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민낯…신한 "자회사 일, 관여할 수 없다"
금융권 최초 앞세운 AI 자회사 침몰…도덕적해이

ⓒ신한금융그룹
ⓒ신한금융그룹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심혈을 기울여 출범시킨 16번째 자회사 신한에이아이에서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난 여론이 거세지는 등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 조 회장이 한숨을 내쉬는 이유다. 

신한에이아이 임직원들은 망연자실이다. 가해자로 지목된 A씨가 도덕과 윤리를 가장 앞장서서 실천해야 할 법무팀 소속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혼자라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대처도 이해가 쉽지 않다. 신한에이아이는 입을 닫았다. 자회사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신한금융그룹은 자회사 일에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1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신한에이아이 법무팀 소속 A씨는 지난 1월말께 직원들과 술자리를 갖고, 여성 직원과 별도로 2차 술자리를 마친 후 해당 직원 집에서 그를 성폭행한 혐의(준유사강간, 준강제추행 등)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달 2일 고소장을 접수한 후 사측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고, 신한에이아이는 A씨를 같은 달 8일 직위해제 및 대기발령 조치했다. 사측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징계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수사 결과를 지켜본 후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고는 하지만 사건을 대하는 모습은 낙제점에 가깝다. 

직접 당사자인 신한에이아이와 자회사 관리감독의 책임이 있는 신한금융그룹은 모르쇠 분위기다. 

신한에이아이 한 관계자는 "(A씨가) 대기발령 중"이라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 담당자에게 메모를 전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이후 회신이 오지 않아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전화 자체를 받지 않았다.

신한금융그룹 홍보팀 관계자는 "워낙 규모가 작은 회사다. 자회사에서 발생한 일을 관여할 수 없다"면서 "계열사에서 발생할 일이기 때문에 특별히 해줄 수 있는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자회사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 내부통제시스템 점검 등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추가 질문에 대해서도 "그런 것들을 금융지주에서 일일히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공식적으로 해 줄 말은 없다"고 밝혔다. 


신한에이아이는?

2019년 9월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한AI 출범식에서 조용병 회장(가운데) 등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조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창구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신한금융그룹
2019년 9월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신한AI 출범식에서 조용병 회장(가운데) 등 주요 그룹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배진수 신한AI 사장, 조 회장, 진옥동 신한은행장,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 이창구 신한BNPP자산운용 사장.ⓒ신한금융그룹

신한에이아이는 신한금융그룹이 지난 2019년 9월 3일 16번째 자회사로 출범시켰다. 신한에이아이는 앞서 주요 자회사와 IBM, 국내·외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한 '보물섬 프로젝트'를 통해 자체 인공지능 플랫폼 ’네오(NEO)’를 개발하고 이를 기반으로 설립된 투자자문사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출범식 당시 "기존의 시각을 탈피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그 가치를 성장시켜 신한AI를 글로벌 수준의 경쟁력과 사업성을 갖춘 전문 AI회사로 다같이 만들어 가야한다"며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와 혜택을 제공하는 디지털 혁신의 상징이 되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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