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 온라인 커뮤니티에 “피해아동 가족들 분통”
-해당 유치원, 역학조사 위한 “음식재료 이미 폐기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원인·과정 철저히 밝혀 볼 것”

[사진=햄버거병이 발생한 안산시 유치원 전경]
[사진=햄버거병이 발생한 안산시 유치원 전경]

경기 안산의 한 유치원에서 100여명의 원생들이 집단으로 식중독을 일으켰다. 증세를 보이는 아동중 14명은 햄버거병으로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증세를 보였다. 그중 상태가 심각한 5명은 혈변·혈뇨를 보며 투석치료까지 받는 상황이다.

지난 25일 해당 유치원에서 피해를 입은 피해아동의 부모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호소와 분노를 표출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피해아동 가족들의 호소글이 올라왔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린 학부모A씨는 자신을 5살 아이를 둔 엄마라고 소개했다.

A씨는 “아이가 복통을 호소해 진단해보니 '장출혈성 대장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나왔다”고 밝혔다. A씨는 “아이들은 혈변을 보기 시작했고 어떤 아이는 소변조차 볼 수 없게 되어 투석까지 이르게 됐다.”고 피해를 호소했다.

A씨는“유치원에 다니는 184명 가운데 구토와 설사, 혈변 증상을 보이는 원생이 99명에 이른다. 심지어 햄버거병이라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이라는 증상을 보이는 아이들도 있다”라고 밝혔다.

A씨는“분노가 치밀었다. 어떤 음식을 먹여야, 어떤 상한 음식을 먹여야 멀쩡한 아이 몸에 투석까지 하는 일이 발생할까”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어 A씨는“유치원은 아파트 앞에서 주마다 열리는 장날 음식을 의심했다. 앞에서는 용서를 구하지만 이런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전가할 구실만 찾고 있다”라며 책임을 회피하려는 유치원의 태도를 비난했다.

A씨는 “이 유치원이 과거에 교육과 무관한 개인경비로 사용한 이력으로 감사에 걸린 적이 있다”며 “개인경비를 수억 해 먹은 전적이 있는 파렴치한 유치원 원장의 실태를 알리고자 한다”고 폭로했다.

같은날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도 피해아동의 가족이라고 밝힌 B씨가 억울함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사진=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피해아동 사진]
[사진=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안산 유치원 햄버거병 피해아동 사진]

B씨는 “현재 유치원 단체 식중독 사고로 100여 명에 달하는 아이들과 그 가족들이 고통받고 있으며, 그중에 상태가 심각해 서울 소재 병원으로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은 말 그대로 피 말리는 지옥과 같은 날들을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다.

B씨는 “최초 역학조사 결과 단순 식중독이 아닌 장출혈성 대장균에 아이들이 노출됐고 일부 아이들은 어쩌면 영구적 손상이 불가피한 용혈성요독증후군 판정을 받은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보름이 지나도록 유치원에선 부모들에게 정확한 원인도 안내하지 못하고 그저 역학조사를 기다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이다. 더욱 경악할 내용은 역학조사를 위해 일정 기간 보관해야 하는 음식 재료도 이미 폐기해 과태료 50만 원 처분받은 것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B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중인 아이의 사진을 공개하며 “혈뇨 및 혈변이 계속 나온다. 신장이 망가져 오줌 배출이 안된다”고 분노했다. 공개된 사진은 5살쯤 되어보이는 어린아이가 배에 관을 삽입하고 오줌줄 등을 달고 있다.

이에 대해 26일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자신의 페이스 북을 통해 “학부모들께 머리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밝혀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너무 안타까운 일”이라며 “아이들이 속히 건강하게 회복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 교육감은 “질병관리본부에서 총괄해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우리 교육청에서도 알지를 못하고 있다”며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급식과정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그 과정을 철저히 밝혀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교육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면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라며 “학부모님들께 머리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사진=이재정 교육감 페이스북 화면 캡쳐]
[사진=이재정 교육감 페이스북 화면 캡쳐]

용혈성요독증후군(HUS·햄버거병)은 출혈성 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다.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게 됐다. 증세로는 설사와 심한 경련성 복통, 혈변, 구토 등의 증상을 동반하며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급성으로 진행될 경우 투석이 필요할 만큼 신장기능이 망가지는 증세를 보인다.

한편,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 측은 해당 유치원에 역학조사 및 방역조치에 나섰다. 또한 교직원 18명을 포함한 202명의 검체를 체취해 전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당 유치원은 오는 30일까지 폐쇄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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