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내 이익 탐한 적 없어" 선처 호소...금호일가 여전히 금호고속 통해 지배력 확대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지난 3월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검찰이 징역 10년 중형을 구형했다. 그룹 계열사를 부당하게 동원해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를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검찰은 12일 서울중앙지법(형사합의24부 조용래 부장판사)심리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임직원 3명에게는 징역 3~5년을, 금호산업(현 금호건설)에는 벌금 2억원을 각각 구형했다.

검찰은 최종변론에서 "자금 횡령·배임 등이 박 전 회장을 보좌하던 전략경영실의 주도 하에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임직원과 이사회 구성원들이 배제됐다. 외부 회계법인의 감사·가치평가 등 작업 역시 전략경영실의 의사에 따라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이 사건으로 7000억원 상당을 잃고 부도 직전으로 몰려 경쟁사에 낮은 가격에 인수됐다"며 "피고인 측은 피해가 없다. 가정적인 사례를 드는데, 여기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유전무죄(有錢無罪)'를 형사·사법에 도입하는 결과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 회장 측 변호인은 "이 사건 금융거래는 금호그룹을 유지할 목적에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각 계열사들에게 이익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아무에게도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이 사건이 어떤 처벌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그룹 재건과 고용 안정을 위해 살던 집을 포함한 전 재산을 처분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 했다"며 "아시아나항공은 분신이나 마친가지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내가 피해를 줬다고 하니 안타까움을 표현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코 제 자신만의 이익을 탐한 적은 없다는 걸 꼭 알아줬으면 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박 전 회장 등은 그룹 재건과 경영권 회복을 위해 계열사를 동원,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금호고속을 지원하도록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 전 회장 등이 무리하게 지배력을 확장하려다 그룹 전체에 동반 부실 우려를 불러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사 결과 박 전 회장 등은 금호기업(현 금호고속)이라는 법인을 만들어 2015년 12월 그룹 지주사이자 주요 계열사들의 모 회사인 금호산업의 회사 지분을 채권단으로부터 7228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후 2015년 말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금호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다양한 불법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박 전 회장 등은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독점 사업권을 1333억원이라는 저가에 스위스 게이트그룹에 넘겼다. 그 대가로 1600억원 규모의 금호고속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금호고속 지분현황>

주 주 명 보유주식수 지 분 율
보통주(*) 우선주 합계
박삼구 외 8 1,960,700 350,000 2,310,700 95.85%
기타 100,000 - 100,000 4.15%
합계 2,060,700 350,000 2,410,700 100.00%
(*) 의결권이 존재하는 제1종 종류주식과 제2종 종류주식이 포함됨.


<현재 연결대상 종속기업 현황>.

종속기업명 주된 사업장 사용재무제표일 주요 영업활동 소유지분율
금호건설(주) (*1)
(구, 금호산업(주))
대한민국 12월 31일 아파트 건설업 45.52%
충주보라매(주) (*2) 대한민국 12월 31일 시설 관리운영 100.00%
금호에이엠씨(주) (*2) 대한민국 12월 31일 보험대리 및 중계 100.00%
금호익스프레스(주) 대한민국 12월 31일 고속버스 운송업 88.46%
금호고속관광(주)(경기) (*3) 대한민국 12월 31일 전세버스 운송업 100.00%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해체됐다. 부자는 망해도 10년 간다는 옛 속담이 있다. 금호 아시아나그룹 박삼구 전 회장 일가는 여전히 금호고속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

금호고속을 통해 계열사 금호건설(45.52%), 충주보라매(100%), 금호에이엠씨(100%), 금호익스프레스(88.46%), 금호고속관광(100%)등을 지배하고 있다. 금호고속의 지분 현황은 박삼구 외 8인이 95.85%를 보유하고 있다.

금호건설의 지분현황은 금호고속(44.56%), 금호문화재단(0.02%), 박삼구(0.03%), 박세창(0.31%), 씨제이대한통운(3.31%)등이다. 이 회사는 전문경영인 서재환(등기)과 박세창(미등기)이 공동 사장이다. 

금호건설 지분 현황

(기준일 : 2022년 03월 31일 ) (단위 : 주, %)
성 명 관 계 주식의
종류
소유주식수 및 지분율 비고
기 초 기 말
주식수 지분율 주식수 지분율
금호고속(주) 최대주주 보통주 16,325,327 44.56 16,325,327 44.56 -
금호문화재단 특별관계자 보통주 8,352 0.02 8,352 0.02 -
박삼구 특별관계자 보통주 10,000 0.03 10,000 0.03 -
박세창 계열회사임원 보통주 113,770 0.31 113,770 0.31 -
이계영 계열회사임원 보통주 1,031 0.00 1,031 0.00 -
씨제이대한통운(주) 특별관계자 보통주 1,213,209 3.31 1,213,209 3.31 -
보통주 17,671,689 48.24 17,671,689 48.24 -
우선주 0 0.00 0 0.00 -

 

기업은 망했는데도 여전히 금호고속을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이런 것들이 가능했던 것은 분할과 합병, 회사 설립 등에 행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신고한 회계보고서에 따르면, 금호고속은 지난 2006년 9월 30일자로 금호산업에서 분할 설립됐다. 2016년 8월 12일에 금호기업를 흡수합병한다. 이날 금호터미널에서 금호홀딩스로 변경한다. 2017년 11월 27일자로 종속기업인 금호고속과 제이앤케이제삼차를 흡수합병한다. 2018년 3월 30일에 금호홀딩스에서 금호고속으로 상호를 변경한다. 2020년 10월 1일에 고속사업부를 물적분할하여 금호익스프레스를 설립한다. 

박 전 회장이 최후 진술에서 "그룹 재건과 고용 안정을 위해 살던 집을 포함헤 전 재산을 처분해 최선 노력을 다했다. 이익을 탐한 적이 없다"는 말에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기업이 해체됐지만 현재까지 금호고속을 통해 지배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박 전 회장 등에 대한 선고공판은 다음 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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