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술에 취해 목 조졸라”...코피 흘리며 도로 건너 편의점에 도움청한 아이
24시간 편의점 피해아동 피신처 역할...경찰, GS편의점 아동학대 피난처로 지정
구리시, 학대아동 조기 발견-보호 위한 ‘지켜ZONE 신고함’ 5곳 설치
13일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0시경 서울 마포구의 편의점으로 엄마의 폭력을 피해 한 어린 소녀 A양이 코피를 쏟으며 뛰어 들어왔다.
당시 A양은 헝클어진 머리에 코피를 흘리며 황급히 뛰쳐나왔는지 맨발 차림이였다. A양은 편의점 직원에게 “엄마가 술에 취해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렸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
A양을 본 편의점 직원과 손님들은 급히 휴지로 아이의 코피를 닦고 진정시킨 뒤 경찰에 신고했다. 편의점 직원은 SBS와의 인터뷰에서 “아이가 코피를 말도 못하게 질질 흘렸다.”라며 “백지장이 돼서 맨발로 뛰어왔다. 개네집이 한길 건너인데 찻길을 건너서까지 맨발로 뛰어왔다는게 정말 안쓰럽다.”라고 말했다. A양의 집은 편의점에서 60m 거리에 위치하고 있었다.
경찰은 A양의 친모 B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B씨는 경찰에 “사건당일 만취해서 집에 들어갔는데 휴대전화를 보고 있는 아이를 보고 순간 화가 나서 때렸다”라고 진술했다.
현재 A양은 아동보호센터에서 보호중에 있다 .경찰은 A양의 상태가 안정되면 전문가들과 함께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앞서 지난 5월 창녕에서도 부모의 학대와 폭력을 피해 9살 아동학대 피해 아동 C양이 편의점에 몸을 숨겨 구출된 바 있다. 당시 C양은 양쪽 눈이 멍이 들어있었고 오른손은 계부가 후라이팬으로 지져 물집이 잡혀 있었다.
이렇게 24시간 열려있는 편의점은 학대 피해아동들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TJB와 경찰은 충청권 1천 500개 GS 편의점을 아동학대 피난처로 지정했다. 또한 GS 측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편의점 1만 4천여 개에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편의점이 아동학대의 피난처로 거듭날 방침이다.
한편, 구리시는 학대아동 조기 발견 및 보호를 위한 ‘지켜ZONE 신고함’ 5곳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고함은 학대아동 스스로가 신고하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눈에 쉽게 띄고 불특정 다수인이 이용하는 시청 종합민원실, 수택1동 행정복지센터, 수택3동 행정복지센터, 청소년수련관, 롯데마트 등 5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경제적 풍요속의 모순으로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아동학대에 대한 시민사회의 관심으로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취지를 밝혔다. 이어 안 시장은 “지속적인 아동학대 예방 및 보호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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