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유통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 재구성 추진
‘갑’질과 사회적 책임 논란이 빈발해 그룹 위상 추락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기업가로서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 채, 기업과 조직원에게만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롯데가 유통기업에서 사업다각화를 나섰다.  지난 1월 12일 상반기 벨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서 올해 사업방향을 결정했다. 신사업은 △모빌리티 △헬스앤웰니스 △지속 가능성 △뉴라이프 플랫폼으로 4가지.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제과·유통을 넘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할 방침이다.  문제는 롯데의 기업의 지표가 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지수가  다른 대기업보다 낮다. 공정뉴스는 롯데그룹의 ESG현황을 진단하기 위해 홈페이지, 국가정보전략연구소(국정연) 데이터베이스(DB), 국정감사·감사원·사법기관 자료, 각종 제보 등을 참조했다.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며 개발된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을 적용해 롯데그룹의 ESG 경영 현황 중 사회를 진단한다. 

신동빈 롯데그룹
신동빈 롯데그룹

'롯데그룹 직원 처우를 고발합니다' 靑 청원

롯데그룹은 성과급 논란의 중심에 있다. 2019년 롯데그룹의 계열사 직원이 계열사 성과급 지급에 불만을 품고 블라인드 게시판에 글이 올라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롯데그룹의 직원 처우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도 올라왔다.

직원의 불만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롯데쇼핑의 직원 핸드폰 검사 △롯데정보통신 직원 강제 출근 및 강제 야근 △롯데하이마트 직원 퇴근키 사용 후 연장근로 △롯데마트 강제 연차 출근 요구 △세븐일레븐 편의점 9000개 경영주에 도시락 강제구매 요구 △롯데지주의 성과급 400% 몰아주기 등으로 다양하다. 

그룹의 지주회사인 롯데지주는 특별한 성과가 없다.  롯데백화점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받는 것도 계열사 직원의 불만이다.

2021년 5월 블라인드에 올라온 만평
2021년 5월 블라인드에 올라온 만평

2018년 성과급은 △롯데지주 400% △롯데백화점 400% △롯데케미칼 380% △롯데면세점 200% △롯데건설 175% △롯데렌탈 140% △롯데칠성 120% △롯데푸드 100% △롯데제과 90% 등으로 조사됐다.

롯데주류는 실적이 저조해 성과급을 따로 지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9년 초 격려금 차원에 5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롯데마트, 롯데호텔, 글로벌로지스틱스 역시 격려금으로 30만원이 정해졌다. 2021년 초 롯데백화점은 평가보상제도 도입을 통해 성과에 따라 기본급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동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사평가와 연봉등급을 연동해 임금을 지급하고 있다. 매달 나눠 받는 업적가급은 전체 직원 중 하위 10%의 기본급을 3%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신동빈 2022년 급상여 203억원 추정...저성과자 기본금 삭감 반발

오너의 리더십도 지적됐다.  신 회장은  유통업계 오너일가 중에 연봉 킹이다. 2022년 상반기(1~6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 롯데쇼핑 등에서 급상여로 101억5000만원을 받았다.  (2022.8.발표). 하반기에도 같은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고 치면 203억원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오너는 고액을 챙긴데 반해, 고액 연봉의 저성과자에는 기본급 삭감이라는 정책을 추진해 이율배반이라는 직원들에 반발을 사고 있다.  무엇보다 신 회장은 '박근혜ㆍ최순실의 국정농단'에 연루되어 기업의 신뢰를 추락시킨 바 있다.

롯데그롭민주노조협의회는 2021년 7월에△롯데그룹 계열사 우수기업 선정 철회 △롯데쇼핑 노조 동탑산업훈장 수훈 철회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다. 고용노동부가 롯데쇼핑노동조합에 상생 노사문화를 확립했다며 훈장을 수여한 것을 불합리하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다.

이뿐 아니다. 갑질도 논란이다. 2018년 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는 국회에서 롯데 ‘갑’질 피해를 호소하는 업체 대표자들과 기자회견을 열었다. 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상사 납품업체·롯데건설 하청업체·롯데백화점 입점업체들로 구성됐으며 이들은 롯데로부터 수년간 다양한 형태의 횡포를 겪었다고 주장했다.

‘갑’질의 유형은 △원가 인하 납품 요구 △물류비·인건비 떠넘기기 △납품업체 몰래 판매수수료 과다 책정 및 징수 △중소기업 합작회사 설립 제안 및 비용 떠넘기기 △백화점 입점 매장 계약기간 전 강제 철수 △동반성장팀의 회유 △롯데백화점 횡포 1인시위에 명예훼손 고소 등이다. 

