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량 폭주에 "식사까지 거르고 배달"
라이더 수급에 “배달료 인상” 고개든다.
“태풍·추석”으로 배달 물량 더 많아질 것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가운데 배달업계가 폭주하는 주문량을 감당할 수 없어 라이더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의 2차 확산 조짐이 예상된 가운데 최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시행했다. 이에 따라 매장에서 취식이 금지됐고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하게 됐다. 이에 중국집이나 치킨집 외에도 유명 맛집이나 백화점까지 배달주문을 받고 있는 상태다.

또한 비대면 쇼핑인 인터넷 쇼핑이 늘어나면서 이마트몰이나 마켓컬리 등 온라인 쇼핑몰의 물건들은 몇 시간도 못가서 동이 나고 있다. 업체들은 배송지연을 막으려 애쓰고 있지만 주문량이 많아 배달 라이더 확보가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라이더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라이더의 연봉이 ‘억대 연봉’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배달 전문업체 쿠팡이츠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강남구에서 활동한 한 라이더의 경우 최고 일급인 47만1000원을 받았다. 이를 주 5일로 환산할 경우 연봉 1억1200만원을 버는 것이다. 이는 대기업 연봉 부럽지 않은 금액이다. 이날 해당라이더는 57건을 배달했다. 평균 건당 8200원 꼴이다. 해당 라이더뿐 아니라 서초, 강남, 송파 등 지역에서 일한 다른 라이더들도 많게는 31만원~46만원까지 수익을 올렸다.

라이더들은 배달물량 급증에 끼니까지 거르며 배달에 나서고 있다. 또한 시간에 쫓기다보니 과속을 하거나 신호를 지키지 않는 등 라이더들의 안전에도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사진=쿠팡이츠 배달원모집 구글독스 공고문]
[사진=쿠팡이츠 배달원모집 구글독스 공고문]

지난달 31일 서울 배달앱 '띵동'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던 30일을 포함한 주말(29일~30일)의 주문건수가 이전 주말(22일~23일)보다 33%급증했다.

강남·서초구를 중심으로 배달하는 라이더A씨는 “전날보다 10건 더 받았다.”라며 “오전 11시부터 밤 11시까지 일했는데 어제는 음식도 음식이지만 주류 배달이 특히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밖에서 술을 못 먹으니까 음식 배달을 시키면서 술도 같이 주문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륜차 배송기사들로 이루어진 라이더 유니온의 한 관계자는 “보통 하루 10시간 일하면서 30~40건씩 배달하는데, 거리두기 강화 후 배달량이 늘어난 건 맞다”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궁지에 몰려 배달에 뛰어든 이들도 많다 보니 ‘주문 많을 때 벌어놔야 한다’는 생각으로 식사까지 거르면서 콜을 최대한 많이 받는 기사들도 있다.”고 밝혔다.

배달앱 운영사나 라이더 파견 업체들은 라이더 추가 모집 등을 통해 '배달 대란'을 방어하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다.

[사진=배민로고]
[사진=배민로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배달수수료 인상의 움직임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배달대행업체 1위인 ‘생각대로’는 지난달 10일 강남에 이어 강북까지 배달료를 기존 3000원에서 3500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경쟁사인 ‘바로고’도 배달수수료를 인상하거나 인상지역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배달료 인상은 ‘소비자 부담’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배달대행업계 입장에서는 라이더를 잡아두려면 배달료 인상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태풍과 추석으로 인한 명절배송물량 증가다. 이에 배송물량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요기요,배민라이더 등 배송업체들은 대책마련에 고심 중이다.

배민라이더는 앞서 지난 3월 라이더의 과로 예방차원에서 2060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2060이란 전업라이더의 경우 주당 일하는 시간을 60시간, 아르바이트의 경우 20시간으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배민 측은 현재 라이더의 확보가 어려운 가운데 2060 정책을 유연하게 운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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