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은 것 동의?”
누리꾼들 “여성은 뽑기 싫으면서 여성용품은 팔고 싶냐”비난쇄도
피해자A씨 “사과문 유튜브 댓글 게시도 모자라, 내용까지 허접”

[사진=동아제약 홈페이지]
[사진=동아제약 홈페이지]

동아제약이 지난해 채용과정에서 구직자에게 성차별적 질문을 했다는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

지난 3월 5일 유투브 예능프로그램 ‘네고왕2’에는 진행자 장영란이 동아제약을 찾아가 생리대 제품의 가격을 협상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동아제약 최호진 대표가 ‘생리대왕’으로 직접 출연해 파격적인 할인해택을 약속했다. 해당영상은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유투브 영상 상위권에 오르며 하루 만에 조회수 122만 명이 넘는 화제를 모았다.

이후 해당영상에 한 누리꾼이 성차별 폭로댓글을 달면서 분위기는 급속히 냉각됐다.

누리꾼 A씨는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채용면접 당시 성차별을 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남겼다.

A씨는 당시 인사팀 팀장이 유일한 여자 면접자였던 본인에게 “여자들은 군대 안 가니까 남자보다 월급 적게 받은 것에 동의하냐?”에 이어 “군대 갈 생각 있냐?”고 물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는 “여성용품 네고? 웃겨죽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비슷한 차별을 당했다는 후기가 이어지며 동아제약 성차별 논란이 불거지게 됐다.

댓글창에는 “여성은 뽑기 싫으면서 여성용품은 팔고 싶냐”,“동아제약 제품은 사지 않겠다” 등의 비난 댓글이 쇄도했다.

해당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자 6일 동아제약 최호진 대표는 자신명의의 유투브 아이디로 사과문을 댓글로 달았다.

[사진=SBSbiz '백브리핑 시시각각' 화면캡쳐]
[사진=SBSbiz '백브리핑 시시각각' 화면캡쳐]

최 대표는 “관련 내용을 확인한 결과, 2020년 11월 16일 신입사원 채용 면접에서 면접관 중 한 명이 지원자를 불쾌하게 만든 질문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해당 지원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이번 건으로 고객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최 대표는 “해당 면접관에 대한 징계 처분과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면접관에 대한 내부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또한 채용과 인사에 대한 제도 및 절차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차별논란 댓글을 썼던 A씨는“내게 문제의 질문을 한 사람은 ‘면접관 중 한 명’이 아니라 인사팀장”이라고 밝혔다. A씨는“저러한 사람이 인사팀장이고 또 인사팀장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을 자행했다는 것은 성차별이 조직 전체의 문화와도 무관하지 않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이는 단순히 ‘면접관 중 한 명이 면접 매뉴얼을 준수하지 않은’ 문제가 아니며, ‘불쾌’라는 단어로 갈음될 만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여성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면서 여성들이 현실에서 겪는 성차별을 ‘불쾌한 경험’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시대에 걸맞은 행동이라고 생각하나”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끝으로 A씨는 “사과문을 유튜브 댓글로 게시한 것도 모자라, 그 내용까지 허접하다”며 “동아제약에 제대로 된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한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빠른 시일 내 제대로 된 사과문을 내지 않는다면, 저도 다음 스텝을 밟겠다”라고 경고했다.

최 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해당 회사의 남녀채용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는 지적이 일며 불매운동까지 이어지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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