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생의 기업이념은 기업을 통하여 사회 및 국가에 봉사하는 것입니다.”

1967년 5월 ‘躍進(약진)하는 롯데’라는 제목의 신문 광고에 담긴 내용이다. 이는 상전(象殿) 신격호(1921년 11월~2020년 1월) 롯데그룹 창업주는 경영이념이다. 그해 4월 자본금 3000만원으로 한국에 롯데제과를 설립했다. 롯데의 사명은 문학 청년이던 젊은 시절 신 회장이 읽었던 괴태의 소설 '젊은 베르트의 슬픔'에 등장하는 여주인공 샤롯데에서 따온 것이다. 

다음달 3일은 신 창업주의 탄생 100주년이다. 신 창업주는 한국 기업사의 초석을 놓은 거목으로 평가된다.  롯데그룹은 탄생 100주년을 맞아 99년 일생을 담은 신격호 회고록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가 28일 처음 공개했다.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는 지난해 1월 타계하기 전, 고인이 틈틈이 남긴 구술과 창업주 곁을 지킨 경영진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롯데그룹이 작성한 공식 회고록이다.

경남 울산에서 태어났다.  1944년 일본 와세다대학(早稻田大學) 화공학과를 졸업했다. 1948년 도쿄에서 (주)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를 발판으로 롯데상사(1959), 롯데부동산(1961), 롯데아도(1967), 롯데물산·훼밀리(1969), 롯데회관(1970), 롯데전자·롯데오리온즈구단(1971),  롯데리아,(1972), 롯데리스(1973), 롯데데이타센타(1985), 롯데엔지니어링(1987) 등을 설립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1966년 한국에까지 확장했다. 롯데알미늄(1966), 롯데제과(1967), 호텔롯데·롯데전자·롯데기공(1973), 롯데산업·롯데상사·롯데칠성음료(1974), 롯데크리스탈호텔·롯데삼강·롯데건설·롯데햄·롯데우유(1978), 롯데쇼핑(1979), 한국후지필름(1980), 롯데자이언츠·롯데캐논·대홍기획(1980) 등을 설립한다.

《열정은 잠들지 않는다》에는 신 회장이 한국에서 경영하면서 겪었던 1960~1970년대 비사(秘史)도 공개됐다. 모국에서의 첫 사업으로 방위사업을 제안받는다. 경영철학에 맞지 않아 거절한다. 

당시 이후락 대통령 비서실장의 제철사업 제안을 받는다. 일본제철(당시 후지제철)에서 t당 건설비 180달러에 고로를 들여오기로 한다. 3000만엔을 들여 8개월간 자료 준비에 메달린다.  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육군 소장 출신의 박태준 당시 대한중석 사장에게 포항제철 건설을 맡긴다.  신 회장은 박태준 사장의 설득에 ‘모국의 제철소 건립에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만족한다’며 그간 자료를 모두 넘긴다. 이를 토대로 포항제철이 만들어진다.

신 회장이 사업하는 일생동안 괴롭힌 편견은 ‘껌 장사’라는 폄훼이다.  이에 대해서 “답답하고 분통 터지는 일”이라며 서운함을 드러냈다.

롯데월드타워를 완성하기 위해 고심하던 노년의 삶에 대해선 “편한 날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롯데월드 타워는 2015년에 완공됐다. 이를 보고 “한강의 기적을 상징하는 국보급 조형물로 큰 기쁨이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한국 산업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동탑산업훈장과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한편, 롯데는 신격호 창업주 탄생 100주년을 맞아 다음달 초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흉상 제막과 기념관 개관 등 기념행사를 가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