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수입 ↑ → 정몽구재단 운영 ‘합격점’
-공익사업 多··· 지출내역 불분명

 

빌 게이츠(Bill Gates)·워렌 버핏(Warren Buffett)은 세계 최고의 부자이다. 상상 초월한 기부 천사이다. MS창업자 게이츠는 재단을 설립해 인류의 문제 해결을 위해 막대한 돈을 기부하고 있다, ‘투자의 귀재버핏은 게이츠 재단에 상당액의 기부금을 맡기고 있다. 한국 기업가는 어떤가. 기업마다 재단을 설립해 기부 문화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윤의 사회 환원·인재양성· 소외계층·문화예술 지원 등 목적으로 공익법인(재단)을 설립한 뒤 실제로는 편법으로 지배력을 확장하고 사익을 편취하는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는 논란도 있다. ‘공정뉴스는 공정한 사회 구현을 위해 국내 기업들의 기부문화를 분석해 본다.

현대차그룹(정몽구 회장, 정의선 수석부회장)에 속한 재단(財團)의 회계가 최초 공개됐다. 현대차는 상장사 11개사·비상장사 39개사를 거느리고 있다. 연 매출만 257조원이 넘는다.

10일 가이드스타코리아의 자료 분석결과, 현대차정몽구재단, 현대차미소금융재단 등의 현대차가 운영하는 2개 재단에 4개 년 간(2014~17) 수익금은 총 1029억 원이다. 지출금액은 899억 원이다.

20131월 국세청 고시(2013-5)에 따라 국세청 홈택스 '공익법인 결산서류 등 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결산서류를 기부 활성화 목적으로 분석한 결과이다.

재단명

총수익

총지출

기타공익사업

금융이자

목적사업비

합계

현대차 정몽구재단

929

787

470

161

736

+142

현대차 미소금융재단

100

112

54

22

 

-12

                                                                   〈12014~2017년도 수익·지출 내역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는 재단 운영에서 건실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몽구재단은 기타공익사업수익과 금융이자에서 각각 470, 161억 원 대를 기록해 그룹 대표 재단의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미소금융재단은 54, 22억 원의 기타공익사업수익과 금융이자를 남겨 소소한 성과를 보였다.

지출 항목에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736억 원의 목적사업비를 사용했다. 정몽구재단은 저소득층 교육사업(290), 공공의료 지원사업(148), 청년일자리 지원사업(38), 문화예술 지원사업(49) 등에 사용했다.

4 개년도 회계분석 결과 현대차 재단은 130억 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미소금융재단이 100억 원의 총수익을 보였지만 정몽구재단이 929억 원의 총수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현대차정몽구재단은 142억 원의 이익을 남겨 건실한 재단의 모습을 보였다. 반대로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12억 원의 적자 운영을 했다.

 

현대차, 장학 문화예술 사회복지 중심 재단운영

재계 서열 2위 기업인 현대차는 2개의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 재단의 출발은 2007년 정몽구 회장이 국민들의 전폭적인 성원에 보답하고, 성장의 그늘에 있는 분들을 돕기 위해 설립한 현대차정몽구재단이다. ‘인류와 사회의 이익에 기여한다는 비전과 미션아래 미래인재양성 소외계층지원 문화예술진흥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현재 현대차정몽구재단은 권오규 씨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2009년 정의선 수석 부회장의 주도로 재계 6대 기업과 미소금융중앙재단 간 미소금융사업 공동지원 업무협정에 따라 설립됐다. 현대차미소금융재단은 현대차그룹에서 기부한 재원을 바탕으로 금융 사각지대 해소와 금융소외계층의 자립기반 확보를 통한 사회통합과 균형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목표 하에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이사장은 신민수 씨가 맡고 있다.

