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뉴스_조나단 기자] DL그룹(구, 대림산업)이해욱 회장·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청문회'에 증인 출석했다. 두 그룹은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해 지탄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회 증인석에 선 둘은 나란히 고개를 숙였다.

1일 국회에서 열린 DL그룹과 SPC그룹에 대한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증인 출석한 이해욱 DL회장과 허영인 SPC회장은 노동자의 사망사고를 막지 못한 데 대해 사과를 했다. 당초 환노위는 10월 고용노동부 국정감사 증인으로 두 사람을 증인 채택했지만 해외 출장을 사유로 불출석한바 있다. 

허영인 SPC회장 @뉴시스
허영인 SPC회장 @뉴시스

SPC 1일 12시간 2교대 고강도 노동

SPC는 2022년 SPL안전사고 발생이후 안전경영 1000억원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간 안전설비 확충·자동 작업환경 개선·안전인력 강화 등 안전경영에 1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것. 이것은 약속에도 불구하고 8월 샤니에서 또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안전경영에 대한 약속이 희석됐다. 국회도 SPC의 안전경영 예산 1000억원의 집행과 이행을 따져 물었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전경영) 예산 1000억 원은 통상 기업 경영 개선과 공장 설비 개선을 위해 투입되는 예산이 아닌 안전을 위해 추가 투입하는 예산인가. 이냐면 이미 계획된 투자계획을 안전 투자라고 포장한 것이라는 강한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허 회장은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설비 예산"라고 답했다.

같은 당 이수진 의원도 "안전 투자 1000억원과 관련해 집행 내역과 주요 계열사별 투자 사례 등을 그룹사 홈페이지에 공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또 3개년 투자계획을 최대한 단축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다"며 "안 하겠다는 것과 다름이 없다. 국정감사나 청문회 면피용 아니냐 이렇게 의구심을 갖고 질의를 드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의 문제가 지적됐다. SPC계열사에서는 주야간 12시간 하루 2교대가 실시되고 있다. 12시간의 장시간 노동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수진 의원은 "SPC계열사와 샤니의 산재 사망사고는 하루 2교대 장시간 노동에서 비롯됐다"면서 "노동시간 단축이나 교대 근무 개선등의 안전 경영에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부 계열사의 인건비 증액만 조금 있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도 "노동자 입장에서 강력하게 얘기하는 건 2교대를 개선하지 않으면 죽음이 계속된다고 지적한다"며 "원론적인 답변만 하는데 그렇게 해서는 죽음의 노동 끝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의원도 "대다수 계열사가 2조 2교대다. CJ제일제당은 4조3교대로 돌아섰다. SPC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보여주는 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정 위원장도 "야간 업무를 2주일간 114시간 한 SPC 계열의 한 근로자가 과로사했다는 자료를 받았다"며 "회사가 경영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해욱 DL회장 @뉴시스
이해욱 DL회장 @뉴시스

 

DL그룹도 중대재해 단골

DL그룹은 중대재해 단골 건설기업. '8월 부산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 고 강보경씨(29) 등이 중대재해로 사망했다. 지난해 1월27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현재까지 7차례의 사고가 발생, 노동자 8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는 중대재해 '최다' 발생이다.

연이은 중대재해 발생으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자 고강도 개선책 마련에 나섰다.  9월부터 최근까지 약 2개월간 고용노동부 지정 안전관리 전문 컨설팅 기관인 산업안전진단협회와 함께 본사 및 현장에 대한 안전보건체계를 점검했다.  지난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서울 종로구 디타워 본사에서 최근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협력회사 6곳의 경영진과 만나 중대재해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다른 건설 대기업보다 협력업체에 대한 원청의 책임 의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윤건영 의원은 "건설업계 공정상 협력업체, 하청업체 직원들이 많은데 원청의 책임과 의무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협력업체도 당연히 노력해야 하지만 협력업체에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 산재에 대한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보고를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정식 "재발방지 위해 엄중 관리"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서 참석한 이정식 고용노동부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기업들에서 중대재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매우 무거운 마음이며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에 국민의힘은 여야 간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항의하며 불참했다. 다만 임이자 의원만 간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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