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사모펀드 KCGI의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된 것.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23일 서울 남대문로 한진빌딩 26층 대강당에서 제9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총은 KCGI가 낸 주주제안에 따라 2년 만에 표 대결이 이뤄졌다.
앞서 KCGI는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3자 연합’을 결성한 2020년 주총에서 조원태 회장 해임을 시도했으나 표 대결에서 패배했다.
KCGI가 이날 단독 제안한 ▲이사자격 강화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전자투표 도입 등의 안건이 상정됐으나 모두 부결됐다. 또 KCGI 측이 주주제안으로 낸 사외이사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선임 안건은 찬성 25%, 반대 56%로 부결됐다.
반면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주인기,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각각 60.59%의 찬성을 받아 가결됐다. 류경표 한진칼 사장을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80% 찬성을 받아 가결됐다. 사측은 사외이사 후보로 신성환 홍익대 교수도 추천했으나 신 교수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합류하며 자진해서 사퇴해 이 안건은 상정되지 않았다.
이번 주총에서 조 회장이 압승하면서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이 막을 내리고, 조 회장 체제가 굳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 회장은 이날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통한 전한 인사말에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그룹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올해 경영방침을 코로나19 위기극복 지원 및 유동성 확보로 정했다"며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