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재택근무 활성화...빌딩 공실률 증가·금리인상에 CRE 바닥
지방자치단체 예산 부족 대안으로 △서비스 축소·감축 △다른 세금 인상 강구

뉴욕 엠바이어 빌딩에서 내려다 본 뉴욕시 
뉴욕 엠바이어 빌딩에서 내려다 본 뉴욕시 

[공정뉴스_조나단 기자] 미국 상업용부동산(CRE)가격 폭락이 글로벌 경제에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팬데믹 이후 치솟는 공실률과 고금리에 CRE시장에 바닥을 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에서는 10년 전 1억 4,600만 달러에 팔렸던 20층짜리 오피스 타워가 지난해 12월  8,0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시카고 클라이번에서는 2004년 9000만 달러에 팔렸던 20만 평방피트 규모 사무실 건물이 2월 70%할인된 20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워싱턴시에서 2018년 1억 달러에 매각됐던 12층 건물이 최근 3600만 달러에 매각됐다.  이 건물은 백악관에서 3블럭 떨어진 사무실과 쇼핑몰이 혼합된 공간이다.

3월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는 팬데믹 이후 스마트폰·컴퓨터 등 정보통신 기구를 활용한 재택근무(Work From Home) 트랜드 확산에 따라 직원들로 붐비된 도시가 텅 비게 되면서 공실률이 증가한데다 고금리로 CRE시장이 바닥을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무실 수요가 팬데믹 전 60%에 불과하다.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세금에 의존하던 뉴욕,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등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인해 세금 감소에 따라 예산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

아론 페스킨(Aaron Peskin) 샌프란시스코 감독위원회 회장은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에)엄청난 할인을 받고 팔리고 있다.”면서  "건물을 최고가에 매입할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엄청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RE 부동산세에 의존하던 샌프란시스코시의 경우, 부동산 가격 하락에 따른 세금 감소로 향후 몇 년간 10억 달러 부족이 예상된다는 것.

아론 페스킨은 “단기적으로 이는 지방자치단체 금고에 들어가는 돈이 줄어들고 시내가 덜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요 도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반등과 2021년 정부의 구조 계획을 통해 지급된 수십억 달러의 연방 구호 자금 유입으로 혜택을 누렸다. 지방자치단체들은 현금이 너무 많아 직원들에게 임금 인상을 제공했다. 지역의 공공시설과 체육시설을 개조하고 하수 시스템을 업그레했다. 2023년 이후 부동산 세수 감소로 예산 부족을 겪고 있다.

내셔널 리그 오브 시티(National League of Cities)가 2023년 발표한 재정 보고서에 따르면 연방 기금 만료에 따른 판매 감소 및 재산세 인하 우려로 인해 지방 재무 관계자들의 낙관론이 약해지기 시작했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미국 전역 부동산 가치가 6641억 달러가 사라졌다.

아르피트 쿱타(Arpit Gupta)뉴욕대학교 스턴경영대학원 교수는 "미국 전역에 걸쳐 감축은 '도시의 운명의 고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CRE가치 하락은 세수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예산 부족을 메우기 위해 도시들은 △서비스 축소·감축 △다른 세금 인상 등의 조치를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아르피트 쿱타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시민들에 제공되던 서비스를 축소하고 감축하고 다른 세금을 올릴 경우 기업과 주민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기업과 주민이 떠나면 과세 기반을 더욱 약화시켜 문제를 악화시키는 등 자체적인 단점도 수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현상은 1960년대와 1970년대 제조업체들이 문을 닫고 지방 정부가 예산 균형을 맞추느라 애쓰던 당시 겪었던 문제들을 닮아있다고 비유한다.

아르피트 쿱타 교수는 “세금을 인상하고 공공 서비스를 줄이려고 노력한 일부 도시에서는 이러한 대응이 도시 비행 과정을 가속화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일종의 복합적인 현상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원격 근무 추세가 가속화된 이후 상업용 부동산 부문에 가해지는 스트레스는 분명해졌다. 이는 재융자 비용을 높이는 높은 이자율과 약 3조 달러에 달하는 상업용 부동산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로 인해 복잡해졌다"고 했다. 

이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신용이 바닥나면서 상업용 부동산 업계가 겪었던 혼란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다.  이번에는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과 장소의 변화로 인해 적어도 금리가 하락할 때까지 시장의 더 깊은 구조적 변화가 시작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건물주·투자자 대출구조 조정 노력

부동산투자업계도 부동산 침체에 따른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대출 구조 조정과 새로운 투자자 유입이 대안이라는 분석이다.