재단명

설립연도

대표자

주요사업

총자산

공익목적사업비

현대차 정몽구재단

2007

권오규

문화예술, 장학, 병원 및 재활시설, 사회복지

8279

211

현대차 미소금융재단

2009

신민수

금융소외계층 지원

1073

 

                                                                        〈22017년 현대차그룹 재단 현황

현대차정몽구재단, 빛과 어둠

현대차그룹 대표 재단인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인재 양성, 소외계층 지원, 문화예술 진흥, 부품산업, 물류산업 진흥 등 총 5개 영역에서 공익사업을 펼친다. 아울러 지능정보기술, 바이오헬스, 에너지 등 이공계 및 기초학문 분야 학사, 석사 장학금 지원 사업을 주력으로 펼치고 있다.

이어 다문화가정, 북한이탈주민 정착 지원, 소외계층 의료 지원 등 복지 사업과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나눔 연주회,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예술 부흥 프로젝트, 클래식 공연 초청 등에 투자한다.

그 밖에 자동차 부품산업진흥을 위해 부품사의 인재를 육성하고 상생협력을 위한 업종별 세미나, 중소물류기업 역량을 강화하고 물류전문가 육성을 위한 자격증 특강 등 사업 추진을 위해비용 지출을 한다.

최근에는 동편제 마을 축제, 평창 클래식 축제 등을 추진하는 등 다른 재단이 하지 않는 문화 예술 진흥을 위한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대차그룹과 협력을 통해 추진하는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 ‘H-온드림은 타 재단에서도 우수하게 평가하는 사업이다. ‘H-온드림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현대차그룹이 협업을 통해 추진하면서 사회적 경제 생태계 저변을 넓히는데 일조한 사업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하지만 매년 목적사업비 지출 비중을 늘려가고 일부 사업은 열의를 보이고 있음에도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시민사회의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현대차 정몽구 재단에 대해 총수일가가 공정위의 사익편취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주식 일부를 맡겨 두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시에 따르면 여전히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현대글로비스 주식과 이노션 지분을 각각 4%, 9% 보유하고 있다. 2013, 정몽구 회장은 이노션 주식 출연 이후 일부를 매각했으나 재단은 장부가액으로는 3295억 원에 달하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차재단 총자산의 41%를 차지한다.

공익사업 지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음에도 총자산 대비 공익사업 지출 비중은 낮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올해 총자산 대비 목적사업비 지출은 4%. 국내외 공익재단 전문가 다수는 자산 대비 5% 지출을 공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최소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계열사가 동원되어 주식이나 현금을 출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타 대기업 산하 재단과 차별화 된다. 그러나 재단 설립을 정몽구 회장의 선의로만 읽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 회장은 지난 2006년 현대차그룹에서 900억 원 상당을 횡령하고 회사에 2100억 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이후 정 회장은 2007년 해비치사회공헌문화재단을 설립했고 이 재단의 명칭이 2011년 지금의 현대차 정몽구 재단으로 바뀐 것이다. 결국 비자금 사건이라는 오점 이후 이미지 쇄신을 위해 설립된 재단이기도 한 셈이다.

역으로 이런 배경으로 인해 재단의 투명성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를 상징하는 사례가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초대 이사장부터 지금까지 정몽구 회장 본인이나 총수 일가가 이사장을 맡지 않았다는 점이다.

정몽구재단 지배구조에서 눈에 띄는 점은 사회공헌위원회라는 이름의 자문위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재단 정관에 따르면, 사회공헌위원회는 법인 사업추진의 효율화를 위해 학계나 문화계, 경제계 및 법조계 등 각계각층 인사로 구성된 사회공헌위원회를 두고 출연기금의 사용방법과 운용주체 등 구체적 이행방안을 수립하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진행한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타 대기업 산하 재단과 비교했을 때, 총수 일가를 배제하려고 노력하는 등 지배구조 투명성 면에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다만, 회의록을 주무관청에 한정해서 공개하고 있는 점과 윤리규정이 정관상에 있지만 구체성이 다소 결여된 면이 아쉽다.