지난해 초 롯데쇼핑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에서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가 환불을 요청한 뒤 판매자로부터 연락금지, 고소 협박을 받은 사건이 터졌다. 운영사인 롯데온의 판매자 관리 소홀에 대해 소비자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

2019년 11월 공정거래위원회는 롯데쇼핑(주)에 대해 불공정행위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411억8500만 원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의 마트 부문이 △서면약정 없는 판촉비용 전가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 △프라이빗 브랜드(PB)상품 개발 컨설팅 비용 전가 △세절비용 전가 △저가매입 등 5가지 불법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2020년 롯데마트는 예비 안내견의 출입을 금지시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공식 사과문을 게시하고 오프라인 전 지점에 안내견의 출입이 가능하다는 안내문을 부착했지만 사과문의 진정성에 대해 의심하는 국민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수년간 허위 전표를 만들어 공금을 횡령한 직원에 대해 면직 조치했다. 주류하이퍼팀 직원이 폭언 및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 등을 자행해 정직 5개월 처분을 내렸지만 정작 피해자는 퇴사하는 상황을 초래했다. 

롯데그룹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사회 평가
롯데그룹의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 모델-사회 평가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조사 중인 롯데건설

2021년 7월 신 회장은 2021 하반기 사장단회의에서 안전 대비 및 관리를 철저히 하라고 주문했다. 롯데지주는 그룹 안전관리 혁신방안을 발표하고 대표 직속의 안전관리사무국을 신설했다. 또한 2021년 3분기 내 모든 계열사에 안전관리조직을 신설·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초 기준 롯데그룹의 전 계열사 90% 이상이 안전 전담조직을 구성했다. 롯데건설은 동년 12월 안전보건조직을 안전보건운영팀·예방진단팀·교육훈련팀 등 3개 팀으로 확대 개편하고 대표이사 직속 안전보건경영실로 격상시켰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사업장 위험요소 개선을 위한 안전119제도를 제정했으며 회사·지주사·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3-Step 안전진단, 안전관리 전용 프로그램 롯데안전관리시스템을 도입·운영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제과는 국제표준 ISO 45001 안전보건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는 2022년 1월 중대재채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 관리, 컴플라이언스 등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대비에 나섰다. @사진은 과거 롯데월드타워 건설 현장에 방문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는 2022년 1월 중대재채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안전 관리, 컴플라이언스 등 리스크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대비에 나섰다. @사진은 과거 롯데월드타워 건설 현장에 방문했던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롯데케미칼은 안전 환경 리스크 대응력을 키우기 위해 안전관리시스템 및 설비 예비 정비시스템을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안전·환경 전문가 2배 확대 및 안전·환경 부문에 3년간 5000억 원을 투자한다.
3일 고용노동부는 롯데건설 공사 현장의 사망사고와 관련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30일 경기도 용인시 소재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1명 사망, 10월19일 충남 예산군 소재 발전소 공사 현장에서 1명 사망 등 산재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사망재해 발생 등 예방조치 의무 위반사업장이 1243곳에 달한다. 롯데건설은 4년 연속 위반 사업장 명단에 이름을 올려 시공능력 100위 내 기업 중 하나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지난해 11월 롯데제과는 만화영화 짱구 캐릭터를 갖고 싶어 제품을 구매했으나 캐릭터 스티커가 없어 민원 제기한 고객에게 과자박스와 부의 봉투를 보내 논란을 초래했다. 담당자의 실수라고 변명했지만 사회적 시선은 따가웠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로렉스 짝퉁 시계를 판매하다가 적발됐다. 2011년에도 동일한 사건이 발생해 망신을 당했다. 지난해에는 명품 수입 브랜드점에서 가품 반지, 올해 초에도 짝퉁 신발을 판매했다. 

2015년 롯데제과 제품에서 악취 논란이 제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BS와 공동 조사를 통해 해당 제품에 락스 성분이 검출됐다며 롯데제과에 대해 행정 처분을 내렸다. 같은 해 롯데쇼핑의 가짜 백수오 제품 환불 번복 사태, 화장품 샘플을 정품으로 거짓·과장 광고를 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 및 과태료 800만 원을 부과받았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11월 "아이스크림에서 이상한 냄세가 난다"는 소비자 불만에 설레임 3종, 셀렉션 더싱글초코, 월드콘 바닐라, 메가톤, 메가톤 달고나라떼 등에 대해 자율 회수 조치를 내렸다. 판매처는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제과
롯데제과는 지난해 11월 "아이스크림에서 이상한 냄세가 난다"는 소비자 불만에 설레임 3종, 셀렉션 더싱글초코, 월드콘 바닐라, 메가톤, 메가톤 달고나라떼 등에 대해 자율 회수 조치를 내렸다. 판매처는 해당 제품을 전량 폐기하고 판매를 중단했다. @롯데제과

2016년에는 롯데푸드가 홈페이지 제품 소개 페이지에 제품의 함량 영양정보를 표시하지 않았다가 비판을 받았다. 2018년 롯데제과 빼빼로에서 애벌레가 발견됐다. 지난해 11월 롯데제과 설레임·월드콘·메가톤 등 일부 빙과류에서 이취(이상한 냄새)가 나서 자율적으로 회수했다.

