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두 칼럼] 원전에서 길 찾는 탈원전 딜레마
[이원두 칼럼] 원전에서 길 찾는 탈원전 딜레마
  • 이원두 고문
  • 승인 2019.06.1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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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과 해일(2011년 3월 11일))로 후쿠시마 원전이 파손되는 사고를 계기로 ‘탈 원전’이 시대적 트렌드가 되었다. 그로부터 8년 3개월이 흐른 지금 탈 원전을 고수하는 나라는 한국과 독일 정도다. 특히 정부는 현재 7.6%인 재생에너지 비율을 2040년까지 35%까지 늘리는 ‘제3차 에너지 기본 계획’을 확정 발표했다. 탈 원전 선언 2년 만에 원자력발전 비율은 밝히지 않은 채 ‘노후 원전 수명은 연장하지 않고 새 원전 건설도 추진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힘으로서 탈 원전을 재학인 했다.  문제는 정부가 탈 원전을 선언한 지난 2년 동안 이에 대한 당위성이나 합리적인 설명을 통해 국민을 설득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40년까지 35%로 늘리는 데 대한 구체적인 시행계획을 밝힌 것도 아니다. 오직 ‘탈 원전’과 ‘재생 에너지 확대’라는 목표만 명확할 뿐이다.

탈 원전은 비단 우리나라만이 시도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당사국인 일본도 원전 재가동에 여러 가지 제약을 가함으로서 사실상 탈 원전을 시도했다. 유럽에서는 독일을 비롯하여 스웨덴, 벨기에도 탈 원전 그룹에 가담했다. 그 결과 전기료 급등과 만성적인 전력난이라는 새로운 복병을 만나 국민의 반발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이브 르테름 전 벨기에 수상이 한 에너지 포럼에서 밝힌 ‘에너지 전환정책은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팩트와 숫자에 근거하여 치열한 토론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한 점이다. 벨기에의 탈 원전이 정치적으로 결정되는 바람에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데 대한 반성이기 때문이다.

탈 원전이 현 상황에서는 에너지 정책의 정답이 아니라는 점은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적하고 있음도 주목해야 한다. 지난 5월 28일 IEA는 원전 감축의 중장기적 영향을 종합한 보고서에서 ‘선진국에서 2040년까지 새로운 투자가 없다면 원전능력이 최대 3분의 2로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하면서 부족한 전력 수요를 다른 발전원에 의존할 경우 비용과 온난화가스 배출량 감당도 한계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원전을 대체하려면 적어도 2040년까지 3천 4백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 봤다. 재생 에너지 발전량도 증대될 것이지만 원전에 대한 투자가 없다면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의 실현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것이 IEA의 진단이다. 말하자면 탈 원전으로 유발된  딜레마를 원전에서 찾으라는 충고이자 권유이다.

실제로 한국과 독일을 제외한 다른 탈 원전 국은 원전으로의 회귀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후쿠시마 원전 파손 이후 사실상 탈 원전을 한 일본도 그 동안 무너진 원전 생태계 재생에 주력하는 한 편으로 일본이 국책사업으로 추진 해 온 ‘나트륨 형 고속로’ 방식을 사실상 폐기하고 히타치 제작소의 RBWR경수로 형 고속로로 방향 전환을 검토 중이다.  히타치 사의 RBWR  경수로는 ‘냉각재 감속재가 경수이지만 그 동안 축적된 기술이 고 수준’이라면서 새로운 국책사업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탈 원전 논란 속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원전국으로, 러시아는 세계 최대 원전 수출국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러시아가 수출, 현재 건설 중인 원전은 12개국에서 36기, 세계시장의 67%를 장악하고 있다. 미국에서 최고의 기술이라고 인정받은 한국은 UAE 1개국뿐이다. 원전은 발전설비 수출만이 아니라 설비 수명기간 동안(원전의 경우 대개 80~100년)의 운영 보수비가 더 크다. 한국은 ‘백년 캐시 카우’를 수출해 놓고도 국내의 탈 원전 때문에 UAE와 보수 등에 대해 독점 계약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영국 석유회사인 BP가 지난 11일 발표한 세계에너지 총계에 따르면 2018년의 소비량은 전년대비 2.9%가 늘어났다. 2010년 이후 8년만의 ‘대폭증가’다. 2018년 소비 에너지를 석유로 환산하면 138억 톤이나 된다. 주로 기후 변화에 따른 냉난방 수요 급증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 BP는 기후변화가 개선되지 않는 이러한 추세는 계속 될 것이며 따라서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면서 간접적으로 원전 회귀를 주장하고 있는 것도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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