정몽구재단, 공익사업목적비 내역 불분명 · 편법 상속 악용 의혹

                                              정몽구 회장(左)과 정의선 수석부회장(右)父子
 

 정몽구재단이 2017년 전체 수입의 약 90%를 목적사업비로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CEO스코어가 66개 대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정몽구재단은 2017년 목적사업비로 총 210억 원을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수입금액 236억 원의 89%에 달하는 것으로 전년 87%에서 2% 비중이 상승했다.
수입금은 1년 새 4%(9억 원), 목적사업비는 197억 원에서 210억 원으로 7%(13억 원) 늘며 목적사업비 증가폭이 수입금보다 더 컸다.

목적사업비 비중이 2015년 이후 2년 연속 상승 추세로 2015년 현대차정몽구재단의 목적사업비 비중은 82%였다.고유목적사업비는 공익재단의 목적 사업인 학자금과 장학금, 연구비의 보조 및 지급, 학술 및 자선 사업 등에 지출한 비용이다.

2017년 정몽구재단이 가장 많은 금액을 지원한 사업은 저소득 교육지원사업으로 총 88억 원을 지원했다. 전년도 집행 금액 70억 원보다 18억 원 지원금을 늘렸다. 이어 문화예술사업에 26억 원, 공공의료 지원사업 24억 원, 청년일자리 지원사업 20억 원, 사회복지 지원사업 12억 원 등에 사용했다.

한편, 2018년 정몽구재단이 지출한 공익목적사업비용(230억 원)은 총자산 8014억 원 대비 3%. 이는 5%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전년과 비교해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8000억 원이 넘는 총자산에 비해 공익사업 지출 비용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2019년 결산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현대차 정몽구재단의 총자산은 8014억 원으로, 현대글로비스 주식 2156억 원, 이노션 주식 1139억 원, 금융자산 4688억 원으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자산을 바탕으로 매년 200억 원의 이자배당 수익을 올린다. 재단은 기부금보다 이자배당 수익 재원을 바탕으로 공익사업을 영위한다. 재단은 2018년 공익사업을 위해 총 230억 원을 사용했다.

그러나 230억 원에 대한 상세한 지출은 파악하기 어려웠다. 구체적으로 어떤 단체, 어떤 인물에 지출됐는지, 해당 단체에 얼마나 지출됐는지, 현금으로 지원했는지 등은 확인할 수 없었다.

공익법인은 상증세법상 세금 혜택을 받는다. 출연, 기부 받은 자산으로 운용해 얻은 수익도 세제혜택을 받는다. 따라서 지출처를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출연금 기부금에 한정해서 지출명세서를 적는 게 아니라, 이자, 배당, 보조금 등 모든 수입을 재원으로 한 지출명세서를 적어야 한다.

미국은 재원이 무엇이든 공익사업 관련 지출이라면 수입처와 지출처를 모두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공익사업을 위한, 공익자금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의무공시 양식에는 기부금만 지출명세서를 적도록 돼있어 한계가 있다. 재단이 공익사업 지출 내역을 보다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자체적인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정몽구재단이 수입의 약 90%를 목적사업비로 지출했지만 정몽구 회장이 재단에 출연한 현대글로비스 및 이노션 지분과 이에 따른 정의선 부회장 등 자녀세대로의 간접 상속효과 및 그룹 지배구조 강화 효과 등은 피할 수 없는 논란거리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2011년까지 본인이 소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17%(6500억 원), 2013년 이노션 지분 20%를 정몽구재단 출연금 형태로 기부했지만 그룹의 공익재단 기부 방식을 취함으로써 편법상속 또는 증여라는 비판이 일었다.

정 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출연함으로써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으며 이노션 역시 정 회장 지분 20% 출연 후 정 부회장도 보유 지분 20%를 처분하면서 정성이 고문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 정몽구재단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와 이노션 지분은 각각 4%, 9%로 정 회장이 출연한 주식을 일부 처분하고 남은 지분이다.

앞으로 공익재단이 재벌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를 위한 도구로 사용되지 않고 설립 목적에 맞게 운영될 수 있도록 투명한 지배구조 마련은 물론 의무 지출과 관련한 법적 강제 조항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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