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해 보겠다고 다짐한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 당해
제주도, 취소된 간호인력 백신접종센터에 우선 채용약속

[사진=KBS제주 뉴스화면 캡쳐]
[사진=KBS제주 뉴스화면 캡쳐]

제주도가 코로나19 제주생활센터에서 근무할 간호사 8명을 모집했다가 출근 이틀을 앞두고 전화 한통으로 채용을 취소한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제주도는 지난해 말 크고 작은 연쇄 감염이 잇따르며 확진자수가 400명 이상 폭증했다.

도내의 거점병원 3곳의 음압병상 가동율도 70%이상 치솟았다.

이에 제주시는 지난달 30일 병상부족사태를 대비해 코로나19 무증상·경증 환자들을 위한 생활치료센터를 개설했다.

제주 지역 1호 생활치료센터는 2백 병상 규모로 꾸려졌으나 올해들어 확진자 수가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최근에는 하루 확진자가 0명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제주시는 시설관리를 맡은 2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파견된 55명의 의료진과 행정인력도 모두 제자리로 복귀시켰다.

문제는 제주도가 센터운영을 위해 4개월 단기계약직으로 다른 지역 출신2명을 포함한 8명의 간호사를 채용하기로 했으나 센터가 문을 닫게 되면서 채용이 없던 일이 된 것이다.

제주도는 채용된 간호사 8명에게 출근 이틀 전에 전화로 채용취소 통보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주시의 채용과정에 대한 갑질 논란이 일었다.

지난 25일 채용 예정이였던 간호사 A씨는 제주도청 홈페이지 ‘제주자치도에 바란다’게시판에 이러한 사실을 폭로했다.

A씨는 게시글에서 “지난달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의료인력이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접하고 단기간이라도 가서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지원을 결심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4개월간 생활치료센터 숙소에서 숙식하며 나오지 못한다는 안내에도 수긍하고 아이들과 주변 사람들에게 자질구레한 일들을 인수인계하는 등 주변 정리까지 끝냈다”라고 했다.

정상대로라면 A씨는 지난 13일부터 4개월간 제1 생활치료센터에서 근무할 예정이였다.

11일 제주시는 A씨를 비롯한 채용예정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센터를 대폭 축소해 운영하기로 결정했으니 채용 자체가 불필요해졌다며 출근하지 말라고 통보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근로계약서 서명은 첫 출근 날 하기로 구두 합의한 상황이라 아직 정식으로 채용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는 일방적인 계약 해지 통보나 다름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계약 체결에 필요한 서류는 다 받아서 진행해 놓고 해지는 전화 한 통으로 끝내는 건 어떤 정책인지, 제가 마음먹고 봉사해 보겠다고 다짐했던 진심까지 완전 묵사발 당한 기분”이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A씨는 “차라리 다른 지역처럼 아르바이트로 구하던지, 어떻게 해서 일을 이렇게밖에 처리하지 못한 건지 해명해달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불편하게 해드려 정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제주시는 올들어 확진자 수 감소와 생활치료센터에서 치료받던 확진자들도 이달 초 모두 퇴원하면서 시설을 가동 할 수 없게 돼 채용을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이이 제주시는 이번에 채용 취소된 간호사들에 대해 선별진료소나 올해 말까지 운영 예정인 백신접종센터 등에 우선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