워싱턴에 본사를 둔 상업용 부동산 자문 회사 Six23 창립자인 클렌 사이틀리츠(Glen Seidlitz)회장은 "많은 건물주와 투자자가 대출 구조를 조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자본을 찾고 있다"면서 "대부분 공실률과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분석한다.

클렌 틀리츠 회장은 “대출 기관이 근본적인 문제를 실제로 인식하고 있다.  금리가 더 높은 상태로 유지되면 부동산을 구매할 자본이 줄어들고 부동산을 구매할 구매자가 적으면 가격이 분명히 반영될 것이라는 의미이다.  수요가 줄어들 전망이다"이라며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그 기능으로 발생하는 한우물을 파는 직선형보다 다양한 수익률을 개선하는 나선형의 방법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불안은 지난 달 뉴욕커뮤니티은행이 사무실과 아파트 건물과 관련된 부동산 대출에 대한 예상치 못한 손실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폭락하면서 더욱 커졌다. 지난 2월 의회 청문회에서 재닛 L. 옐런(Janet L. Yellen) 재무장관은 이 분야가 재정적 위험을 초래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규제 당국이 문제의 조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자치단체의 위험은 과세 기준이 상업용 부동산 수익에 얼마나 의존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 10월 무디스 투자자 서비스(Moody's Investors Service) 보고서는 애틀랜타와 보스턴의 신용 등급이 상업용 부동산 가격 변동에 가장 취약한 곳 중 하나이지만 이 부문의 격변은 향후 몇 년 동안 대도시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무디스  분석가들은 보고서에서 "사무실 밖에서 더 많은 업무를 수행하게 되면서 온라인 구매가 증가하는 기존 추세와 맞물려 비즈니스 구역에서 상당한 지출이 사라졌습니다"라고 밝혔다.

토마스 브로시(Thomas Brosy) 도시연구소 세금 정책 센터 연구원은 "새로운 임대 계약으로 인해 임대료가 낮아지고 다른 건물이 낮은 가격에 팔리면 소유주가 세금 평가에 항소하기 때문에 가치 하락이 '지연 지표'가 되는 경향이 있다. 향후 3년 내에 도시들이 지출 삭감과 세금 인상에 관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주요 도시들은 부동산 가치 폭락사태에 대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업용 건물에 대한 세금 평가 항소가 급증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도시 시설에 대한 유지 관리를 연기해야 ​​했다.

샌프란시스코 시장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페스킨 씨는 "도심의 빈 사무실 공간을 아파트 건물로 전환하도록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뉴욕시는 2023년 8월, 상업용 건물 가치가 팬데믹 이전 최고치보다 40%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때를 기준으로 뉴욕시 예산을 짠  '최후의 날'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2025년 3억 2,200만 달러, 2027년 11억 달러의 예산 부족이 예상된다.

위싱턴은 2023년 말 기준 사무실 공실률이 20%를 넘었다. 재정 상황도 나빠졌다. 수도의 일부 주요 사무실 건물에는 임대 광고 간판이 장식되어 있고 시내 소매점은 비어 있다.

캐피탈 원 아레나(Capital One Arena)는 본사를 워싱턴에서 버지니아로 옮기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캐피탈 원 아레나는 워싱턴 위저즈(Washington Wizards)·워싱턴 캐피털스(Washington Capitals) 소유주이다. 워싱턴은 이미 레스토랑, 소매점 등의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내에 또 다른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워싱턴시의 최고 재무 책임자인 글렌 리(Glen Lee)는 작년에 워싱턴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4억 6400만 달러의 예산 부족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격차의 대부분은 상업용 부동산세 수입 감소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업데이트에서 해당 부문의 건전성이 이전 예상보다 더 악화되고 있으며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의 변화가 워싱턴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랜 리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재택근무함에 따라 이 지역의 교통 및 사무실 부동산 부문은 상당한 변화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라며  “통근자가 줄어들면 대중교통과 사무실 공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팬데믹과 원격 근무로의 전환은 이 지역에 광범위한 경제적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CRE 바닥론은 글로벌 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가 되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CRE 대출 규모는 16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CRE 위기는 미국 지역 은행의 위기로도 이어지며 확산될 경우 또 다른 금융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한폭탄이라는 분석이다. 

 

키워드

#뉴욕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