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테네그로法, 권도형 한국 송환 결정...법무부 "송환 최선"
피해자 "한국 재판 반대...전관예우 변호사 면죄부 받을 것"
홍성영 " 사법 문제점 보완 개선해..국민 안전과 자유 보장해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Boris Pejović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Boris Pejović

[공정뉴스_조진석 기자]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32) 테라폼랩스 대표의 한국 송환이 추진된다. 국내 투자 피해자들은 송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되면 전관예우의 초호화 변호인을 구성할 경우 미꾸라지처럼 법망을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적은 돈을 보상받기 위해 어려운 민사소송을 하느니 차라리 권 대표가 미국 감옥에서 평생 갇혀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는 취지이다.

7일(현지 시간)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Vijesti)는 지난달 21일 몬테네그로고등법원이 권 대표의 미국 인도 결정을 뒤집고 한국 송환을 결정했다고 보도한다. 몬테네그로는 동유럽 발칸반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잡은 공화국이다.

권 대표와 동업자인 한창준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는 지난해 3월 23일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코리차 국제공항에서 두바이이행 비행기에서 여권심사 과정에서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한 혐의로 체포된 뒤 구금된다. 당시 권 대표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발생으로 암호화폐 사기 사건과 관련 2022년 9월 26일 인터폴로부터 적색 수배(Red Notice)가 내려진 상태였다. 

권 대표는 2022년 5월 22일 루나 폭락사태가 터진 뒤, 대한민국과 싱가포르의 사무실과 집을 모두 비우고 잠적한다. 테라폼랩스의 핵심 직원들도 퇴사한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은 권 대표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다. 국외 체류 사실이 확인되면서 법무부는 여권법에 따라 2회 여권 반납 명령통지를 하고 신규여권 발급을 제한한다. 11월 3일 여권이 무효화된다.  12월 12일 한 언론은 권 대표가 아랍에미리트를 경우해 세르비아로 도피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2023년 2월 18일 권 대표가 비트코인 1만개를 빼돌려 현금화한 한화 1300억원을 스위스 은행에 예치했다고 밝힌다.

2023년 3월 23일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의 수도 포드고리차공항에서 위조된 여권을 사용하려다 체포된다. 2022년 4월 국내 출국 후 싱가포르에 있다가, 같은해 5월 21일 잠적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세르비아로 도주했고, 다시 인접 국가인 몬테네그로를 통해 두바이로 가려다 붙잡혔다고 한다. 

권 대표가 체포된 결정적 계기였던 본명을 사용했던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 말고도 한국 여권과 벨기에 위조 여권을 가지고 있었다. 벨기에 여권에는 ‘왕(Wang)’ ‘응우옌(Nguyen)’ 등 가명을 사용했다.

몬테네그로는 위조여권 사용과 관련 공문서 위조혐의로 기소한다. 현지 재판을 받게 된다.  5월 12일 권 대표는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하며 보석을 청구한다. 현지 법원은 이를 받아들인다. 5월 24일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이 검찰의 항고를 받아들여 보석을 허가한 하급법원의 결정을 취소한다. 6월 20일, 여권 위조 혐의에 대해 1심 법원이 징역 4개월을 선고한다. 11월 17일. 2심에서도 징역 4개월을 선고한다. 그리고 형이 확정한다. 

몬테네그로와 대한민국은 모두 범죄인인도에 관한 유럽협약 가입국이다.  법무부는 법률과 국제협약에 따라 송환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국 뉴욕 검찰과 싱가포르은 각각 금융사기·시세조작 등 8개 혐의와 800억 가상화폐 사기혐의로 기소하고 송환을 요청한다.

한국, 미국, 싱가포르 수사기관이 권 대표에 대한 수사 관할을 주장하면서 신병 인도를 요청한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2024년 2월 21일 한국 송환을 결정한다. 항소법원이 권씨 측의 항소를 받아들인 것이다.

