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조사…"소액투자자 주식 가치에 직접적 영향"
카카오 김범수, 4조 이상 감소…이재용·서정진·방준혁 1조 단위↓

ⓒ공정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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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뉴스=조정필 기자]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이 올 상반기에만 13조원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4조7000억원 이상이 빠졌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의 주식재산도 1조 단위로 증발했다.

그룹 총수들의 주식가치 하락은 소액투자자들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외국인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상황을 고려할 때 개미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그룹 차원의 주가 방어가 필요한 대목이다. 

11일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대기업집단 중 올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000억원 넘는 그룹 총수 33명의 올해 1월 초와 6월말 주식평가액은 각각 64조6325억원, 51조4463억원이다. 이에 올 초 대비 주식재산은 13조1862억원(20.4%) 감소했다. 

미소 

조사 대상 33명 총수 중 29명은 주저 앉았고, 단 4명만이 미소를 지었다. 

이우현 OCI부회장은 주식재산 증가율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부회장은 OCI 주가가 40% 가까이 오르면서 주식평가액이 올 초 1244억원에서 6월 말 1725억원으로 480억원 이상 증가했다. OCI는 국내 유일의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다. 태양광 패널과 반도체 웨이퍼 핵심소재로써 관련 업종 호황이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이순형 세아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20% 넘게 껑충 뛰었다. 이순형 회장은 1113억원에서 1388억원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275억원(24.7%) 증가했다. 이 회장은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 주식종목 등에서 주가가 오른 영향이 컸다.

신동빈 회장은 6943억원에서 8485억원으로 1541억원(22.2%) 늘었다. 신 회장의 경우, 롯데쇼핑과 롯데지주 등의 주가가 20% 이상 오른 효과다.

주식재산 1조 클럽(6월말 기준) 중에서는 현대중공업 그룹 총수인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이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정몽준 이사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 1조1262억원에서 6월 말 1조2481억원으로 1219억원(10.8%) 넘게 주식재산이 늘었다. HD현대 주가가 올 초 5만3600원에서 6월30일 5만9400원으로 오르면서 주식평가액이 뛰었다. 

우울 

하락률 1위는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다. 방 의장은 넷마블 주식만 갖고 있다. 넷마블의 종가는 올 초 12만7500원에서 6월30일 6만8900원으로 46% 급락했다. 이에 방 의장의 주식가치도 2조6430억원에서 1조4283억원으로 주저앉았다. 

김익래 다우키움 그룹 회장도 올 초 2116억원에서 6월 말 1262억원으로 주식평가액이 85억원 넘게 깎였다. 올 상반기에만 김 회장의 주식가치는 40.3% 감소했다.

주식재산이 30%대로 증발한 그룹 총수는 4명으로 집계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39%(1월 초 12조2269억원→6월 말 7조4578억원) 감소했으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36.2%↓(2조3048억원→1조4711억원),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30.7%↓(3068억원→2128억원), 정몽규 에이치디씨(HDC) 회장 30.5%↓(2838억원→1972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식평가액 기준으로 올 상반기에만 1조원 넘게 하락한 그룹 총수도 4명이나 됐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최근 6개월 새 4조7690억원이나 주식평가액이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김 창업자는 카카오와 카카오게임즈에서 주식을 보유 중인데,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카카오 39%, 카카오게임즈 47.2% 수준으로 주가가 떨어진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이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2조1530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2147억원↓),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1조1069억원↓) 세 명도 올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재산이 1조원 넘게 크게 줄었다.

1조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올 1월 초와 비교하면 1명이 줄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2조335억원)이 차지했다.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9조795억원), 3위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7조4578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주식재산 10조 클럽에는 이재용 부회장만 남게 됐다.

4~6위권에는 각각 ▲정의선 현대차 회장(3조2207억원) ▲최태원 SK 회장(2조7918억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2조5164억원) 순이다. 7~10위는 ▲구광모 LG 회장(1조9550억원) ▲이해진 네이버 GIO(1조4711억원)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4283억원)▲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481억원) 순이었다.

이외 1조 클럽에는 이재현 CJ 회장(1조209억원)도 포함됐다. 올 초 주식재산이 1조1521억원이었던 조현준 효성 회장은 6월 말에는 8215억원으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이번 조사에서 33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개별 주식종목은 105개 정도였다. 이중 15곳 정도만 올 상반기에 주가가 오름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오른 종목 중 올 1월3일 대비 6월30일 기준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한 곳은 '세아제강'으로 나타났다.

최근 6개월 새 주가가 20% 이상 주가가 뛴 곳은 ▲CJ프레시웨이 40.5%↑(2만9400원→4만1300원) ▲OCI 38.6%↑(10만3500원→14만3500원) ▲세아제강지주 38.5%↑(10만원→13만8500원) ▲롯데칠성음료 33.6%↑(13만1000원→17만5000원) ▲롯데지주 25%↑(2만9850원→3만7300원) ▲롯데쇼핑 20.4%↑(8만6400원→10만4000원) 등 6곳으로 조사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그룹 총수의 주식재산 증감 여부에 따라 해당 주식종목을 보유한 일반 소액 투자자들의 주식가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문제는 6월말 이후에도 주가가 반등하지 않고 점점 내리막길로 가고 있어 외국 투자자는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 시장을 떠나고 일반 국내 개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에 따른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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