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홈페이지 캡처
뉴스타파 홈페이지 캡처

경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조세회피를 위해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0일 이재용 삼성부회장에 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재산국외도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조세포탈·범죄수익은닉 등 혐의와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청년정의당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사건을 지난달 경찰이 이첩받아 수사에 나선 것이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지난 10월 이 부회장이 2008년 스위스 은행에 계좌를 개설하기 위해 유명 조세 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차명으로 페이퍼컴퍼니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Bachury Finance Corp.)를 설립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유령회사의 설립일은 2008년 3월 7일이다. 

이재용 부회장@뉴시스
이재용 부회장@뉴시스

배처리 파이낸스의 이사는 모두 3명이 등장한다. 스위스인 아이린 스포리, 사이프러스인 페트로스 리바니오스 그리고 영국 국적의 안드레아스 무스트라스이다. 이 부회장과 별 관계가 없는 인물.  3명 전현직 트라이덴트 트러스트 임직원으로 수많은 조세도피처 페이퍼컴퍼니의 차명이사(Nominee Director) 등으로 등장한다. 트러스트의  내부 문서 중 주주 명부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이 등장한다. 이 회사 자본금은 5만 달러, 1달러짜리 주식 5만주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다.  단일 주주이다.

뉴스타파가 입수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법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의 설립 문서에 실소유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다. @뉴스타파 캡처
뉴스타파가 입수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법인 '배처리 파이낸스 코퍼레이션'의 설립 문서에 실소유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름과 주소가 적혀 있다. @뉴스타파 캡처

해당 파일에는 주식증서도 첨부돼 있다.  이 부회장의 이름과 함께 서울 한남동 주소도 기재돼 있다. 증서 발급일은 2008년 5월 2일이다. 이 부회장은 실제 이날 이 회사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트라이덴트 트러스트를 통해 취득한 BVI 법인 배처리 파이낸스는 차명 이사를 내세워 주인이 노출되지 않게 만든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는 것.

이 보도가 나온 뒤 청년정의당은 이 부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세포탈 세액이 5억원 이상인 경우 검찰이 직접 수사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구체적 액수나 조세포탈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아 경찰에 이첩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년정의당 강민진 대표는 고발장 접수 당시 “이 부회장이 가짜 외국인 이사를 내세워 자신의 존재를 감추려고 했다"면서 "실소유주를 증명하는 서류에는 ‘이재용’ 이름 세 글자가 나왔다”며 “본인이 페이퍼컴퍼니 설립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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