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은행원, 해외 송금 요청한 고객 돈 횡령...주식-가상화폐 투자 손실
IBK 내부통제 먹통...김성태 행장 고객신뢰 회복 약속 한달만에 물거품

김성태 기업은행장
김성태 기업은행장

[공정뉴스_김세영 기자] 기업은행 영업점 직원의 횡령액은 당초 1억 9000만원보다 훨씬 많은 5억원을 넘는 것으로 드러났다. 올초 취임한 김성태 행장이 '철저한 내부통제'를 약속한지 불과 한 두달만에 불미스런 황령사건이 터졌다. 금융신뢰는 물론 김 행장의 리스크 관리게 구멍을 뚫렸다는 평가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종로구의 기업은행 한 영업점에서 30대 남성 직원 A씨가 지난해 빼돌린 회삿돈이 5억원대에 달하는 사실이 확인됐다. 2억 2000만원은 변제하고 3억원 가량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투자 실패가 원인. 주식에 투자했다가 실패한다. 만회를 하기 위해 가상화폐에 투자했지만 대부분 손실을 본다.

A씨는 금융인으로 해서는 안 될 고객 돈에 손을 댄다. 고객이 해외로 보내는 송금액을 중간에서 자신의 계좌로 옮기는 방법으로 횡령한다. 또 지인들에게 투자를 권유해 억대의 자금을 추가로 취득한다. 투자권유 지침을 어긴 것이다. 

A씨는 횡령 사실이 적발되자 잠적힌다. A씨는 21일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은 사태 파악 직후 A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한다. 또 해당 지점에 대한 현장검사를 진행한다. 은행은 이 같은 사실을 금융감독원에 보고한다. 금융기관은 횡령과 배임 등 금융사고가 발생하면 즉각 당국에 신고해야 한다.

기업은행 리스크 관리 구멍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에 허점 이 발견됐다.

지난해 우리은행 횡령사건 이후 금융당국이 금융권에 내부 통제 강화를 주문했다. 이번 사건이 내부통제 강화 이후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기업은행에 대대적인 시스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

기업은행의 내부통제 무풍지대. 지난 5년간 기업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10여건 발생했다.  횡령금액은 평균 3억원대로 30억원이다.

기업은행은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강화 주문에 따라 지난해 9월 횡령 사고를 막기 위한 내부통제를 강화한다.

내부통제 강화는 올초 취임한 김 행장에게도 이어진다. 취임사를 통해  "은행의 변하지 않는 최우선 가치는 고객 신뢰"라며 리스크 강화를 약속한다. 김 행장은 "일선 현장에서 건전한 영업문화를 정착시키고 철저한 내부통제로 금융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말한다. 

김 행장의 약속은 두 달만에 공염불이 된다. 직원 횡령 사건이 발생해 은행의 신뢰가 추락하고, 김 행장의 리더십이 총 맞은 것처럼 헝한 구멍이 뚫린다.

기업은행에서는 A씨에 대한 경찰 조사 이후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다.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정확한 횡령규모는 검사가 끝난 뒤 확인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