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7000억원 기부 아시아 최대 교육 재단 설립
1만 2000명에 장학금 지급...박사 750명 키워내
"정도대로 살아라. 정도가 결국 이긴다" 유언 남겨

관정 이종환 @자료사진
관정 이종환 @자료사진

"돈을 벌 때는 천사처럼 벌 순 없지만, 쓸 때는 천사처럼 쓰련다."

이종환 삼영화학 명예회장이 별세 전 습관처럼 하던 말이다.  2023년 8월 14일 이 회장이 사망했다. 그는 사망 직전까지 부동산·현금 등 자투리 재산까지 정리해 '관정이종환교육재단(冠廷李鍾煥敎育財團, The Kwanjeong Educational Foundation)'에 기부한다. 현재까지 기부한 금액이 1조7000억원. 이병철·정주영·신격호 등이 자신의 재산 기부에  인색했던 것에 비해 통큰 기부이다.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참기업인 셈이다. 대부분 창업 1세대 기업인들은 자신의 자산 기부 대신 회삿돈으로 생색내기를 했던 것과 차원이 달랐다.

그의 기부철학은 남명 조식 선생의 남명학에 유래됐다.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룬 영남학파의 거두인 그는 인재양성과 경영에 대한 남다른 철학을 후학에 전파했다. 이병철(삼성)·구인회(LG)·조홍제(효성)·이종환(삼영)등이 모두 의령 출신으로 남명 조식에 영향을 받았다. 

이종환 회장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교육에 중요성을 경영철학에 담아낸다. 1조 7000억원의 재산을 기부해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이다. 그의 기부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은 아세아 최대 규모가 된다. 

글로벌 경영잡지 포보스는 그를 '아시아의 기부왕'으로 선정한다.  그의 선행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빌게이츠를 닮아 있다. "죽기 전 모든 재산을 재단에 기부할 계획" 이라는 빌 게이츠의 말을 실제 실현한 것이다. 

이종환 명예회장은 자신이 평생 일군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하늘 나라에 갔다.  자신의 ‘공수래(空手來), 만수유(滿手有), 공수거(空手去)’ 정신이 실천한 것이다. 그는 '인생은 빈 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는 공수래 공수거에 더해 주체적 '만수유' 정신을 담아냈다. '인생은 빈손으로 와서 손에 가득 체운 뒤 그것을 다시 사회에 돌려주고 가는것' 이라는 뜻이다.

이 회장은 생전 이 말을 직접 만들어 실천했다. 23년간 이 회장이 기부한 장학금만 2700억원이 넘는다. 국내 최초 '1조 장학 재단'을 만들었다. 기부한 금액의 가치가 시간이 지나 1조 7000억원이다.

인재육성...1만 2000명에 장학금, 박사 750명 양성

'인재 육성'을 위한 기부에 열을 올렸다.

이 회장은 "우리가 가진 건 사람밖에 없다. 사람을 키워내야 한다. 노벨상 수상자를 키워내자."고 했다. 자신의 재산의 대부분을 2000년 설립한 관정이종환교육재단에 기부했다.

이 회장은 매년 명문대 재학생 1000명 안팎에게 150억 상당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재단 설립 후 23년간 후원한 장학생만 1만 20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박사학위를 받은 인원만 750여명이다.

이 회장은 서울대 사상 최다액 기부자이기도 하다. 2012년  서울대에 600억을 기부해 서울대 전자 도서관을 지었다.

이 회장은 재단의 종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은 유언을 남겼다. '정도(正道)'이다. 정도는 올바른 길, 정당한 도리를 뜻한다. 

이 회장은  “정도대로 살아라. 정도가 결국 이긴다. 재단을 영속되게 잘 운영해달라”는 유언을 남긴다.

선한 영향력을 가진 공정한 재단 운영을 통해 재단이 대한민국의 백년대계가 되길 바라는 취지이다. 관정의 애국 정신이 대한민국 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관정 이종환 회장 생가

관정의 히스토리

관정 이종환은 1세대 기업인이다.  1924년 경상남도 의령에서 태어나 마산고등학교를 졸업한다. 1944년 일본 메이지대학교 경상학과를 2년 수료했다. 그 후 학병으로 끌려가 소련·만주 국경과 오키나와를 오가며 사선을 넘나들다가 해방을 맞이 한다. 광복후 정미소 사업과 동대문 보따리장사를 한다. 1958년에는 삼영화학공업 주식회사를 창업한다.  플라스틱 양동이를 시작해 투명랩, 초초고압 애자를 개발한다. 현재는 10여 개의 회사를 거느리는 삼영그룹으로 발전시켰다.

관정 이종환 회장 1924 경남 의령에서 출생/ 1942 경남 마산중학교 5년 졸업 /1944 일본 메이지대학 경상학과 2년 수료 /1959 삼영화학공업 주식회사 설립(서울) /1978 삼영산업 주식회사 설립, 고려애자공업주식회사 설립 /1985 대통령 표창 (애자 신제품 개발 공로) /2000 재단법인 관정이종환재단 설립 /2002 재단법인 관정이종환교육재단으로 개칭 /2003 금탑산업훈장 수훈(대통령), 제5회 장영실과학문학상 본상 수상 / 2004 백범 문화상 수상/ 2007 아름다운 CEO상 수상 /2009 국민훈장 무궁화장 수상, 주식회사 삼영중공업 설립/ 2012 서울대학교 관정도서관 건립 600억 기부협약 체결/2014 서울대학교 명예공학박사학위 취득/2023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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