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하드 디스크 떼어 외부 반출...누리호 발사 성공 뒤 관련 자료 열람 의혹
해당 연구자 대전-고흥 오가는 과정 현장 관행 주장… 기술유출 실익도 없어

[공정뉴스_조나단 기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를 개발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한 항우연의 전 연구진이  기술 유출한 의혹 관련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건의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가는 전일 대비 700원(-0.69%) 하락한 101,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31일 대전지검 특허범죄조사부(부장검사 김윤용)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한 항우연 전 연구자 4명에  대해 기술 유출 혐의(산업기술보호법·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된 사건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항우연을 압수수색 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항우연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이직하는 연구자들에 대한 기술유출 관련 특정감사를 진행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연구자들이 이직을 위해 실제 기술을 유출했는지 집중적으로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연구진은 항우연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떼어 외부로 반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호 발사 성공 뒤인 올해 5월 이후 관련 자료를 집중적으로 열람한 의혹도 받고 있다.

연구자들은 대전 항우연 본원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를 오가는 과정에서 관행처럼 했던 것일뿐 기술 유출이 아니라고 해명하며 이직을 막기 위한 표적 감사와 수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를 규정 위반이라고 보고 고발 조치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미 누리호 기술을 이전받기로 항우연과 2022년 10월 계약을 맺은 상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제작될 4차례 누리호 발사에 참여해 발사 운용 등 관련 기술을 이전 받는다. 2025년부터 발사 예정인 누리호 제작(3기)을 주관, 주성품 제작 참여기업에 대한 총괄관리를 수행한다. 항우연 연구자·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입장에서 기술 유출의 실익이 없다. 이런 이유에서 과기정통부가 정황 증가만 가지고 무리하게 연구자를 기술유출 범죄자로 내몬다는 시각도 있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항공우주연구원에 대한 감사를 거쳐 관련자들에 대해 한국형 발사체 기술유출 혐의로 수사 요청한 사건과 관련, 항우연 등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항우연이 가진 우주항공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헐값 매각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항우연이 막대한 국민의 세금을 들여 개발한 항공우주 기술을 제대로 된 평가 없이 민간 기업에 헐값 매각한다는 지적이다. 

항우연의 메인 업무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게 관련 기술과 함께 이전될 경우, 항우연 내의 관련 조직은 사실상 껍데기만 남는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형상 공동협업으로 비추어지지만, 실제는 민간기업으로 기술이 이전되는 것이 명약관화한 일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항우연의 기술 이전 계약이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우주항공 산업에서 최강자가 된다.  2022년 12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를 제치고 항우연에서 2860억원 규모의 한국형 발사체(누리호·KSLV=Ⅱ)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사업을 수주한다.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3년 1월 1일부터 5개부서와 산하 15개 팀으로 이뤄졌던 발사체개발사업본부를 2개실·6개부서·2개산업단으로 구성된 발사체 연구소로 재편하는 조직개편안을 발표한다. 이 조직 개편은 내홍이 발생시킨다.

누리호의 사령탑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나로우주센터를 이끈 옥호남 센터장 등이 12월 16일 사직서를 냈다. 고정환 본부장은 사직서를 통해 "(조직 개편으로) 발사체본부의 연구조직을 사실상 해체했다. 기존의 본부-부-팀 체계에서 부와 팀을 페지하고 본부만 남겨 머리만 있고 수족을 모두 잘린 상태가 됐다"고 했다. 

검찰의 항우연 전 연구진에 대한 수사에 칼날이 어디로 향할지에 세인들에 괌심이 모아지고 있다.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 산의 역할과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한 우주 개발 기술이 얼마나 공정하게 민간에 이전됐고 공유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고 투명하게 공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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