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남 기자] 추사 김정희(1786~1856)의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金正喜 筆 不二禪蘭圖)’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

문화재청은 추사 김정희의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金正喜 筆 不二禪蘭圖)’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김정희 필 불이선란도’는 10대 때부터 묵란을 즐겨 그렸던 김정희가 난초를 서예의 필법으로 그려야 한다는 자신의 이론을 실천적으로 보여준 작품.

추사는 첫번째 제문을 통해 ‘난초 그리지 않은 지 20년, 우연히 그렸더니 하늘의 본성이 드러났네/ 문 닫고 찾으며 또 찾은 곳/ 이것이 유마의 불이선일세/만약 누군가 억지로 (그림을)요구한다면, 마땅히 유마거사의 말 없는 대답으로 거절하리라’라고 그림을 자화차찬하고 있다.

이 작품은  추사가 1853년 반대파의 탄핵으로 함경도 북청으로 귀양을 가서 평민 출신의 더꺼머리 총각인 달준에게 그려 준 것. 달준은 귀양에서 돌아와 과천에서 추사가 은거할 때도 청관산옥으로 불리웠던 초당에서도 모셨다. 그 시절 그려준 것으로 추정된다. 

화면 가운데의 난초를 옅은 담묵으로 그리고 주변에 회화사상 보기 드문 수준의 높은 품격과 취향을 담은 제발을 4곳에 썼다. 글씨는 여러 서체를 섞어 썼다.  글자 모양과 크기에 차이가 있다. 제발은 그림의 제작 배경과 감상평 등을 기록한 것이다.

문화재청은 ”19세기 문화사를 상징하는 김정희의 학문과 예술 세계를 종합적으로 대변하는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학술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면서 “또한 인장을 통해 전승 내력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 ‘기장 고불사 영산회상도(機張 古佛寺 靈山會上圖)', ’파주 보광사 동종(坡州 普光寺 銅鍾)’, ‘불조삼경(佛祖三經)’ 등 조선시대 불화・동종・전적 총 3건도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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