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오는 5월 1일 총수 지정 발표
현대차 정몽구→정의선 ‘21년 만에 총수 변경’진행
효성 조석례 지병 재발.. 조현준 실질 경영권 행사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 그룹과 효성그룹이 기업을 실질적으로 지해하는 총수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변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정몽구(83) 명예회장에서 정의선(51) 회장으로 총수를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공정위가 이를 받아들이면 현대자동차 그룹은 21년 만에 총수가 바뀌게 된다.

현대차는 지난해에도 총수 변경에 대한 논의를 한바 있으나 당시는 총수 변경을 하지 않았다.

현대차 그룹은 지난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분리됐다. 이후 2001년부터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서 정 명예회장이 현대차 그룹의 총수자리를 지켜왔다.

정 명예회장은 올해 열리는 현대모비스 주총을 통해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며 모든 직함을 내려놓을 예정이다.

공정거래법상 총수가 변경되면 공정거래법 규제를 받는 현대차 계열사의 범위가 달라진다.

공정거래법상 사익편취 규제대상은 총수일가 지분율이 20% 이상인 계열사와 이들의 지분을 50% 넘게 보유한 자회사에 해당된다.

현대차의 그룹총수가 바뀔 경우 총수일가의 범위가 달라지며 사익편취 대상 기업도 자연히 달라지게 된다.

공정위는 그룹의 의견, 정 회장의 그룹내 지분율, 그룹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 등을 고려해 오는 5월 1일 총수 지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사진=효성그룹 제공/조현준 회장]
[사진=효성그룹 제공/조현준 회장]

효성그룹 역시 공정위에 대기업집단 지정 자료를 제출하며 총수변경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은 조석래(86) 명예회장의 건강상의 이유로 공정위에 진단서를 제출하며 조현준(53) 회장으로 동일인 변경 사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명예회장은 최근 지병인 담낭암이 재발해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은 조 명예회장의 주식의결권(9.43%)의 일부를 조현준 회장에게 위임하겠다는 서류도 함께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 관계자는 “조 명예회장이 건강이 매우 좋지 않고, 조현준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어, 총수가 변경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밝혔다.

만일 공정위가 이들의 신청을 받아들이게 되면 국내주요 오너일가의 승계작업은 자연스럽게 3세대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주요 30대 그룹(자산기준)의 총수는 40대가 구광모 LG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등 3명이다. 50대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등 6명이다. 이는 전체 총수 비율의 30%에 해당된다.

40·50대 총수의 절반 이상은 창업주인 할아버지와 2세대 경영자인 아버지에 이어 그룹을 이끌고 있는 3세들이다.

재개 관계자는 “창업 2세가 80세 이상의 고령이 됐기에 자연스럽게 승계 작업이 이뤄질 때가 됐다”라고 전했다. 이어 관계자는 “3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재계의 분위기도 실용주의 및 성과주의 위주로 달라지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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