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예산공장 연이은 노동자 사망사고...안동일 대표 중대재해법 입건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지분 5.18%보유...정의선 지배력 강화 핵심 카드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전국금속노조가 3일 오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전국금속노조
정의선(왼쪽)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전국금속노조가 3일 오전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현대자동차-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이 갈 길 바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발목을 잡았다. 정 회장은 글로벌 미래차 경쟁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제철 노동자가 연이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현대제철은 현대모비스 지분 51.8%를 보유했다. 정의선 회장의 지배력 강화 핵심 카드다.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7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고용부와 경찰은 현재 사고가 발생한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비롯해 서울사무소, 서울영업소, 현대기아차사옥서관 등 4곳에 대해 합동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지난 2일 근로자 1명이 아연을 녹이는 대형 용기에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한 근로자 A씨는 아연 액체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찌꺼기 제거 작업을 하던 중 대형용기 안으로 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현대제철 소속 직원(별정직)으로 올해 1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다. 사고 당시 혼자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대형용기 주변에는 펜스나 방확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이 사고와 관련해 고용부는 사건 발생 당일인 2일 당진공장 고로사업본부 안전보건 총괄 책임자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또 3일에는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대해서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현대제철 내 근로자 사망사고는 지난 주말에도 계속됐다.

같은 달 5일 오후 1시40분께 충남 예산군 현대제철 예산공장에서 근로자 1명이 철골 구조물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현대제철이 위탁생산을 맡긴 하청업체 소속 직원으로 확인됐다. 사고 당시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금형기 수리 및 청소 작업 도중 금형기 일부가 떨어지면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가 발생한 공장은 현대제철의 소유이다. 지난 1월부터 자동차용 부품 제조업체 S개발이 위탁 계약을 맺고 공장 운영 및 생산을 하고 있다. A씨가 속한 회사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곳도 S개발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 여부와 경영책임자의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 및 보건확보의무 위반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오명

현대제철은 죽음의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19년과 2021년 노동부의 ‘중대재해 발생 사업장’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2021년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 사망자만 29명이다. 2013년 한 해에는 10명이 숨지기도 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0년 4명, 2011년 2명, 2012년 4명, 2013년 10명, 2014년 1명, 2015년 1명, 2016년 2명, 2017년 1명, 2018년 1명, 2019년 1명, 2020년 1명, 2021년 1명이 숨졌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5월8일에는 충남 당진 1열연공장에서 40대 근로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2020년 6월9일 역시 당진제철소 내 연주(액체 상태의 쇳물을 고체로 응고) 공장에서 천장 주행 크레인에 있는 주행센서 냉각장치 수리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가 쓰러졌다. 약 20m 높이에서 진행된 고공 작업이었다.

지배구조

현대제철의 지배구조는 기아(17.27%), 현대차(6.87%), 정몽구(11.81) 등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이 35.97%이다.

현대차그룹 현재 총 4개의 순환출자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기아→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 ▲현대차→현대글로비스→현대모비스→현대차 ▲현대차→현대제철→현대모비스→현대차 등이다.

현재 총수는 정의선 회장이다. 지분이 빈약하다. 정 회장은 그룹 내 3개 주력사인 현대차, 기아, 모비스의 지분을 각각 2.62%, 1.74%, 0.23%만 보유 중이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7.15%를 갖고 있다.

현재 정 회장의 지배력 강화가 추진되고 있다. 가장 단순한 해결책인 정 회장이 계열사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매입하면 된다. 기아와 현대제철이 각각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7.33%(3.8조원 추정)와 5.18%(1.3조원 추정)를 매입하면 된다. 

현대제철은 정 회장의 지배력 확대에 핵심에 선 기업 중 하나. 중대재해처벌법의 악재가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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