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우아한형제들]
[제공=우아한형제들]

국내 최대 배달 애플리케이션 '배달의민족'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지난 1일부터 시행한 새로운 요금제인 '오픈서비스' 논란에 대해 정치권을 비롯해 정부 주무부처 장관까지 나서자 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6일 김범준 대표 명의의 사과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외식업주들이 어려워진 상황을 헤아리지 못하고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다는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기존 요금 체제의 허점을 이용해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요금 체계를 도입했지만,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일부 업소가 광고 노출과 주문을 독식하는 '깃발꽂기' 폐해를 줄이기 위해 새 요금체계를 도입했지만 자영업자들이 힘들어진 상황 변화를 두루 살피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국내서 확산한 이후 국내 자영업자는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는 영세 업소와 신규 사업자의 입장을 세심히 배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픈서비스 시행 6일 만에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김 대표는 "즉각 오픈서비스 개선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분들에 대한 보호 대책을 포함해 여러 측면으로 보완할 방안을 찾고, 이 과정에서 사장님들의 마음 속 깊은 말씀을 경청하고, 각계의 의견에도 귀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오픈서비스 도입 후 업소별 주문량의 변화와 비용 부담 변화 같은 데이터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오픈서비스 도입 후 5일간의 데이터를 전주 동기와 비교 분석해 보면 오픈서비스 요금제에서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업주님과 줄어드는 업주님의 비율은 거의 같게 나타나고 있다. 데이터가 축적되면 향후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배민은 또 사과의 의미로 코로나19로 인한 수수료 환불책 규모를 확대한다는 방안도 내놓았다.

김 대표는 "비용 부담이 갑자기 늘어나는 업소가 생겨난데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무척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소상공인 경영난 극복에 도움을 드리고자 월 최대 15만원 한도 내에서 3, 4월 수수료의 절반을 돌려드리는 정책을 지난달 이미 발표한 바 있다. 당장의 부담을 줄여드리기 위해 이 정책을 확대해 4월 오픈서비스 비용은 상한을 두지 않고 내신 금액의 절반을 돌려 드리겠다"라고 알렸다.

앞서 배민은 지난 1일부터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앱 수수료 과금 방식을 정액제(노출 건당 8만8000원)에서 주문 매출의 5.8%를 과금하는 '오픈서비스' 체제인 정률제로 바꿨다. 

이에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 자영업자와, 정치권 등에서 연일 독과점의 횡포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배달의민족 수수료 부과 방식 변경을 독과점 횡포라고 비판한 데 이어 ‘공공 배달앱’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배달의민족을 겨냥해 지난 4일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힘 좀 가졌다고 힘없는 다수에게 피해를 입히며 부당한 이익을 얻으면 되겠느냐”고 비판한 바 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배민의 새 수수료 체계가 소상공인의 부담을 늘린다는 논란과 관련, "배달의민족으로부터 데이터를 뽑아달라고 요청했고, 팩트체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6일 서울 팁스타운에서 열린 벤처투자기업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힌 뒤 "(중기부 차원의 대책은) 데이터를 받아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에도 공공 배달앱을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있는데, 못할 것도 없다"고 하면서도 "다만 정부가 과연 여기까지 해야 하는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