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과 직원의 급여 인상률 차이 최소화 노력 필요
철광왕 죽인 침묵 암살자 석면 산재 외면...노동자 죽음 내몰아
산업재해 줄이려는 노력 게을리하면 ESG 경영 불가능  

포스코는 정치권의 외압에 자유롭지 않다.  2022년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와 사업회사 포스코로 분리한다. 정치권·지역사회의 반대로 결국 1년만에 지주사 본사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한다. 민영화 완료된 지 20년이 경과한 포스코는 국민기업이 아닌 민간기업이라고 강조했던 최정우 회장 조차 외압에 굴복했다. 17일 개최된 제55차 주주총회에서 본사를 포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은 최정우 회장이 제안한 ‘글로벌 ESG(환경·사회·거버넌스)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경영 혁신안에 찬성했다. 윤석열 정부의 정책에 적극 동조하고 있다.  정부의 강제징용 관련 '제3자 배상'과 관련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받지 않겠다는 40억원을 솔선수범해 낸다. 일본 전범 기업이 부담해야 할 돈을 민간기업인 포스코가 내겠다고 한 것. 이에 대한 적법성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포스코가 과연  ESG 경영 현황을 실천하고 있는지에 대해 종합 진단한다.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
박태준 전 포항제철 회장과 박정희 전 대통령

◇철광왕 박태준 사망 원인 '석면 노출'된 노동자

2021년 12월 13일. 포스코의 창업자 고(故)박태준 명예회장이 '흉막 섬유종'의 후유증으로 인한 급성 폐손상에 의한 호흡부전으로 별세한다.  흉막섬유종은 폐를 둘러싸고 있는 흉막이 딱딱해져 생긴 양성 종양이다. 

고인이  젊었을 때 석면이나 규소 등이 많은 공사 현장을 다닌 것이, 흉막섬유종을 일으킨 원인이 된 것 같다는 게 호흡기 전문의에 소견이었다.

포스코의 노동자에게서도 박 명예회장과 같은 흉막섬유종이 나타났다.  A씨는 1981년부터 2019년까지 포항제철소 발전부에서 보일러 배관 및 내외부 보온재 등을 수리·점검하는 업무를 담당하다 악성중피종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포스코는 '석면 암'으로 불리는 악성종피증 진단을 받은 A씨의 산재를 외면한다. 92년부터 석면 사용을 금지했다며 업무관련성을 부인한다. A씨는 2020년 9월8일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에 산재를 신청한다. 2021년 3월 공단은 산업재해로 인정한다.

포스코는 오랫동안 석면함유 사문석과 각종 석면제품을 사용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1980년부터 2011년 2월까지 32여년동안, 광양제철소는 1985년부터 2011년2월까지 25년여동안 안동소재 2곳의 사문석 광산에서 생산된 사문석을 부원료로 약 450만t 이상 사용했다.

◇ESG경영 낙제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은 낙제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외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는 1962년 박정희 정권의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따라 강제징용 일본 배상금을 받아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설립된다. 창업주 박태준 명예회장(1968.4.~1992.10.)→황경로(1992.10.~1993.3)→정명식(1993.3.~1994.3)→김만재(1994.3.~1998.3.)→유상부(1998.3.→2003.3.)→이구택(2003.3.→2009.1.)→정준양(2009.1.→2014.3.)→권오준(2014.3.→2018.4.)→최정우(2018.4.~)등으로 최고경영자(CEO)가 이어진다.  

2000년 10월 민영화된 이후 박태준의 창업 정신은 현재 소멸된 상태. 거버넌스 영역을 보면 창업자인 박태준 이후 흔들리고 있는 리더십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매 정권마다 외압과 외풍이 포스코에 불었다.  리더십과 자질없는 경영자들은 정치적 외풍과 외합에 시달리며 자리보존을 위해 정치권과 유착했다. 기업의 철학은 뒷전인 채,  회사 경영을 좌지우지하면서 곳간을 빈껍데기로 만들기도 했다.

현재 포스코에 제기된 위험 요소를 방치하면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0년 전 민영화된 민간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ESG에 기본인 사회 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외면하는 실기를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포스코의 가치를 시민기업이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무엇이 시민기업인가하는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포스코 이직률 심각...사람 외면이 원인

핵심 계열사인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포스코건설·포스코케미칼 등의 이직률도 우려할 만한 수준에 도달했다. 포스코의 이직률은 △2017년 1.55% △2018년 1.67% △2019년 1.69% △2020년 1.26%를 기록했다. 포스코케미칼의 비자발적 이직률은 △2018년 7.6% △2020년 7.2% △2021년 6.3%로 집계됐다.

사회는 지난해 직원들의 분노를 일으킨 성과급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최 회장은 급여와 성과금으로 19억8400만 원, 정준선 대표이사는 10억9400만 원 등을 받았다. 지난해 상반기 경영진의 보수는 2020년 대비 91.1% 상승한 반면 직원의 인상률은 3년 내내 2%대로 낮았다.

