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 청원 막으려 SEC 건너뛰고 곧장 법원行
엑손모빌"기업 손해 끼치려는 목적" vs팔로우어스"주주권리 거부 의도"

[공정뉴스_조나단 기자] 미국 석유 기업 엑손모빌(Exxon Mobil)이 미국과 네덜란드의 투자자 그룹이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더 엄격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극단적' 제안 제시를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기후 행동주의 투자자가 주총을 이용해 이사회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데 반발하고 나선 것. 투자자가 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는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기업이 주주를 고소하는 일은 거의 없어 이례적이다. 엑손모빌이 성공할 경우 주주 행동주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은 엑손모빌이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아주나 캐피탈(Arjuna Capital)과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둔 행동주의 투자 그룹 팔로우어스(Follow This)가 파리 기후 협약을 준수하기 위해 배출량을 더 빨리 줄이도록 요구하는 제안을 제시하는 것을 막기 위해 텍사스주 포트워스 소재 연방 지방법원에 제기한 사실을 보도했다. 

엑손모빌이 낸 소송은 5월 29일로 예정된 연례 주총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가속하는 안을 투표에 부치지 못하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이번 소송으로 기후 활동을 위한 주주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됐다.

소장에는 "폴로디스와 아주나캐피털은 오직 회사의 기존 사업을 감축시키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려는 목적에서 주주가 됐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달 폴로디스와 아주나캐피털은 엑손모빌의 탄소 배출 감축 계획에 전후방 가치사슬에서의 간접적인 탄소 배출량을 뜻하는 스코프3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

단순히 석유 정제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사가 엑손모빌 석유를 사용해 배출하는 탄소도 줄여야 한다는 것.

엑손모빌 측은 "이번 제안은 엑손모빌의 경제적 성과를 개선하거나 주주 가치를 제고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며 "자신들이 투자한 회사의 사업을 쪼그라들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엑손모빌은 서구권 5대 정유사 중 유일하게 스코프3 감축 목표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에도 유사한 주주 제안을 표결에 부쳤다. 하지만 찬성표가 각각 27%, 10%에 불과해 부결됐다.

통상 미국 상장사가 주주 제안 안건을 배제하려면 그 사유를 자세히 명시해 SEC에 제출해야 한다. SEC는 배제 사유서를 평가해 타당할 경우에만 배제를 권고한다. 엑손모빌이 SEC 대신 주주제안 소송을 법원으로 끌고 간데는 주주활동을 위축시키겠다는 의도라는 게 기후운동가들은 분석한다.

엑손모빌은 2050년까지 운영에서 순 제로 배출량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소비자의 제품 사용과 관련된 배출량 목표 채택을 거부했다. 이러한 입장은 그러한 목표를 수용하여 잠재적으로 석유와 가스를 덜 생산하도록 요구하는 일부 유럽 경쟁국과 대조된다. 

기후 운동가 주주들에 대한 엑손모빌의 법적 소송은 기업의 책임과 환경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속적인 논쟁에서 주목할 만한 발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의 결과는 향후 기업이 주주 제안, 특히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제안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팔로우어스 창립자인 마크 반 바알(Mark van Baal)은 성명을 통해 "이번 소송은 회의에서 결의안이 채택될 것을 우려해 엑슨모빌이 주주들의 권리를 거부 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엑슨모빌은 팔로우어스가 제기한 동일한 결의안을 이미 2022년과 2023년에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주주 제안 배제 사유서를 제출해 성공적으로 무효화한 바 있다. 이 점을 고려하면 엑슨모빌이 SEC가 아닌 법원에 소를 제기한 점은 의외라는 지적이다. 

마크 반 바알은 "팔로오 어스는  27개 기관투자자와 함께 석유기업(Shell)등에 엄격한 기후목표를 설정한 기후 결의안을 공동 제출했다. 많은 기관 투자자들이 파리기후협약이 달성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결의안은 회사가 2015년 파리 기후 협약에 따라 소위 Scope 3 중기 제품 배출 감소 목표를 달성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팔로우어스는 다른 4대 석유 ·가스 기업인 셸, 비피(BP), 쉐브론(Chevron), 토탈에너지(TotalEnergies) 등에 파리기후협정에 부합하는 수준의 중기 배출 목표(midium-term targets)를 조정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제출했다.

팔로오어스와 함께 셸 주주제안의 주주제안의 공동 제출자로 나선 영국의 연금보호기금(Pension Protection Fund, PPF)도 성명을 통해 “ 팔로우 디스의 주주제안을 공동 제출함으로써 우리는 파리협약에 부합하는 감축 목표 설정 및 목표 달성의 중요성에 대해 셸 이사회에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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