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2월 이후 6차례 금리 동결
이·팔 분쟁에 국제유가 불확실성에 관망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는 모습@한국은행

[공정뉴스_방소정 인턴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2월에 이어 여섯 차례 연속 동결이다. 이-팔전쟁·물가·경기·가계부채 딜레마가 원인이다. 미 연준도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행 5.25~5.50% 수준으로 동결한 것도 판단에 작용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3.5%에서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물가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 2.3%로 내려왔다. 하지만, 8월(3.4%)과 9월(3.7%) 다시 3%대로 올라왔다. 설상가상 이·팔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90달러대를 웃돌며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커지면서 경제 불확성이 커졌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의 뚜렷한 개선세를 확인하기도 어렵다. 설상가상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등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더해졌다. 미국채를 중심으로 한 가파른 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높아졌다. 한은이 추가 긴축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금통위 직전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4.9%를 돌파했다.

 

한은은 물가가 다시 반등하고 있는 점도 고민이 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은 8월(3.4%) 다시 반등해 9월(3.7%)까지 2개월 연속 3%대를 이어갔다. 

이번 한은의 결정으로 한국(3.50%)과 미국(5.25%~5.50%)의 금리차는 상단 기준 2%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 입장에서 내외 금리 차가 더 커지면 환율과 물가 등에 대한 고민이 커진다. 

통화정책 운용도 물가에 집중됐던 것과 달리 이제는 성장 쪽으로 모아지고 있다. IMF(국제통화기금)는 최근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7월 2.4%에서 2.2%로 낮춰 잡았다.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에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지고 있다.

금리를 내리기에는 미 연준의 긴축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미 연준이 연내 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한·미 금리 역전차 확대로 자금 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외환시장이 출렁일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리를 높여야할 이유는 많지만 경기도 살려야 한다"면서 "우선 금리를 동결하고 미국의 금리 결정을 관망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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