2019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포스코건설이 브라질 빼셍(CSP)제철소 건설공사에서 저지른 각종 범죄 행위뿐 아니라 협력업체에 떠넘긴 250억 원의 체납 세금 및 채무에 대해 수사를 촉구하는 글이 게시됐다. 해외에서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협력업체에 ‘갑’질을 자행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환경은 대규모 환경파괴로 채굴한 철광석과 석탄을 배로 장거리 운반해 용광로에서 철을 생산하는 과정이 친환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2015년 노르웨이 연금기금은 포스코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환경파괴를 문제 삼아 투자를 중단했다. 열대우림지역에서 농장을 개간하기 위해 고의로 불을 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근로복지공단은 2021년 3월 코크스 가스에 장기간 노출된 노동자에게 발병한 폐암이 업무상 질병과 관련이 있다며 산재로 인정했다. 산재 노동자는 코크스 오븐 공정 과정에서 발생한 시안가스가 포함된 코크스 가스에 장기간 노출됐다. 광양체철소에서 기준치 500배가 넘는 시안가스가 검출됐다.

@매일노동뉴스 캡처
@매일노동뉴스 캡처

◇ESG 경영 교육할 교재개발 미흡 개선 필요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관리 가능한 위험을 평가한다. 부족하지만 경영진과 임직원이 합심하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위험을 찾아내 빠른 개선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 중 제도운영은 ESG 경영헌장조차 제정하지 않아 ESG 경영에 대한 의지를 의심하게 만든다. 최 회장은 올해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ESG 선진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포스코홀딩스는 ESG전략체계, 기업시민보고서, 지배구조, 윤리경영을 구분했으며 5대 ESG 전략체계를 수립했다.

그룹 ESG 리스크 관리체계는 ESG위원회, ESG협의회, ESG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ESG위원회는 사외이사 3명과 사내이사 1명으로 운영된다. ESG협의회는 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 5대 산업회사 대표, 포스코 환경본부장, 지주회사 임원 등이 참여 중이다. 

사회는 의사소통에서 임직원을 대상으로 ESG 교육을 진행할 교재를 개발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 포스코와 포스코홀딩스는 윤리교육을 시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아직까지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포스텍 기업시민연구소는 대학생과 협업해 ESG 경영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2021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와 ESG 경영실천 및 미래 교육환경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ESG 경영은 형식적인 행사보다 실천 가능한 행동방침을 제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환경은 포스코그룹의 사업 속성상 완벽한 실천이 불가능하므로 점진적인 개선에 주안점을 둘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재생에너지 100%(RE100)를 실천하기 위해 △녹색프리미엄 제도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제도 △직접 전력구매 계약(PPA) 제도 등을 도입했다. 

사업 분야를 철강에서 △이차전지 소재 △수소·액화천연가스(LNG) 등 1.5℃ 시나리오와 연계한 핵심 비즈니스로 전환하고 있다. 포스코는 라임케미칼, 내화물 전 사업 부문의 탄소 포집·활용·저장 기술을 도입해 공정 중 배출 감축, 저탄소 원료·연료 전환, 공정 개선으로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을 실현할 방침이다.

◇2050년까지 RE100 달성 불가능해 경영진 분발 촉구

국정연이 개발한 팔기생태계 모델은 거버넌스·사회·환경 영역에서 무시할 수 있는 위험을 평가한다. 평가 대상 기업이 나름 체계적으로 ESG 경영목표를 수립해 실천하고 있는 지표를 중심으로 수정 및 보완 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버넌스 중 투명성은 한국해운협회와 상생 협력 및 지속 가능한 동반성장 업무협약을 체결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포스코플로우는 2022년 4월 한국해운협회와 물류통합에 찬성했다. 포스코가 공기업으로 국회·감사원으로부터 감사를 받을 때에는 공정한 채용이 이뤄졌지만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상위권에 속하는 철강기업이므로 재무구조가 양호한 편에 속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케미칼의 사업도 전략산업에 속해 미래 전망이 밝다. 포스코케미칼은 이차전지·첨단화학·산업기초 소재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는 안전보건활동이 고용노동부의 우수사례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포스코는 글로벌 선진 수준의 관리, 철강업 특성을 반영한 안전보건관리체계 재정립 등을 잘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주회사 전환과 중대재해처벌법의 시행에도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 점은 우려된다. 최 회장과 경영진이 안전보건경영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가져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사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임직원의 안전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사고를 근절할 수 없다.

환경은 에너지와 환경오염 측면 모두 양호하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포스코는 2010년 글로벌 환경경영방침을 선언한 이후 해외사업장을 포함해 전 사업장에 환경경영 체제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속 가능한 저탄소 친환경 경제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이다. 

포스코는 2020년까지 환경에 1조2300억 원을 투입했으나 2020년 대기 오염물질 배출량 측정에서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1위, 포항제철소가 2위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2050년까지 글로벌 RE100을 달성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포스코그룹 경영진의 분발을 촉구한다.

팔기(八旗)생태계(8-Flag Ecosystem)국가정보전략연구소가 정부·기업·기관·단체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평가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과 협력해 개발한 모델이다. 팔기는 주역의 기본 8괘를 상징하는 깃발, 생태계는 기업이 살아 숨 쉬는 환경을 의미한다. 주역은 자연의 이치로 화합된 우주의 삼라만상을 해석하므로 기업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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