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 HBK앞세워 한진 경영권 위협..섬유-유통 중심서 물류 진출
조현민 승진 등 오너 일가 후진 경영...사회적 책임 외면 비판

한진그룹
2018년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한진 직원들.  당시 조 회장 일가의 경영 퇴진, 갑질 중단 등을 촉구했다. @공정뉴스 자료

한진그룹(조원태 회장)의 계열사 한진이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진의 2대주주인 사모펀드(PEF)운용사 HYK파트너스가 주주서신을 보냈다. 이번이 두번 째 서신. 작년 말 첫번 째 서신을 보낸바 있다.

IB업계는 25일 한진이 지난 9월 1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2대 주주인 HYK파트너스로부터 주주서신을 접수 받은 사실을 보고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류경표·노삼석 대표이사를 포함해 이사회 멤버 8명 모두가 출석했다. 부산신항 서컨테이너부두 사업 참여안, 물류사업 다각화를 위한 지분 투자안 등을 처리했다. 이후 해당 보고를 받았다. 구체적 내용은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한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2021.09.30)
한진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지분 (2021.09.30)

현재 한진의 최대주주는 한진칼과 특수관계자(27.45%)이다. HYK파트너스는 한진 지분 9.79%를 보유하고 있다. 17.66%차이가 있다.

이밖 GS리테일(6.62%), 국민연금(5.59%), 우리사주(3.79%)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소액주주의 지분이 46.76%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면서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코드십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다 소액주주가  HYK파트너스에 편에 나선다면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HYK는 2020년 10월 경방(김준ㆍ김담 대표)의 지분을 인수하면서 2대 주주가 됐다. 주식 123만490주와 신주인수권(증서) 22만7745주를 인수했다. '단순 투자' 입장이던 경방과 달리 HYK는 경영 참여 의지를 나타냈다. 지분보유 목적을 '경영권 영향을 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직시했다.

경방은 HYK파트너스가 운용하는 HYK1호펀드의 최대 출자자(LP)다. 한진 오너일가를 상대로 한 주주행동을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앞서 경방은 2020년 경부터 한진의 지분을 꾸준히 장내 매수했다. 한진 지분 매수에 김담 경방 회장을 비롯해 계열사,  관계사가 분산 매수했다. 당시 증권가에서는 섬유와 복합쇼핑몰 사업을 하는 경방이 물류사업 진출을 위해 한진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봤다.  당시 한진칼은 KCGI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중이었다. KCGI가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했다면 한진칼이 보유한 지분 23.62%가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었다. 그걸 인수하면 경방은 자연스럽게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인수하게 된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조원태 회장 편에 서면서 KCGI가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하면서 경방은 궤도 수정하게 된다. 

경방이 2선으로 물러난 뒤 사모펀드 HYK파트너스가 경영참여를 선언하며 전면에 나서게 된 것이다. 

HYK파트너스는 1월 한진을 향해 날선 칼을 내민다. 주주서신을 통해 한진의 지배구조 개선, 기업가치 제고, 주주권익 향상 등을 주장한다. 3월 주총을 앞두고 공격에 나선 것이다. 사외이사(감사위원),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를 추천한다. 이사회 진입을 노린 포석이다. 하지만 실패한다. 

한진그룹 임원 현황 (2021.09.30).
한진그룹 임원 현황 (2021.09.30).

한진그룹은 남매간 경영권 분쟁, 갑질 등으로 기업 신뢰가 하락했다. '물컵 갑질' 물의를 빚은 조현민 미래성장전략 및 마케팅 총괄(부사장)이 승진했다. 오너 일가 중심의 경영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제시했다. 경영의 투명성 제고를 위해 소유와 경영 분리 등을 주장했다.

이번 주주서신은 내년 3월 주총을 겨냥한 경영권 분쟁 서막이라는 분석이다.  

HYK파트너스는 사외이사(감사위원), 기타 비상무이사 후보를 추천해 이사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와 관련 한진 관계자는 "회사의 발전 및 성장과 관련한 주주가 제안한 일반적인 내용"이라며 "경영권과 관련된 내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HYK파트너스 측은 "밝힐 내용이 따로 없다"고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내년 3월 주총을 앞두고 한진과 HYK가 한판 대결이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HYK파트너스가 내년 주총을 앞두고 우호 지분 매집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한진의 대응 여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한편, 한진은 지난 2020년 연결재무상 매출 2조2,156억원, 영업이익 1,059억원, 당기순이익 909억원이다.  올해 실적이 나쁘지 않다. 1월1일부터 9월 30일까지 매출액 1조8024억원, 영업이익 2,617억원, 당기순이익 2,067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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