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구내식당 사업 외부에 넘겨라...일감 개방 상황 공개할 것" 압박
외식업체 공정한 급식시장 성장에 바람직...외국 업체에 일감 빼앗길 우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뉴시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뉴시스

삼성·현대자동차·LG·현대중공업·신세계·CJ·LS·현대백화점 등 8개 대기업 집단이 그룹 '구내식당'을 외부에 개방한다.  계열사나 친족 기업에 수의 계약 형태로 맡겼던 일감이다. 1조2000억원 규모이다. 대기업 구내 식당은 중소 업체들이 감당하기엔 규모가 커서 외국계 기업이 사업을 가져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조성욱 위원장)는 5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조성욱 위원장을 바롯해 삼성(김현식 삼성전자 사장)·현대자동차(장재훈 현대차 사장) ·LG(권영수 LG부회장)·현대중공업(가삼현 한국조선해양 사장)·신세계(강희석 이마트사장)·CJ(김홍기 대표)·LS(이광우 부회장)·현대백화점(장호진 사장) 등 8개 대기업 CEO가 참석해 ‘단체급식 일감 개방 선포식’을 가졌다. 8개 그룹의 CEO들은 단체급식 일감 개방 계획을 내놨다.

단체 급식 시장은 삼성웰스토리·아워홈(LG 친족 기업)·현대그린푸드·CJ프레시웨이·신세계푸드 5개사가 4조3000억원(전체 시장 80%)이다.  지난해 5개사가 그룹 계열사와 수의 계약한 금액만 1조2229억원이다.

LG는 친족회사 아웨홈이 운영하던 구내식당 운영방식을 내년부터 경쟁입찰 방식으로 뽑고, 소규모 지방 사업장은 인근 중소·중견 급식업체를 우선 고려할 방침이다. 아웨홈의 지배구조를 보면 구본성(38.56%), 구미현(19.28%), 구명진(19.60%), 구지은(20.67%)이다. 구본성은 LG를 창업한 구인회 회장의 셋째 구자학 회장에 아들이다.  

CJ는 프레시웨이가 운영하고 있는 구내식당 물량의 65%를 순차적으로 개방하고 공정 경쟁을 통해 우수 급식업체를 선정키로 했다. 프레시웨이 지분은 CJ(47.11%), 이재현(0.59%), EFG BANK AG(10.95%), 문석중(0.01%), 강연중(0.01%)를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구내식당은 삼성물산 FC에서 물적분할했던 삼성웰스토리(삼성물산 100%지분)가 영위하고 있다.  지난달 2개 식당(수원, 기흥 남자 기숙사)을 시범적으로 외부 업체에 맡겼다. 시범사업 실적을 토대로 전면 개방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대차는 비조리 간편식 부문부터 경쟁입찰을 통해 개방한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말부터 울산 교육·문화시설 식당 운영을 중소기업에 위임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로 1조2000억원 규모의 단체급식 일감이 중소기업에 돌아갈 것으로 봤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일감 나누기는 아주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지만 기업이 할 수 있는 최상위의 상생”이라고 말했다.

기업·학교·공공기관 등 국내 단체급식 시장 규모가 4조2799억원 수준(2019년 기준). 이 시장의 80%를 대기업이 독점해왔다.  특히 계열사·친족기업 등에 일감을 몰아줘 왔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비판과 우려에도 공정위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단체급식 일감 개방 추진 상황을 공개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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