지난해 3월 700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롯데헬스케어는 1월 세계 최대 소비자가전 박람회 CES 2023에서 공개한 영양제 디스펜서 캐즐이 국내 벤처기업인 알고케어의 영양제 디스펜서 뉴트리션 엔진을 도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2021년 초 롯데쇼핑은 개인정보 무단 사용 및 유출 우려가 공론화되자 인공지능(AI) 스피커 샬롯홈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를 개발한 스캐터랩가 100억 건의 카카오톡 데이터에 대해 미흡한 비식별화 처리, 개인정보 이용, 개인정보 활용 비동의 등을 지적받았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롯데제과에 대해 8월17일 제조한 빵빠레 샌드 카스타드 제품 450박스에 대해 회수 조치 명령을 내렸다. 롯데제과는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제조일자와 무관하게 전 제품에 대해 반품 공지를 냈다. 
2월 초 소상공인연합회는 롯데그룹이 롯데마트를 폐점하고 그 자리에 롯데백화점 식품관을 입점하려는 계획에 대해 의무 휴업일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며 비난했다. 전통시장 활성화에 역행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롯데백화점 익명 게시판으로 임직원 소통 추진 

롯데지주·롯데제과·롯데칠성음료·롯데지알에스·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하이마트·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렌탈 등 주요 계열사 홈페이지 및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조사해 본 결과 ESG 경영을 교육하기 위한 교재는 없었다.

롯데지주는 2021년 6월 동반성장위원회와 협력사 ESG 지원사업협약을 체결했다. ESG 경영체계 개선을 희망하는 중소 파트너사의 ESG 경영현황에 대한 자가진단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다.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됐다. 

환경경영 담당자 간 소통·역량 강화를 위해 정부, 유관 기관 전문가를 초빙해 환경경영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관리기사 양성교육, 커리큘럼 개발·교육, 전 그룹사 대상 온라인 필수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롯데호텔은 2021년 2020년에 판매한 롯데호텔 유니세프 패키지 상품 수익 일부와 롯데호텔 리워즈 기부 포인트 등 2000만원을 아시아 지역 어린이 교육사업인 ‘School for Asia 프로젝트’에 후원했다.

롯데그룹은 안전관리시스템인 롯데세이프티를 구성해 사업장 안전교육·훈련, 안전행사 진행결과, 주요 안전관리 일정 등을 교육하고 있다. 그룹의 안전 표준화, 업무지침, 매뉴얼, 우수사례 등을 공유한다. 2022년 5월 세이프티 마스터(Safety Master) 콘텐츠 제작을 완료하고 전 그룹사 직책 보임자 8000명을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했다. 
2016년 롯데그룹은 준법경영을 선포한 후 2017년 컴플라이언스의 핵심 내용을 담은 준법경영헌장을 제정했으며 정기적으로 컴플라이언스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2020년 이후 전 그룹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롯데인의 행동강령 교육을 의무화했다. 

2021년에는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경영을 교육했다. 55개 그룹사 직원 3만6127명, 롯데지주 직원 139명 등이 롯데인의 행동강령 교육을 이수했다. 
지난해 12월 롯데인재개발원 오산캠퍼스에서 2022 롯데 다양성 포럼이 개최됐다. 계열사 기업문화 담당자 등 약 200명이 참석한 포럼은 국적·인종·장애인 등을 가리지 않았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사내 인트라넷 익명 게시판 롯데숲을 운영해 임직원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롯데홈쇼핑은 2021년 창립 20주년을 맞아 소통 프로그램을 기획해 실천했다. 롯데건설은 2022년 MBTI를 모티브로 직무 업무 성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롯데제과는 지난해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를 활용해 게임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참여할 양방향 소통 방안을 마련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지속가능성에 대한 이해관계자의 요구가 높아 고객을 위한 더 좋은 지구,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소통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

2018년 롯데그룹은 국내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 상생결제제도를 도입했다. 동반성장펀드 조성, 파트너사 조기 대급 지급 등 중소 파트너사의 안정적 자금 확보를 돕기 위한 목적이다.

롯데하이마트는 2020년부터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을 통해 중소 파트너사의 판로 개척, 2022년 초 온라인 파트너사의 입점 및 정산 절차 간소화를 위한 마켓플레이스 플랫폼(MPP) 재구축을 통한 중소 파트너사의 판로를 개척 등으로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있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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