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공정뉴스=조경호 기자]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이 의심받고 있다. 겉과 속이 다른 ESG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겉으론 지속 가능한 기업의 가치 창출을 위해 환경(Green Together)ㆍ사회(Life Together)라는 ESG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실체는 자사에 김밥·샌드위치 제품을 납품하는 영세 식품 제조업체들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기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3일 공정위에 따르면 GS25 편의점을 운영하는 GS리테일은 자사에 김밥·샌드위치 제품을 납품하는 영세 식품 제조업체들로부터 200억원이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기다 적발됐다. 공정위는 GS리테일이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제조업체들에 유통과 판매와 관련한 책임까지 떠넘겨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이에 공정위는 지난 2일 GS리테일의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243억6800만원을 부과했다. 

GS리테일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김밥 등 신선식품 제조·위탁업체들로부터 성과장려금, 판촉비, 정보제공료 등 명목으로 총 222억2800만원을 받았다.  

이중 126억1200만원은 안 팔린 제품 폐기와 판촉행사 비용으로 받아내면서 업체들이 행사를 제안한 것처럼 서류를 만들고, 판촉비가 목표에 못 미치는 업체와는 거래 중단도 시도했다.  

또 납품업자가 자기 제품을 사달라고 유통업자에게 주는 돈인 성과장려금을 사실상 하청업체인 이들 업체들에게 요구해 68억7800만원을 받았다. 계약과 달리 매입액이 줄었는데도 성과장려금을 받은 경우도 112회에 달했다.  

송상민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장은 "수급사업자들은 기업소개서에 'GS25 FF제품 전용공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대부분 GS리테일이 발주한 신선식품만을 생산·납품하는 등 매출 의존도가 사실상 100%에 달했다"며 "GS리테일은 수급사업자들이 판촉비 부담으로 손익이 악화되는 상황임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20년 2월부터 2021년 4월까지는 9개 수급사업자들로부터 정보제공료 명목으로 27억3800만원을 받아냈다.  

수급사업자들은 단순히 GS리테일의 발주서에 적힌 발주 품목, 규격, 수량대로 생산해 납품한다. 이 때문에 제공받은 정보를 활용할 여지가 없지만 매월 최대 4800만원의 정보제공료를 지급했다.  

더군다나 제공받는 정보의 종류도 선택할 수 없었다. 일부 수급사업자는 매월 얼마의 정보이용료가 어떤 방식으로 결정되는지조차 알지 못했고, 제공받은 정보를 실제 활용하지도 못했다.  

송 국장은 "정보제공료는 GS리테일이 성과장려금 대신 동일한 금액을 수취할 목적으로 그 명목만을 변경한 것"이라며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자 위반 행위를 중단하지 않고 다른 형태로 외양만 바꿔 위반 행위를 지속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에서 '대규모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대규모유통업법)이 아닌 하도급법을 적용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 외에도 유통 업계의 PB 상품과 관련해 법 위반 사실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다만 편의점 업계 2위 사업자인 BGF리테일(CU 운영)의 경우 법 위반 사실을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GS리테일 측은 이번 과징금 부과 결정과 관련해 "협력사 및 경영주를 위한 GS리테일의 상생 노력이 결과에 반영되지 않은 점과 유통 및 가맹사업의 특성이 충분히 고려 되지 않아 유감" 이라며 "항소 여부는 의결서 수취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책임

허연수 부회장의 책임론이 나온다.  

허 부회장은 2020년 ESG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위원장을 맡는다. 환경활동과 사회공헌 나눔 활동을 강화했다. 1년 만인 2021년 유통업계 내 ESG평가 A등급을 이뤄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평가한 ESG 통합 등급은 ’A‘이다. 환경(E)·사회환경(S)·지배구조(G) 3개 세부항목에서도 모두 A등급을 받았다.

허 부회장의 ESG 경영이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이번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허울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책임론이 나오는 이유다. 

뿐만 아니라 GS25는 지난해 '캠핑가자' 등의 마케팅에서 남혐 논란이 제기됐다. 또 올해 GS25에서 판매된 더진한초코우유(스누피우유)에서 세균수ㆍ대장균군 기준치 초과한 세균성 대장균이 검출됐다. 논란이 일자 지난 4일 딸기·커피·초코우유의 판매도 중지했다. 하지만 판매 중단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고 뒤늦개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김선제 성결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고 있다. ESG경영이 대표적이다. 대기업은 중소기업과 동반ㆍ상생을 통해 성장 모델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영세업체에서 갈취하는 행위는 기업 윤리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어 "기업들은 비재무적 리스크 관리의 체계적 이행과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 인지 여부를 통합적으로 검토하고 준비해야 한다. '재무적인 수익'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유지할 수 있어야 기업의 가치는 보존될 수 있다. 균형있는 ESG 경영을 통해 기업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적 가치 창출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한 균형 있는 판단과 전략적인 통합관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공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