시연(1979) / 육군본부 유선(EMD)·무선(MOTORORA) 영사·엠프 중대장 / 격자통신체계운용(美 MSE:韓 SPIDER) / C41체계(美 ABCS/TACCIMS/CENTRIX-K: 한 KJCCS/ATCIS)개발·운용·평가/ 韓美 통신 구조연동 담당(주파수) / 과학화훈련(美國 NTC/White Sands Missile  Range: 韓國 KCTC) / 美 PACOM /DISA/CENTCOM JITC JIEO /NETCOM 방문 /  미 육군,해병대 통신학교 /정보학교 웨스트포인트 방문 / DISAIC·TRW·Raytheon·Harris ·Northrop Grumman ATT ·CISCO / 캐나다 NoVatel·Ultra Electronics·Senstar 방문 /美·英·캐나다·日·印 AFCEA/AUSA/·INFO/ MILCOM 전시회 참가 / 美 레드우드 컴퓨터 체계관리·뉴욕주립대(SUNY) 정보관리 과정 이수 /陸軍 최초 디지털 부대·병영 신지식인·참군인상·화상회의 운영(2001년) / 한국군 최초 대대급 인터넷 도입·설치 / 주한미군이전사업단 C4I팀장/ SUSLAK-SI 인가 /신기술 및 장비소개 (Ad-Hoc무전기, TROPO, HBSS,CPOF, FBCB2, GAST) / DIACAP, EMP, SonarDyne, AVERT, ScanCAD, Sherlock, PicoCast, Digima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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