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일감 몰빵 효과…2007년부터 2020년까지 14년간 배당 수익
1인당 평균 18억1343만원…학업∙군복무 중에도 묻지마 수익 짭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전폭적인 지원, 자녀들에게 이익 돌아가"

물류 기업 제때(왼쪽), 김호연 빙그레 회장.ⓒ홈페이지 캡처, 빙그레
물류 기업 제때(왼쪽), 김호연 빙그레 회장.ⓒ홈페이지 캡처, 빙그레

 

김호연 빙그레 회장 슬하의  '동환(40)∙정화(39)∙동만(36)' 삼남매의 재테크를 바라보는 동년배들의 표정이 씁쓸하다. 

이들 삼남매는 매년 대기업 부장급 이상의 연봉을 가욋돈으로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빙그레(김호연)' 덕분에 '제때(물류업체)' 받을 수 있는 배당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빙그레(입을 벌리고 소리 없이)' 웃고 있는 형국이다. 

특별한 근로 행위도 없었다. 이들은 학업과 군복무 중에도 가욋돈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14일 공정뉴스가 물류기업 제때의 감사보고서(2007년~2020년)를 분석한 결과, 동환∙정화∙동만 등 삼남매가 14년간 수령한 배당금 수익은 총 54억4030만원이다. 1인당 18억1343만원. 연 평균 1억2953만원 꼴이다. 배당성향은 최소 14~49%대다. 배당금을 최초 수령한 지난 2007년 당시 이들의 나이는 동환 26, 정화 25, 동만 22세 등이다. 모두 학업 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기 전이다. 

장남 동환씨는 2013년께 EY한영회계법인에 입사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차남 동만씨는 2011년 3월14일 공군사관후보생 126기생으로 임관해 3년간 복무했다. 장녀 정화씨는 빙그레 회계팀에서 근무하다, 결혼 등의 이유로 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남매의 배당금 수익은 시대별 직장인 연봉과 비교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대기업 신입(대졸) 평균 연봉은 2985만원. 부장급은 5000만원. 구직플랫폼 사람인의 2022년 1월 기준 100대 기업 분석 결과를 보면 사원급은 5356만원, 부장급은 1억1789만원이다. 

만약 동환∙정화∙동만 등 삼남매가 배당금 수익을 부동산에 투자했다면 어땠을까. 

2015년 기준 서울 성북구 돈암삼성레미안 아파트 84.59㎡의 실거래가는 3억8000만원(최고가 기준) 수준이다. 이들이 배당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았다면 대출금 없이 3채는 살 수 있는 수준이다. 또 지난해 10월까지 보유했다면 시세 차익만 1채당 5억3000만원에 달한다. 

평범한 직장인과는 극명한 차이다. 

이들이 배당금을 받기 시작한 2007년 대기업에 입사한 A씨의 월 실수령액은 240만원 남짓이다. 이 중 70%(168만원)를  한푼도 쓰지 않고, 9년간 모았다면 1억8144만원이다. 같은 기준 아파트를 매입하는데 최소 2억원의 대출금이 필요한 셈이다.

사실 70% 저축도 비현실적이다. 중산층 이상의 가정 환경에서나 가능하다. 그 이하를 기준점으로 삼으면 2007년 입사한 A씨는 지금도 내 집 마련 꿈을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의 한수 

김호연 회장 자녀들의 재테크 중심에는 물류 기업 제때가 존재한다. 

해당 업체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동환(33.33%), 정화∙동만(66.67%). 삼남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일부 기업이 묻지마 배당 논란이 불거질때 마다 "주주이익환원, 주주친환정책 일환"이라는 변명을 내놓지만 이들에게는 이같은 입장도 궁색해지는 구조다. 

김동환-정화-동만씨의 제때 지분 현황(2020년 12월말 현재/ 금융감독원)
김동환-정화-동만씨의 제때 지분 현황(2020년 12월말 현재/ 금융감독원)

제때는 이들이 지분을 인수한 2007년 당시부터 빙그레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성장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07년 전체 매출은 320억원. 이 가운데 빙그레와의 거래를 통해 발생한 매출은 무려 289억원이다. 매년 수백억원대의 거래 지원을 받은 제때는 현재 연 매출 2000억원이 넘는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기업지배구조개선 전문연구기관 역시 문제점을 지적했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2011년 12월6일 이슈리포트(이은정∙채이배)를 통해 2006년 이후부터 5년간 총 매출 중 빙그레에 대한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6.51%로 전형적인 지원성 거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제때(케이엔엘물류)의 매출은 빙그레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제때(케이엔엘물류)는 2001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나 자산의 감소로 외감대상에서 제외됐다가 2007년부터 다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2007년 김호연 회장의 자녀들이 지분을 매입한 이후 4년 만에 순자산은 3.6배 증가했으며 안정적인 매출과 이익을 보이고 있다. 결국 이같은 성장은 전적으로 빙그레와의 거래에 의한 것이며 김 회장의 자식들이 이익을 얻게 됐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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