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공포스릴러영화 '백마스크' 쵤영현장 스틸@자료사진
헐리우드 공포스릴러영화 '백마스크' 쵤영현장 스틸@자료사진

문화예술(文化藝術·Culture and Arts)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문화 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잠재적인 파급 효과가  소비자의 기호를 형성할 만큼 표적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이 거스릴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하면서 문화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산업에서도 ESG경영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가치(지재권)·문화적 가치(문화권)의 균형을 추구하는 ‘문화 다양성(文化多樣性·Cultural Ddiversity)'을 실천하라는 요구이다.

문화 이론에 관한 기본개념 중 ‘문화제국주의(cultural imperialism)’라는 용어가 있다. 경제적으로 강력한 국가들이 그렇지 못한 국가의 가치관, 전통, 문화를 예속시키고 이를 자국의 문화 관점들로 대체시켜 그 우위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지배 과정을 지칭한다. 자본주의가 발달한 미국의 압도적 영향력을 거론하며 비판할 때 흔히 사용된다. 글로벌화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지배적인 문화 가치를 확산했다. 이와 같은 문화의 제국주의의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문화다양성'을 매개로 한 대항문화적(counter-cultural) 움직임도 관찰된다.  문화 다양성에는 언어·의상·관습·전통·도덕·종교 등의 모든 문화적 차이를 포함한다.  문화독점·문화 획일화 현상에서 탈피해 문화 정체성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이다.

유네스코(UNESCO)는 2001년에 서구의 문화의 편중성·핵일성을 탈피한 '세계 문화 다양성 선언(Universal Declaration on Cultural Diversity)'을 채택한다. 문화는 한 사회와 집단의 성격을 나타내는 정신적·물질적·지적·감성적 특성을 지닌 총체이다.  예술이나 문자를 통한 형식뿐만 아니라 생활양식, 인간의 기본권, 가치, 전통과 신앙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 정의를 지니고 있다.  평화와 발전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인류의 공동 유산으로서 여러 구성원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상호작용하기 위해 문화 다양성이 증진되어야 한다는 것.  유네스코는 2005년 '문화적 표현의 다양성 보호·증진 협약(Convention on the Protection and Promotion of the Diversity of Cultural Expressions)'을 채택했다. 세계의 다양한 유·무형의 유산을 보호 및 장려하고 21세기의 문화산업에서 창조성을 고양시키기 위해 노력하자는 것이다.

K-POP등 한류의 성공은 문화다양성에서 기인한다. 가수 BTS·블랙핑크, 영화<기생충>, OTT드라마<오징어게임>등은 서구인이 한국문화를 바라보는 문화다양성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그 만큼 문화다양성은 중요한 문제이다. 문화 다양성은 ESG와 관련 있다. 국가와 기업의 문제로만 국한((局限)되지 않는다. 문화산업이 가져야 할  ‘사회’에 관한 책임이기 때문이다.

한국사회에서 문화다양성을 찾아볼 수 없다. 자본시장에 매몰됐다.  문화 산업은 철저한 시장 논리에 따라 작동한다. 대중의 주도가 아닌 자본의 주도하에 형성하고 있다. 자본에 의해 만들어지는 산업이다 보니 자본에 따라 시장이 움직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진리. 문화산업 종사자의 상위 1%가 매출의 90%를 가져가고 상위 10%가 매출의 99.4%를 가져간다. 스타와 비스타가 나뉘는 상업적인 성격이 지닌 부의 불평등 특성 때문이다.

다양성이 없는 문화산업은 지속가능할 수 없다.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며 불평등을 해소하면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때에 문화는 지속가능할 수 있다. 상위 1%와 상위 10%가 독식하는 문화로는 생존할 수 없다. 

2000년대부터 2020년까지 한국 영화 산업을 쥐락 펴락했던 공룡 CJ·롯데 등도 글로벌 OTT기업 넷플릭스·디지니랜드 등이 시장에 들어오면서 소리없이 꼬리를 내리고 있다. 공존과 공생을 몰랐던 공룡의 몰락을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 문화산업이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ESG경영 도입이 시급하다. 창작자의 지적재산권과 표현의 자유 등 인권 문제를 포괄하는 문화의 다양성과 공공성을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와 문호산업 전반이 지닌 구조에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앞서 문화 예술인을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변화를 끌어내기 위해선 먼저 문화의 가치와 문화예술인의 노동자성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문화산업의 ESG 경영은 환경 문제를 비롯해 경제적 가치(지재권)와 문화적 가치(문화권)의 균형에도 주목해야 한다.

글: 홍성영 문화평론가·영화제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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