몬테네그로 일간지 비예스티와 포베다에 따르면 마르코 코바치 전 법무부 장관은 한국 법무부가 미국보다 먼저 권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고 밝힌다.

중대한 형사소송법 위반 사항이 있었다면서 고법의 결정을 기각한다. 범죄인 인도 요청서 도착 순서에 관한 사실 관계 판단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국 영문 작성 법죄인 인도 요청서 제출(3.24.)→한국, 몬테네그어 범죄인 인도요청서 재제출(3.26.)→미국, 임시구금요청서 송달(3.27)→한국, 권도형 인도요청서 송달 순으로 서류가 제출된 것.

2024년 3월 5일,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권 대표의 항소를 인용한다. 이에 권 대표의 미국 송환을 무효화하고 재심리를 지시한다. 결국 3월 7일, 몬테네그로 법원이 권도형을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결정한다. 다만 최종 결정은 몬테네그로 법무부의 권한이며 지속적으로 미국 송환에 무게를 둬왔기 때문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아직 미지수.  현재 미국 법무부에서도 권도형 인도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피해자, 권 한국행 반대

국내 피해자 20만 명은 권 대표의 한국행을 반대한다. 민사 소송을 통해 어렵게 보상받는 것 보다 미국 감옥에서 평생 갇혀 죄값을 치르라는 의미이다.

한국은 미국보다 상대적 형량이 낮다. 한국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이다. 전관예우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받으면 낮은 형량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경우, 개별 범죄마다 형을 매겨 합산하는 병과주의를 채택해 10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다. 

테라·루나 피해자들은 성명을 통해 "권도형은 재산이 수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러한 막대한 자금으로 국내 정상급 로펌을 천문학적인 수임료를 지급하고 초호화 변호인단을 꾸려 코인사기 범죄에 대한 면죄부를 받고자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상화폐 사기 범죄 처벌 규정이 명확하게 확립되지 않은 한국에서 1심 선고로 중형이 내려지더라도 항소심이나 상고심에서 대폭 감형돼 처벌이 제대로 되지 않고 출소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언제부터 우리나라가 코인 사기 범죄자에 대한 처벌에 관대한 나라가 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권도형은 한국에서 조사만 마친 후 미국의 요청에 따라 해당 국가로 송환돼야 한다. 권도형을 송환을 적극 요청하는 미국으로 이 자를 보내주시기 바란다"며 "피해자가 제일 많고, 사기 범죄자의 개별 범죄에 대한 병과주의로 100년 이상의 형의 집행이 가능한 미국에서 권도형은 재판받고 처벌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권 대표가  몬테네그로 법원에 항소를 제기해 미국 송환을 피해 한국 송환된 점은 일부 성공한 셈.  

범죄자들에게 미국 사법체계는 재앙 그 자체.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를 운영한 손정우도 2020년 미국이 우리 법원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해오자 미국행을 필사적으로 회피했다. 당시 손에게 종신형까지 선고될 수 있는 미국으로 보내자는 여론이 들끓었다.  그의 아버지는 아들이 불법 계좌를 만들어 범죄수익을 은폐했다며 고소했다. 추가 수사와 재판이 이어지며 그의 미국 인도는 불발됐다. 손정우는 성착취 관련 혐의로는 1년 6개월을 선고받는 데 그쳤다.

홍성영 미래문화콘텐츠포럼 상임위원장은 "법은 국민의 안전과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법률은 사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지침을 제공하고, 범죄 행위에 대한 처벌을 포함하여 사회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국 법률 시스템은 문제점이 심각하다. 법과 원칙을 무시한 전관예우 등이 바로 그것. 법률 지식이 부족한 일부 국민들은 자신의 권리를 보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 권 대표를 미국으로 보내 평생 감옥에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한국에서 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전관예우 변호사를 기용하면 솜방망이 처벌만 받고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과 원칙이 바로선 우리 사법체계로 그를 단죄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권 재판을 통해 ‘제2의 권도형’을 막을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보완하여 국민의 안전과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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