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조현식 그룹사 공개지분 매수
차남 조현범 사법리스크 결국 발목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오른쪽) @한국앤컴퍼니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오른쪽) @한국앤컴퍼니

[공정뉴스_조경호 기자] 재벌집 장남과 차남의 쩐의 전쟁이 재계 관심을 끌고 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이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지분 공개 매수에 나섰다. 그룹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부친이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면서 '조현범 체제' 완착됐다. 조 회장이 사법리스크에 발목 잡히면서 형제간 쩐의 전쟁은 2라운드에 단초가 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조현범 회장이 구속되면서 총수 부재가 장기화된데 따른 그룹 정상화 명분으로  5일부터 24일까지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대상으로 공개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인수 단가는 주당 2만원이다. 4일 종가 1만6820원에 18.9%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외국인·국내 기관·소액주주 등 일반주주 지분 중 최소 20.35%에서 최대 27.32%를 공개매수를 통해 매입한다는 계획. 총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이다.

한국타이어 일가의 ‘형제의 난’은 3년여만에 다시 불붙는 모양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의 지분율은 기존 18.93%에서 최소 39.28%에서 최대 46.25%까지 늘어난다. 조 고문과 MBK는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지분인 0.81%, 차녀인 조희원 씨 지분 10.61%를 우군으로 확보하면 한국앤컴퍼니의 과반 지분을 확보가 가능하다.  현재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조현범 회장으로, 한국앤컴퍼니 지분 42.03%를 보유하고 있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 측에서 단일 최대주주에 올라설 수 있다. 경영권을 장악할 수 있다. 

하지만, 조 회장 지분이 42.03%에 달하는 만큼 조 고문 측이 공개매수에 성공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 회장 측도 매수 가격을 높여 공개매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조 회장이 높은 가격에 공개매수해 지분을 8%가량만 더 확보해도 지분율이 50%를 넘어간다. 이 같은 반격도 쉽지 않은 상황.  현재 조 회장이 보석으로 석방된 상황이기는 하지만 사법리스크가 여전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5일 부회장 1명 승진 등이 포함된 내년 1월 1일자 정기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따르면 지주사 한국앤컴퍼니에서는 2명의 상무와 1명의 상무보가 승진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이하 한국타이어)는 부회장 1명, 부사장 2명, 전무 3명, 상무 6명, 상무보 15명의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현재 한국타이어 일가의 형제의 난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 

1라운드는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형태로 매각하며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조 명예회장이 차남 조 회장을 후계자로 낙점하자 장남인 조 고문과 한편에 선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크게 반발했다. 당시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라며 조 명예회장의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성년후견은 고령이나 장애, 질병 등으로 의사결정이 어려운 성인에 대해 후견인을 선임해 돕는 제도다.

조 고문은 이듬해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과 맞붙었다. 하지만 결국 경영권에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결국 2021년 말 조 고문이 물러난다.  조 회장이 그룹 회장에 선임된다.  형제의 난이 사실상 조 회장의 승리로 마무리된다.

조 회장이 사법리스크로 구속되면서 상황이 바꿘다.  3월 200억원대 횡령·배임과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로 구속 기소된다. 총수 부재 상황이 발생한 것이 2차 경영권 분쟁에 단초가 된 것이다.  조 회장은 2019년 뇌물 수수 혐의로 실형을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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