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의원,“수령 조건 채운 고객, 사은품 받지 못한 경우 너무 많아”
“굿즈” 열풍,소비자들의 소유욕 자극
스타벅스, 주문은 앱으로 빠르게, 사은품은 몇 시간씩 줄서는 ‘아이러니’
“한정수량”이라는 미끼에 낚이는 '호갱님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스타벅스 써머체어'스카이']
[사진=스타벅스 코리아/스타벅스 써머체어'스카이']

품귀현상까지 빚으며 인기를 모은 스타벅스 코리아의 여름사은품 ‘서머 레디백’ 증정 마케팅이 부당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타벅스는 지난 5월 21일부터 7월 22일까지 약 두달 간 총 17잔의 음료를 구매하면 여름사은품으로 여행용 가방인 레디백이나 서머체어를 무료로 증정하는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레디백을 얻기 위해 새벽부터 스타벅스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가 하면 텐트를 치고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또 지난 5월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한 고객이 커피 300잔을 한번에 구매한 뒤 레디백만 받고 돌아간 일이 벌어져 논란이 됐었다.

28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사은품 수령 조건을 채운 고객이 사은품을 받지 못한 경우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의원은 “과도한 마케팅으로 소비자가 울고 있다”라며 “(공정위에서) 조사해서 불공정 시장을 막을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서머레디백'그린]
[사진=스타벅스코리아'서머레디백'그린]

이에 조성욱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실태점검이나 불공정 행위가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모니터링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굿즈에 사람들은 열광하고 있다. 굿즈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 브랜드나 연예인 등이 출시하는 기획 상품 등을 말한다. 드라마, 애니메이션, 팬클럽, 브랜드 등 과 관련된 상품이 제작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팬클럽을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한 굿즈는 특정 브랜드 상품으로 번지면서 소비자들의 소유욕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라는 커피브랜드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매년 출시되는 굿즈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인터넷을 조금만 조회 해봐도 ‘서머백’을 구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줄을 섰다가 실패를 하고 돌아왔다는 블로그 글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나라에도 ‘서머백’을 판매한다는 글들이 줄을 잇는다.

그렇다고 레디백의 제조사가 알려진 명품브랜드나 제조원가가 비싼 제품도 아니다. 레디백의 제조국은 중국이며 제조사는 ㈜케일리 라는 서울 강남에 본사를 둔 중소기업으로 가방 및 핸드백 제조업체로 알려진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레디백은 원가 1만원 이하의 제품이라는 중론이다. 따져보면 제품 겉면에 스타벅스 로고가 박힌 것 외에는 특별할 만한 것은 없다.

[사진=온라인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스타벅스 '써머레디백'판매글]
[사진=온라인 카페 중고나라에 올라온 스타벅스 '써머레디백'판매글]

스타벅스는 앱으로 주문하면 음료를 기다리지 않고 매장에서 받아갈 수 있는 ‘사이더 오더’서비스를 시행중이다. 반면 사은품인 ‘서머백’을 받기 위해서 고객들은 매장 앞에서 길게는 몇 시간씩 줄을 서야하는 구시대적 방식을 감수해야한다. 또 17잔의 수량을 다 채운 모든 고객에게 사은품을 제공하는 것도 아니다. ‘한정수량’이라는 미끼로 고객들을 낚는 일명 ‘호갱 마케팅’(호갱: 사전적 의미-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에 소비자들은 자신이 호갱임을 알면서도 매년 낚인다.

이에 대해 인하대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줄을 서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그 외부 사람들한테 그 스타벅스 매장에 대한 간절한 애호도라든가 열망이라든가 이런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처럼 보여 줄을 서게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 교수는“원칙을 정했으면 그 원칙에 합당하는 경우에는 소비자들이 사은품을 좀 편안하게 얻을 수 있도록 물량을 미리 준비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스타벅스의 사은품 지급 행태에 대해 이 교수는“감사하는 마음으로 사은품을 준다고 해놓고서 그 조건을 채움에도 불구하고 줄서게 하고 기다리게 하고 하는 것은 바람직한 사은품을 제공하는 자세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